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 한줄평] 더 에이트(8) 쇼 (+'박정민은 감독의 페르소나다.' 장문의 해석)
노스포 한줄평
실험작이라기엔 대중적이고(혹은 뻔하고)
대중적이라기엔 실험적이고(혹은 엉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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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웹툰 중 머니게임만 보았지만 기억이 흐릿한 저의
작품에 대한 첫 인상은 ‘오징어 게임 라이크’였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나서는 실험적이려 노력했다고 느꼈습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기존 정적인 영화에서는 쓰지 않는
타이포(글자) 혹은 픽토그램(이모지) 그래픽의 적극적 활용이 그러했고
주제적인 측면에서는
현대 사회, 인류의 문제 여러개를 건들인다는 지점에서 그러했습니다.
때문에 ebs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러한 노력에 비해
에이트쇼는 다큐멘터리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길이가 지나치게 길며
엔터테이먼트 영상이라기엔 불필요하게 가학적이며 교조적이라 느꼈습니다.
혹 이것이 무지성 비판이라고 비추어질 수 있기에,
이하는 스포를 포함한 긴 길이의 해석과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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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포 주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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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를 포함하여 영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언럭키 오징어게임→언럭키 기생충→언럭키 조커→(언럭키) 신→갑자기 써니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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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당 시리즈물은 표면적으로 계급 갈등, 빈부 격차 등의 문제를 다루고
그보다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현대 사회에서 예술(혹은 대중문화)의 문제를 다룹니다.
먼저 표면적 주제의 부분에서 그 분야의 걸작인 기생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생충과 에이트쇼는 동일하게
약자의 하강-상승-하강의 구조를 그립니다.
기생충의 경우 초반, 하강에서 상승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대단히 속도감있고 극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에이트 쇼의 경우 6화가 되어서야 (극의 절반이 넘어가서야) 그 전복이 일어나며
그 전복 또한 이전까지 인물들에게 가해졌던 가학적인 환경에 비해
카타르시스가 그렇게 거대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1~4화 내내 우연 혹은 운명에 의해
인물들은 잔인하고 비위생적인 요소들에 의해 고통을 받습니다.
나아가 5화에서는 윗층 사람들에 의해 의도적이고 본격적으로 고통을 받는데
그것을 전복시키는 것이 고작 2층의 펀치 한 방이라니…)
그렇게 주어진 운명(랜덤으로 뽑은 층수, 각자의 탤런드를 통한 장기자랑 등), 계급 등에 대해
이야기하던 에이트 쇼는 7화 중반에서 급작스러운 주제 전환을 보이는데
류준열이 수면고문을 당하며
제네바 협약으로 운을 띄우고 나레이션을 시작하는 부분이 그것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자극(도파민)에 찌든 현대인을 저격하며
인간이 인간에게 단순한 흥미를 위해 고통을 주는 것
요즘의 시대에 비유하면 혐오를 위한 혐오, 혐오 재생산 등이 떠오릅니다.
또한 이러한 인물들을 끊임없이 CCTV가 감시하고 평가한다는 구조에서
현대 사회의 SNS 미디어, 캔슬컬쳐 등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수면고문을 당하는 류준열을 보라보는 천우희의 반응 또한 흥미로운데,
실제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림을 그려야겠다고합니다.
실제 자신에 의해 고통당하는 사람을 두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이
현대 예술에 대한 실체성 혹은 그에 대한 풍자 (이는 천우희의 직업-행위예술가와도 연관)
혹은 도둑맞은 가난으로 대표되는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타인에 대한 소비행위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그러한 몰지각한 소비행위를 자행하는 CCTV(쇼 주최측)을 부수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되는데
해당 장면 이전에도, 극을 보는 시청자(본인)가 CCTV로 비유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뻔한데
그것을 예상대로 뻔하게 류준열이 극장을 나서는 연출에서 까지 이어갔다는 점에서 실망하였고
거대한 세계관을 벌려놓고 그런식으로 마무리지었다는 점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소설 [신]이 연상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끝나면 모르겠는데 갑자기 영화 써니처럼 뜬금 장례식 장면까지… 잉?)
덧붙여, 박정민 배우는 극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이자
감독의 페르소나와도 같습니다.
선과 악을 오가는 캐릭터이며 ‘강남 좌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또 실제 극 중 박정민의 직업이 감독이기도 하거니와
8화 중반에 박정민의 과거 회상에서 감독이
더 에이트 쇼를 만든 의도, 만들고 싶었던 의지가 드러나는 쇼트를 삽입하였죠.
그 의도는 ‘더 컨셔스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
잔인하고 고통스럽고 교조적인 이전 1~6화를 꾹 참고 보는
시청자가 많길 바랍니다.
2.또한 엉성하다고 느껴 아쉬운 지점은
게임(쇼)의 룰이 엄격하지 않기에 발생할 수 있는 빈틈을 메우지 않았고
청자가 타당성의 의문이 들어 극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을 방치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극 초반 화장실(배변 처리)의 경우, 누군가의 방이 아닌
넓디 넓은 공동 구역(광장?)에 설치하면 안되는 것인가?
6화에서 끝내기로 약속하였다가 (1층의 배신으로) 갑자기 시간이 늘어났을때,
(8화에서 불에 탄 1층을 본 류준열과 같이)그냥 그 눈 앞에 있는 인터폰을 열고 바로
주문하려는 시도는 왜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인가?
8화에서 1층이 10억으로 각 층의 가격만을 알고 허탈감에 빠졌을 때,
그냥 8층 혹은 6층의 잔액으로 1층을 구매하면
맞교환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등이 있습니다.
나아가 작법적으로도 대단히 실수라고 느낀 대목은
연출적으로 화자(류준열)의 상상이 극에 쇼츠로 삽입되는 부분이 많은데
(예컨대, 2층이 방망이로 6층을 때리는 상상, 윗층 사람이 창문으로 본인을 염탐하는 상상
천우희가 본인의 손가락을 씹어먹는 상상 등)
5층(간호사?)이 6층(박해준)을 풀어주는 동기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닌 단순한 상상(환각)에 의한 점이라는 것이
마치 주펄 작가님이 이전에 재벌집 막내 아들을 평하면서
트럭을 2번 쓰는 것은 작법 상 오류다. 라고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외, 원래 천우희(8층)님의 캐스팅이 아이유님이었다는데
만약 그러했다면 연기 파격 변신 등 여러 의미에서 엄청난 화제였을 것 같다 느꼈고
밀수, 지옥에서 보던 짜증, 화난 연기가 아닌 완전 인텔리 한 모습의 우원박 연기를 보고
역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는 뜻)라고 느꼈습니다.
극에 몰입하기 전 극초반의 천우희님 연기(조금 작위적이라고 느낌) 빼고는
다른 배우분들 역시 너무나 걸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이 페르소나 우원박을 빌려 말씀하신 것 처럼
독자(+ 청자)를 무시하지 않는 훌륭하고
어떤 면에서는 고차원적인
뛰어난 작품들이 계속해서 창조되길 바라며
더 에이트 쇼 역시 그것으로 가는 일환이라 생각하기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