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존오브인터레스트 뒤늦은 후기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기 전에 위의 포스터와 시놉시스를 먼저 봤는데요. 아우슈비츠 수용소 옆에 사는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나니 포스터가 영화의 내용을 너무 훌륭하게 표현해주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포스터에서 표현한 것이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다 보고나니 그 이상의 것이 있긴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는 악의 평범성만을 표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악의 본질은 생각이 아닌 ‘행동’이라는 것을 느꼈는데요. 

주인공 가족의 외면은 수동적이거나 ‘시켜서 한 일'이라기 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아내는 수용소와 집을 분리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정원을 가꾸고, 이사가기를 마다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속을 게워내고, 자신의 잘못이 전시되는 미래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계단을 내려가고, 그 후엔 또 많은 사람을 죽일 계획을 세울거니까요.

다만,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이런 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초반의 공간 디자인과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는 관찰적 화면에 가려져 두드러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공간 디자인 자체가 곧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20분 정도 보고있으면 질린다는 것도 큰 단점입니다. 단편 영화로 제작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이런 영화 잘 못보는데..이왕 본김에 열심히 의미부여 해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