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의 디바 감상기

시작은 참 좋았습니다.
처음보는 아역들의 명연기와 아름다운 영상미, 괜찮은 노래들,
약간의 스트레스는 유발하지만 그래도 마음울 울리는 스토리와 다음화를 궁금하게 하는 뻔하지 않은 전개와 인물들간의 관계까지...
(소녀가 무인도에 표류후 15년동안 혼자 살아남았다는 설정은 이 드라마의 근간이 되는 설정이기에 '이게 가능해?' 라는 생각 같은건 하지도 않고 넘어갔습니다.)
중반부까지도 매주 기다리면서 즐겁게 시청하고 있었는데,
후반부에선 너무 이야기가 중구난방이네요.
별로 궁금하지 않은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비중을 차지해버리니 주인공 '서목화'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그녀가 '디바'가 되어가는 과정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안일한 방식으로 처리되어버렸습니다.
주변인물들이 매력적이었다면 모를까,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보여주려고 하다가 오히려 캐릭터들의 개성을 잃고 오락가락하는 느낌이었네요.
반전만을 위해 깊이 없이 캐릭터의 성격들이 왔다리 갔다리 해서 감정선을 따라가기 쉽지 않고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렇다고 예상밖의 엄청난 반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나마 박은빈과 두 남주의 매력, 캐릭터성만이 끝까지 빛날 뿐이었습니다.
두 남주 채종협과 엔 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그 동안 타 드라마에서 큰 비중이 있지는 않은 조연으로만 접했는데,
이런류 드라마의 주연으로는 앞으로도 손색없겠네요.
박은빈의 경우 우영우에 비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서목하'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던것 같습니다.
노래도 잘 부르고 연기도 잘하고.
제목값을 못하는 후반부 때문에 존재감이 실종되어서 더 아쉽게 느껴지네요.
중반부 까지 괜찮다가 모든 아쉬운 점들이 후반부에 드러나 버렸습니다.
결정적인 한방의 부재도 컸고요.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어느새 끝나버린 드라마...
'스타트업' 때도 그렇고 박혜련 작가의 특색인가 싶기도 하네요.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해서 응원 해야할
주인공편들이 본인들에게도 떳떳하진 않은 부분들이 있었기에
마음놓고 완전히 그들 편에서 응원할수 없었다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로 인해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으니 몰입도도 조금은 떨어졌네요.
음악 관련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내에선 들을만 했으나
작품밖에서 따로 챙겨들을 정도의 곡이 없었다는것도 아쉬웠습니다.
초반 임팩트가 강했어서 우영우 급 드라마가 나오나 싶었는데 그 정도는 절대 아니었네요.
평점: 7/10
*평점 가이드
10: 주기적으로 반복 관람해야하는 걸작
9: 다시 봐도 꿀잼인 수작
8: 한번쯤은 볼만한 평작
7: 아쉬움이 남는 실망
6: 재미없는 졸작
5: 끝까지 집중해서 보기 힘든 최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