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링크가 쓰인 소설을 읽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50인의 이야기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
북적거리는 여름 밤, 환한 조명 덕에 사람들의 얼굴을 꽤 정확히 볼 수 있는 버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걸까.'
다행히 제 오지랖은 매번 상상으로만 머물렀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제 관심은 인물들의 연결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어졌습니다.
<피프티피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모이지 않았으며, 인연으로 맺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근접한 곳에서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이들은 ‘차는 있어도 집은 없는 인생’을 살고, 직장에서 갑질을 당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들은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기도 하고 바쁜 와중에 틈을 내어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연결은 역설적으로 시대와 사회에 속한 개인을 보여주는 창이 되기도 합니다.
하청받은 화물차량의 과적으로 인한 남편의 교통사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큰누나의 죽음,
아파트 부실시공으로 인한 층간소음을 겪는 신혼부부 등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한계를 더욱 느낍니다.
사고처럼 확률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비극도 있고 행동해서 조금씩 개선할 수 있는 비극도 있습니다.
만약 개인적, 사회적 비극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태도가 한가지로 결정되었다면
이 책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을 겁니다.
어떠한 대응도 이미 늦은 경우도 있고 힘든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동시에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최소한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손을 뻗는 모습으로,
물품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교육 봉사하는 장(場)을 만드는 모습으로 말이죠.

여기까지 읽으신 당신,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50인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피플>을 읽어보세요.
*같이 보면 재밌을 영화 추천합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매그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