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순이 한라산 등반해쪄!
흐미 디질뻔 했잔녀어어어어어어어
언놈이 할만하다 했나잉
시부렁 이거슨 사람이 할 일이 아녀
나는 진짜 별 정보없이 갔는디
똑똑한 여러분은 그러지 말어…
그냥 아는 동생이 가자해서
‘구래!’ 이랬는데
구래는 늬미 머굴빡이 워처케 된 거였어
인터스텔라 마냥 저 차원에서 내가 소리치고 있었겠지
‘이 미친냔아!!! 그만둬!!!!!!!’
여튼 관음사 코스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뭔놈의 계곡이 다 말라있데??
원래 가을 제주는 건조한 것인지
재앙적인 일인 건지는 모르겠는디
콸콸콸 소리 들으면서 갔으면
힘이라도 났을 것 같은데
내 근육마냥 말라비틀어져서
맴이 좀 아팠으…
이정도면 삼다수 그만 퍼올려야되는거 아녀??

이 표지판!!!
이 표지판이 아주 악랄혀…
느낌상 30분~1시간 이상 걸었는데
10분밖에 안 왔다면서 ㅋㅋㅋㅋㅋㅋㅋ
으으으으으으
희망이자 고문이 바로 이 표지판인거시여~~~~~
저 끝에 빨간 구역은 빨간색이 아니라
검정색이여야해…..

그리고 나서 첫 계단을 마주했는데
이걸 보면서 동생이랑
‘깔깔깔 이거 천국의 계단 아냐~?’ 하면서 웃었는데…
웃으면 안 됐었어….

한라산을 노하게 해서는 안디어….

그 유명한 삼각봉이 슬슬 보이기 시작해서
조금만 더 가면 되나 싶었지
아니 근디
우리가 간 날이 제주 단풍 절정이라 그랬는디

산이 이따구인겨
단풍은 커녕 앙상한 저 나무들을 보람말여
이 정도면 재앙아녀??
이상기온은 구라라고 하는 인간덜 다 한라산으로 보내버려
택시아저씨 말씀이 원래 제주가 단풍이 기가맥힌데
올해는 조졌다는겨~~~~~
우리 자손들은 가을을 모를수도 있다는 말씀이여
시상에
대피소에 도착했을 땐 진짜 거의 다 온줄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휴 신발 ㅋㅋㅋㅋㅋ
내가 진짜 무지했던것이 포카리 스웨트 1.5리떠 짜리를
들고갔다는거 아녀~~~~~ 으이구 이 바보

여기까지는 진짜 갈만 혀
풍경도 무슨 알프스 같이 이뻤고
백록담 비스무리해서 금방 갈 줗 알았지

해발 너 C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시 ptsd 오네 ^^
끝없는 계단을 경험해보신적 있으신가??
한시간 이상 계단 또 계단 또 계단
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
…
지옥이 따로 있을까
7대 지옥 중에 한라산 계단 지옥도 있어야 됨

경치는 좋음
그게 너무 열받음

백록담 물 없는거 알아서 서운하지는 않았으
엄청 거대해서 멋지긴 멋졌는데
사람 허벌나기 많어이~~
해발 어쩌구 돌이랑 사진 찍을라면 줄 서야 함
당연히 난 안 찍음
아 그리고 또 다른 미스테이크

한참 등산하고나면 배가 엄청 고플것이다???
아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시간 등산하면 오장육부도 지침 ㅋㅋㅋㅋㅋㅋ
사발면 하나 딱 먹으니까 그 이상 안 들어감 ㅋㅋㅋㅋ
전복 내장 김밥인가 뭔가 들고갔는데
먹지도 않고 그대로 가져옴
(그리고 맛도 별로였음)

그리고 성판악으로 내려오는디
‘성판악은 비교적 쉽다’는디…
아닌거 같어….

성판악은… 돌길이 반이여…
진짜 울퉁불퉁하고 높낮이도 달라서
갈아끼울 도가니 없으면 넘보지마삼

아 그리고 사실 착맨 구쭈 입고 가서
백록담 앞에서 인증할라 했는디 까무서
내려오다가 허겁지겁 했네이

어린왕자처럼 땀수건 펄럭이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돌길… 휴….
진짜 도가니가….
사진만 봐도 너무… 흐극… 아퍼… 흐ㅡㅎ흐흑…..

대피소에 쉬면서
‘발목을 분질러서 헬기타고 갈까? 아님 맹장이 터진 것 같다고 할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지…

성판악 끝쪽엔 약간 단풍 있었는데
단풍이고 나발이고 가도가도 끝이 안나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찔끔했다능거 아녀어어어어어어

출구라는 말이 이렇게 감동적인 말일 줄이야
총 10시간 걸렸고
일주일 내내 종아리 아파서 고생했고
한라산 볼 때마다 사죄했고
조금 많이 걸은 날은 자기전에 무릎 웅웅거리고
아는 동생이랑은 당분간 멀리하는 중이고
제주도는 다 필요없고 함덕비치가 짱임
아…
사진으로 다시 보니…
또 끝없는 계단이 아른거리면서 눈물이 차오르네….
한라산은 등반이 아니라
님들 도가니 제물로 바치러 가는 길이니께
알아서 판단혀서 가셔들
인생 심심하고 노잼이고 사는 이유를 모르겠으면
한라산 가보는 것을 권한다는 이말인겨
내가 얼마나 삶에 미련이 있는 질긴 인간인걸 느낄수 있응게
휴…여튼
침수니 잘해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