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꽈배기를 먹었습니다.
못x이 꽈배기에서 꽈배기와 식혜를 먹었습니다.
점심시간, 조금 뻑뻑한 유리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소한 밀가루 튀긴 향이 진동을 하더군요. 티비에선 강아지 몇마리도 빵 냄새를 맡은건지 코를 킁킁대고 있었습니다.
꽈배기 3천원 어치와 식혜 1리터를 시키자 곧 설탕 범벅이 된 꽈배기 몇개와 패트병 하나 가득한 식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뒤 돌아 나오는 길 사장님의 인사만큼이나 따뜻한 종이봉지는 집에 돌아가는 길 내내 바스락 거리며 흥을 돋워주었습니다.
양손 가득한 행복에 저도 몰래 빨라진 걸음걸이 때문인지, 순식간에 부엌 앞에 도착했습니다. 대충 손을 씻고 한 손으론 컵을, 다른 손으론 꽈배기 하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곤 사각거리는 설탕이 흐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입가에 가져가 인정사정 없이 한 입 크게 베어 물어버렸죠. 단언컨대 몇 년 간 입이 베어문 것 중에 가장 큰 한 입이었을 겁니다.
겉면은 바삭거렸습니다. 설탕은 아삭거렸구요. 꽈베기의 겉면은 가장 완벽하게 튀겨낸 감자칩 만큼이나 바삭였습니다.
곧 고소한, 곡물의 고소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그건 아마 옥수수였을 겁니다. 물론 그대로 쪄냈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옥수수였겠지요. 하지만 그 옥수수가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촉촉하고, 그리 쫄깃하고, 또 고소한, 이 완벽한 꽈배기를 만들어 낼 순 없었을 겁니다.
한참동안이나 꽈배기 반개를 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으로 넘길 때 까지 꽈배기는 바삭거렸고, 달콤했으며, 고소했습니다.
나머지를 입 안에 털어놓고 식혜를 컵에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달달한 밥알이 저 아래로 숨어있지 못하게 충분히 흔든 후 였습니다. 밥알 없는 식혜는 굳이 상상조차 하고싶지 않네요.
곧 목이 막힙니다. 너무 크게 베어 문 탓이겠지만, 오히려 좋습니다. 이 답답한 느낌은 곧 달콤한 식혜가 뻥 뚫어줄 것이니까요. 몇배의 행복이 되어 돌아올 것이니까요.
너무 크게만 물었나 봅니다. 식혜의 힘을 과신했던 탓 일까요? 전 한참이나 가슴을 두드리며 식혜를 넘겨야 했습니다.
오늘 짧은 직장 생활이 끝났습니다. 단 것들만 먹어와서 그런지 쓴 것들을 삼키기 너무 힘들더라구요.
땅 좀 후비다가 또 쓴 맛좀 보러 가야겠습니다.내일은 식혜 대신 아메리카노 한잔 사먹어야겠어요. 메x커피로 가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