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라 건? - story #4

you got a gun?

yeah. I got a gun

(밤 산책 후 자기 전에 인사하러 오는 예의바른 건이입니다) 

안녕하세요 ‘건이’를 기르고 있는 87hyun 입니다.

저번 이야기는 건이와 강이가 시골집에 도착한것까지의 내용이 담겨있었고

오늘은 그 이후 이야기를 조금 해 보겠습니다.

아버지는 미리 준비해두신 단단한 고무로 만들어진 개집을

마당 끝 쪽에다 두셨고

건이와 강이는 그 집에 들낙날락하면서

원래 제 집 마냥 빨리 적응을 했습니다.

(딱 요런 느낌의 완벽한 개집!)

개집 안에는 겨울에도 따듯할 수 있도록

두터운 솜 이불을 깔고

문에는 바람이 바로 들어오지 않도록 

비닐을 덧대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정도로는

어린 건이와 강이가 추워할까봐

바로 큰 공사를 시작하셨죠.

(대공사를 시작합니다 쾅쾅)

그 공사의 결과물은 큐브형 비닐하우스 입니다 ㅎㅎ

나무기둥으로 프레임을 짜고

전후좌우와 윗면을 모조리 두터운 비닐로 막아

찬 공기의 유입을 원천차단한다는 계획이었죠.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ㅎㅎ)

그런데 하나 의문이 들어 아버지에게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어떻게 건이강이가 들어오거나 나가요?”

여기서 아버지의 우문현답.

“자기전에 씌우고 아침일찍 치워주면 되지~”

(아… 글쿤요?!)

그렇게 건이강이는 시골집에서

추운 겨울밤들을 무사히 넘겼습니다.

또 아버지는 춥기도 하고 어릴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면서

매일매일 돼지고기 삶은 것을 사료에 섞어 건이강이를 먹이셨습니다.

덕분인지 정말 날이갈수록 쑥쑥 자라더라고요 ㅎㅎ

(이때의 건이강이는 정말… 통천님, 철면수심님 저리가라할 먹신들이었습니다)

그렇게 2008년이 되고,

저도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어느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군대를 갔습니다.

입대 직전 건이강이에게 인사하고 떠날때

혹시 이 인사로 건이강이를 보는게 마지막일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나름 군생활을 잘 버텨내며

전문하사를 해보지 않겠냐는 악마의 권유(?)도 뿌리치고

무사히 전역을 했습니다.

(전역한 지금으로서는 그때 전문하사를 했더라면… 지금쯤 엄청난 짬밥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첫 휴가때 건이강이와의 해프닝을 하나 적어보자면

훈련병~이등병 시절의 쥐꼬리 월급을 모아

건이강이가 잘 가지고 놀만한 축구공을 하나 사 줬는데

이놈들이 냄새 한 번 맡고 한 번 도 가지고 놀지 않더군요 ㅎㅎㅎ

(코찔찔이 이병이 몇달동안 모은 금액이 증발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저를 무척 반겨줘서 기분은 매우 좋았습니다.

그렇게 군생활, 대학생활, 첫 직장생활 등의 시간을 거쳐가면서

부모님과 건이강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골집 풍경과 함께 어우려져갔습니다.

건이강이가 열살 정도 될 때 까지는 큰 일은 없었고

오히려 시간이 멈춰있는듯한(?) 모습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건이보다는 강이가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줬습니다 ㅎㅎ 덕분에 웃는 사진도 있네요)

물론 형이 결혼을 하고 형수님이 종종 시골집에 와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과

얼마 뒤 태어난 조카가 강이와 함께 노는 모습은

분명 달라진 점이었습니다.

(저희 조카는 까칠한 건이보다 순둥순둥한 강이와 친했습니다 ㅋ 지금은 건이와도 친하지만요)

이렇게 시간은 지나갔고

세월은 세월인지라

흘러갈수록 여러 이벤트들(이슈)이 일어났습니다.

이 이후는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일요일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