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크리스토퍼 허버트 - 메디치 가 이야기

근대의 목전, 15세기가 되자 '천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르네상스'라 불리운 이 집단적 문예 운동의 중심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화가들과 단테, 마키아벨리 등의 거인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위대한 정신들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으니, 바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다.
그러나 이 가문의 영향력이 단순히 '피렌체'라는 도시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메디치 가는 15세기부터 이후 3세기 동안,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근대 전반기 유럽의 역사를 이끈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메디치 가 이야기>는 바로 이 매력적인 주인공의 탄생과 몰락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메디치 가의 사람들은 권력의 한시적인 속성을 알고 있었으며, 권력의 유지와 확장에 필요한 힘의 요소들을 다룰 줄 알았다. 그들은 군사력보다는 돈을 권력의 도구로 이용했으며 교황을 배출하고, 정략 결혼을 발표하고, 예술로써 권력에 화려한 색을 덧칠하며 300여 년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 나갔다.
하지만 메디치 가의 번영도 영원하지는 못했다. 프랑스의 샤를 8세에게 피렌체를 내준 피에트로 때문에 메디치 가는 피렌체로부터 추방되었고 그들의 유산은 몰수당했다. 비록 18년 후 메디치 가는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르네상스가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면서 메디치 가 역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메디치 가를 중심으로 벌어진 '피와 술과 눈물의 변주'만으로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은이는 메디치 가문의 편력 뿐 아니라, 당대의 중요한 인물, 사회사 등도 함께 서술해, 이 책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면면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