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 길) 완주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횐님들, 지난달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약 240km을 걸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지금껏 했던 여행 중 최고였습니다.
제가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 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어봅니다.
그리고 포르투갈 길은 프랑스 길에 비해 비교적 정보가 많지 않은데 혹시라도 궁금한 점은 댓글 달아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해드리겠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향해 걷는 길입니다. 종교적인 의미로 만들어진 길이지만 현재는 종교를 떠나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목적지는 하나지만 출발지는 다양합니다. 크게 프랑스 길, 북쪽길, 포르투갈 길이 있고 그중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길이 가장 유명합니다.

프랑스 길이 인프라도 괜찮고 사람도 많다고는 하지만 저는 혼자 걷고 싶어 떠난 여행인지라 비교적 사람이 덜 붐비는 포르투갈 길을 택했습니다.
포르투갈 길은 산티아고로부터 600km 떨어진 리스본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저는 일정상 중간지점인 포르투에서부터 시작해 240km를 걸었습니다. 열흘 내외로 완주가 가능하기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분들에게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포르투갈 길 내에서도 해안 길과 내륙 길가, 두 선택지가 있는데 주로 해안 길을 많이 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가을은 우기이기 때문에 해안 길에서 마주칠 비바람과 바닷바람의 콤보가 꽤나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해서 저는 내륙 길을 택했습니다.
해안 길은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 내륙 길은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는 매력이 있어 취향이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시작 지점은 어느 도시에서 해도 상관없지만 순례자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산티아고로부터 100km는 도보로 걸어야 합니다. 이를 인증하기 위해 크레덴셜이라고 하는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하루에 1~2회 찍습니다. 순례길 코스라면 카페와 숙소에 대부분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10월, 11월은 우기로 비가 매일같이 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쏟아졌던 적은 은근히 별로 없었고 대부분 부슬비가 오거나 잠깐의 소나기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럼에도 비를 맞으며 걷다 보면 체력도 금방 소진되고 감기도 걸리기 쉬우니 우기에 걷는다면 잘 준비하셔야 합니다.

순례길 정보는 이 두 어플과 ‘gronze.com' 사이트, 그리고 부킹닷컴 어플정도면 숙소부터 코스 선정까지 모두 해결됩니다.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머물러도 상관없지만 순례자를 위한 숙소는 알베르게라는 이름으로 공립과 사립으로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되며 일부 공립의 경우 기부제로 원하는 만큼의 가격을 내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저는 공립은 안 가봤지만 보통 10~20유로 사이를 낸다고 합니다.

순례길 식당에서도 순례자를 위한 메뉴를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체력이 좋은편도 아니고, 군대에서도 행군이 제일 싫었는데 순례길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모르는 사람들과도 같은 순례자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응원해주며 걷는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었습니다. 거기다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공기 역시 최고입니다.
끝으로 사진 몇 장 공유하고 갑니다. 모두들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