투병일기 사지 멀쩡한 장애인으로 산다는것
오늘 문득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며 떠오른 이야기
나는 척추에 심을 21개 박고, 만성통증을 가진 장애인이다.
그렇기에, 겉으로만 봐서는 나는 일반인과 다름없고, 그리고 상당한 과체중에 키도 중간정도로
겉으로만 보면 건장하기 그지 없어 보인다.
4년? 5년전 일이었던것 같다
나는 자동차를 사용한다. 회사 근처에 있는 공용주차장을 사용하는데
장애인 인지라, 장애인 주차구역도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 주차구역의 이용 이유는, 나는 차문을 최대로 열지 않는이상 차에서 타고 내리는게 매우 힘이들다
그리고, 설령 차문을 최대한 연다고하여도 몸을 숙일수밖에없는 승하차라는 행위가 나에게 매우 큰 고통을 준다
그런 내가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세우고, 곧 찾아올 고통에 두려워하며 차에서 조심히 내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나는 강한 통증으로 그자리에 그대로 서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렇게 잠깐 통증을 견디고 엘레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던 와중
어디선가 발을 절뚝이시는 분이 맹렬히 나에게 걸어오셨다
이런 니미 장애인도 아닌새끼들이 장애인 구역에 차 대니까 내가 차를 댈곳이 없는거 아니야?
너 장애인 아니잖아 아니잖아!!
너 가짜 장애인 이잖아
사지멀쩡해보이는데 뭐가 장애인이야
너 내가 반년은 넘게 지켜봤어
걷는것도 잘 걷고, 몸도 멀쩡해보이는 젊은놈에 새끼가
그러면서 나의 얼굴에 삿대질을하며 울분을 토하셨다
당연히 갑작스런 기습에 당한 나는 매우매우 당황하였다
등통증도 상당했던 관계로 여러모로 뇌정지가 와버렸다
그아저씨는 나를 끌고 주차장 관리실로 가자고 하였다.
그 아저씨의 손길이 나에게 정말 큰 폭력으로 다가왔다
팔을 잡아당겨진 나는 순간 자세가 무너지고, 오른다리로 버텼는데
그와중에 척추까지 잡아 당겨졌던것 같다
너무큰 고통에
정말로 육성으로 으악!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아저씨는 당황하셨다
아저씨의 머릿속에서는 나는 건장한 청년일 뿐이었던것이다
그리고 10분동안 나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못하고 그저 가방을 끌어앉고
맨바닥에 주저앉아 이 고통이 가시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10분뒤 정신을 차린 나는 차분히 아저씨에게 설명해주었다
아저씨 저는 척추 장애인이에요
저도 정식적으로 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었구요
사지는 멀쩡하지만 속은 다 망가져있어요
그래도 의심되시면 사무실 가셔서 장애인 등록이 맞는지 확인하러 같이 갈게요
그렇게 우리는 주차장 사무실로 이동하였다.
그 사무실에서 나는 장애인증도 꺼내고, 나의 척추 엑스레이도 보여주고
내가 얼마나 아프고 왜 장애 주차장을 이용해야하는지 설명했다
그순간 정말 나도 모르겠다... 아마 지금 생각에서는 그떄가 공황장애의 시작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눈물이 쏟아졌다. 목소리는 떨리고 숨은 가파지고
모든게 너무나 서러워졌다
이 사무실에서 내 척추엑스레이를 보여주는것, 내가 얼마나 아픈지 설명해야하는것
갑자기 팔을 잡아당겨져 아파서 주저 앉았던것
모든게 너무나 다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정상이 아니었다
그게 내마음속 깊숙이 다시 리마인드 되었다.
그러자 주차장 관리실 아저씨도, 절음발이 아저씨도 모두 할말을 잃으셨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진 모르지만 나는 진정이 되었고,
절음발이 아저씨가 나에게 정중히 사과하셨다.
공용주차장인지라, 장애주차공간이 부족하여
나도 가끔 장애주차를 이용 못했엇는데, 절음발이 아저씨분도 몇날몇일을 이용못하셔서
화가 많이 나셨던거라고 설명해주셨다
너무나 아파보이고 고생많다고 저를 위로해주셨다
미웠지만... 결국 설명하니 들어주셔서 또 감사하기도 했다
우린 다 같이 아프고, 또 잃어버린 사람들인데
왜 우리끼리 이렇게 다투고 의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오늘 내가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면서
어떤 어르신이 혼잣말로 욕하는걸 들었기 떄문이다.
에휴 몸 멀쩡한 사람이 장애인 화장실이나 이용하고 창피한줄 알아야지...
그리고 장애인 화장실로 들어가셨다.
반박이 하고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저 자리를 떠났을 뿐이다.
이런일들이 비일비재로 일어난다
내가 다리라도, 팔이라도 하나 없었어야 그들은 나를 장애인으로 인식하겠지
그치만 나처럼 속이 다 썩어서 죽어가고있는 장애인도,병자도 있다
걸어다닌다고 다 안아픈게 아니다
아프고 아프지만 살기위해 걷고 살기위해 밖으로 나간것이다.
당신도 혹시 누군가 멀쩡해 보이는데 장애인석에 앉아 있다면
사지멀쩡한 사람이 어떻고 저떻고 생각하지말고
그저 저분도 많이 편찮으신분인가보다 라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아픈사람은 떄론 아프다고 말하는것조차 힘이들때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