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사 애호가가 본 오늘 경기 (고봉밥 주의)
1. 3-4-3 vs 3-5-2
포메이션부터 사실 지고 들어갔다고 생각하는게 후방빌드업을 사용하는 한국이 미들 2명인데 3명과 싸우니 애초에 중원 숫자싸움에서 밀리구요. 숫자싸움에서 밀리니 패스 리턴만 반복하다 선수들 고립되서 롱볼 차고 주도권 넘겨주고 반복됨. 미들 두명이 월클급 선수라 탈압박 알아서 다 하고 패스길 다보고 수비도 다 완벽하게 하는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그정도까지의 팀은 아니니 숫자는 맞췄어야된다고 봅니다.
괜히 벤투호에서 4-2-3-1을 쓴게 아니죠
2. 미드필더 두명의 겹치는 역할
황인범 이재성 두 선수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라 조합이 안맞는 느낌? 물론 황인범 선수는 박스투박스에 전후방 연결고리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이고 이재성 선수는 좀더 공격적인 패스를 하는 등 세세한 롤이야 다르긴 하지만 투볼란치는 서로 특징이 다른 선수 즉, 한명이 공격적인 선수라면 다른 한명은 수비적인 선수가 있어야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두 선수는 롤이 너무 겹쳐요.
괜히 벤투 갓동님이 황인범 선수와 정우영 선수를 투볼란치로 쓴게 아니죠
3. 정말 준비된 전술이었는가
경기 초반 10분 정도는 선수들도 적응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치 우리 어릴 적 갓 중학생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 교복은 3년동안 입는거라며 큰 사이즈로 맞춰주셔서 어색하게 입고 다녔던 모습이랄까요.
제가 생각하는 쓰리백의 장점은 “수비에서 상대 투톱에 대응해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고 그걸 바탕으로 양 윙백을 공격진으로 높이 올려 측면에서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상대 전방압박에 숫자싸움도 밀려서 측면으로 볼 전개도 되지 않았고 결국엔 롱볼로 해결하는데 전방에 공중볼 싸움할 선수는 없으니 당연히 공격권 헌납이구요..
결국엔 64분쯤에 4-4-2로 다시 회귀했지만 익숙한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구요…
괜히 벤투 갓동님이 미리 여러 플랜을 짜 놓고 전술을 연습한게 아니죠
4. 오늘도 역시 "해.줘."
선수 한 두 명의 컨디션에 의해 팀 전체의 실력과 결과가 달라진다? 한 두 경기야 어찌어찌 이긴다지만 어떻게 선수 컨디션이 매번 좋을까요. 전술 없이 선수 몇 명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단단한 조직력으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몸소 겪었습니다. 조규성 나이스~~~~~~~~~
5. 결국 앞선 4개 문제의 근원 ‘클린스만’
어쩌다보니 빌드업이 됐는데 결국은 그렇습니다. 전쟁에서 패배하는게 병사들의 문제인가요? 무조건 지휘관 잘못이죠.
전술이 부족했다? 지휘관 잘못
조직력이 부족했다? 조직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지휘관 잘못
팀이 문제가 생기면 너무 당연하게 다 지휘관 잘못이죠
근데 이 지휘관은 바뀔 생각을 안해요
그마저 바꿨다는게 부대 4열종대에서 3열종대로 바꿨다가 뭐가 좀 이상하다 싶으니 다시 4열종대로 바꾸는게 이게 지휘관인가 싶네요
그냥 보여주기식 포메이션 변경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아요.
개개인 능력도 뛰어나고 조직력도 아주 좋았던 선수들 데리고 참…
더 좋은 감독 밑이었다면 더 성장할 팀일텐데 이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6. 사실 전반 끝나고부터 작성하던거라 이 문단은 딱히 쓸 생각 없었는데
침하하 횐님들은 당연히 없을거라 믿습니다만 선수들 SNS 찾아가서 욕하고 염병 떠는거 많이 추하고 역겹습니다.
신사숙녀이신 침하하 횐님들은 그런일 없으시겠죠?
사실 이겨서 좋긴 하지만 부족했던 점들 잘 인지해서 다음경기 더 잘 했으면 좋겠네요.
아니면 클린스만이 바뀌던지 클린스만을 바꾸던지…
저는 일개 축구 유사 애호가이니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구요.
오늘 열심히 경기 뛴 선수들 너무 수고하셨고
같이 재밌게 축구 본 침하하 횐님들 수고하셨고
페널티킥 2개나 막은 조현우~~~~~~ 수고하셨고
마지막으로 침하하 트래픽 감당해주는 우리 방장 감사하다~
다들 기분좋게 자러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