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좀 타보신 횐님들께 질문
저가요~ 남편 해외 출장을 따라갔다가 좀전에 집에 왔걸랑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편이 12시간 반짜리였는데, 그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요 해프닝에 대해 질문이 있잖슴~
우리나라 대형 항공사의 큰 비앙구였고, 3개 좌석이 한 세트로 붙어있는 구성이었습죠
남편과 저, 그리고 모르는 사람 한 분 이 순서로 3명이 나란히 앉아 한국으로 가게되었는데요
제 오른쪽에 앉게된 그분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분이었는데 덩치가 꽤 크셨습니다
(참고로 저는 너무 마르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딱 표준의 체형이올시다)
전무님을 연상케하는 체격에, 살집도 워낙 있으신 분이셔서 얌전히 앉아만 있더라도 어쩔 수 없이 어깨와 팔이 닿는 일은 생기겠다고 저도 생각을 했었었었더랬죠
슬프게도 제 예상은 들어맞았습니다
아니,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하는게 맞겠습니다
자기 덩치에 대한 자각이 없으신 분이라고 해야할까요…
아직 이륙을 하기도 전인데 팔걸이에 왼팔 전체를 떡하니 걸치거나(왼팔이 저에게 너무 대놓고 닿는 자세), 기지개를 켜느라 팔꿈치로 저를 치는 등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었고
고민고민하다 이대로 12시간 반을 보낼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저는 ‘몸이 자꾸 부딪히는 바람에 잠이 깨서 그러니 조금만 신경써달라’고 최대한 정중히 주의를 부탁드렸더랬죠
하지만 본격적인 비행이 시작되니 그분은 잠에 빠져들었고
그분의 육신은 잠결에 더욱 자유로이 움직였습니다
제쪽으로 몸을 아예 돌려 기대기도 하고, 다리 쩍벌 상태로 허벅지가 붙기도 하고…
너무 불편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저기요…’ 하면서 깨워보았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잠결에 움직이시다가 제 가슴께로 손이 넘어오기도 했습니다 (이땐 너무 놀라서 저기요!!!! 저기요!!! 하고 저도 모르게 소리쳤네요)
몸이 닿는게 싫어서 저와 그분 사이에 제 베개(좌석마다 주는 그것)를 끼워놓았더니, 자기 건줄 알고 가져가버리셨습니다;;
안그래도 멀미가 심해 오락까락 끼릭까락하는 저에게 이번 여정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차라리 승무원을 부르지 그랬냐고 하더라구요
(기내가 캄캄해서 뭔 일이 있었는지 남편은 잘 몰랐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 생각까지 못하긴 했지만, 안그래도 바쁘신 분들인데 + 결국은 잠결에 이분이 저지른 실수(?)이니 이걸 승무원께 말씀드려도 별 방법은 없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저가 평소 비행기 탈 일이 워낙 없어서 잘 모르걸랑요
버스나 지하철이었으면 바로 일어나서 다른 자리로 갔을 텐데
비행기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하는 바람에 대처를 제대로 못 한 것 같기도 하구요
다음 번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승무원에게 알리는 게 맞는지,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이상 시차 이슈로 잠들지 못하는 개청자였읍니다
궤도 선생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본 크고 아름다운 망원경 사진 첨부드리며 이만…
침하나 나하나… 침둘 나둘… 모두 침헤는 밤 되시와요
으……응애애애애애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