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메카, 필즈 연구소에 왔습니다.
저는 지금 토론토 대학교 수학 연구소인 필즈 연구소(Fields Institute)에 와 있습니다.
필즈라 하면 수학계 최고의 상인 필즈상을 떠올리실 겁니다.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가 제창한 상이죠.
필즈는 수학자 중에서는 드물게 정치적 감각과 리더쉽이 탁월한 분이셨어요. 캐나다 왕립 재단의 재단장도 지내셨을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세계 수학자 대회를 개최하는 데에도, 여러 연구 지원 기구를 설립하는 데에도 힘을 쓰신 분입니다.
반면 필즈 연구소는 필즈 본인이 설립한 것은 아닙니다. 토론토 대학에서 연구소를 세울 때, 필즈의 영향과 업적을 기리고자 이름을 딴 것이죠. (필즈는 1932년에 돌아가셨고, 필즈 연구소는 1992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시간 차이가 제법 나요.)
어쨌거나 저는 6월 10일~14일, 한 주간 걸쳐 열리는 캐나다 정수론 학회에 와 있습니다.
캐나다 정수론 학회(CNTA)는 1987년부터 시작해 2년에 한번씩 열려, 올해로 16번째로 열리는, 정수론계에서는 유서깊은 네임드 학회죠. 매회 개최지가 바뀌는데, 올해는 필즈 연구소에서 열리는군요.
비록 결혼 1주념 기념일이었지만, 수학 학회에 대한 열정으로 잠든 와이프를 뒤로 하고 새벽 비행기로 날아왔습니다. (여보 미안)
저도 제 연구를 소개하고 싶어 프레젠테이션 자리를 신청했지만 아쉽게도 탈락했어요.
제가 사실 5월에 박사는 끝냈고, 8월에 교수로 일하게 돼서, 지금은 무소속이걸랑요. 그래서 학교에서 아무런 지원도 못받고 자비를 털어서 왔습니다. 흑흑흑
하지만 그래도 연구 지평도 넓히고, 인맥도 늘리는데 너무 좋은 기회다보니 최대한 저렴하게 날아왔습니다. 흐흐흐
어쨌든 내일부터 이제 학회가 열리는데,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을지 기대 만빵입니다.
도대체 수학자들은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수학이 수군수군이 아니라 수학자들이 수군수군. 재미있는 수학 소식이나 루머등을 잘 모아 한번 후기 형식으로 올려볼게요.

늠름한 자태의 필즈 연구소

는 아직 닫혀있고

500년 전통 토론토의 별미, 칼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