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의 제주
사실 여행을 다녀온지는 3달 가까이 지났습니다만…
현생에 치이는 와중에 추억도 반추할 겸 글을 써봅니다
친구가 제주로 2주 가까이 길게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전 그 중 마지막 3일에 합류해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하필 제가 방문했을 때가… 하늘은 매우 흐리고 풍랑특보가 발령될 정도의 강풍이 불어서, 사람이 나오는 사진은 거의 못 찍었습니다.
어차피 인물사진을 찍는 것을 즐기진 않아서, 어쩌다보니 음식과 풍경 사진만 잔뜩 찍었네요.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에서 갈치정식에 막걸리부터 걸쳤습니다. 제주 특성상 둘 중 한 명은 운전을 해야 했기에, 여행 중 같이 술을 마신 건 이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물론 전 친구에게 운전을 일임하고 매끼 술을 마셨습니다^^)

둘째 날에는 해장도 할 겸 브런치로 고기국수를 먹었습니다. 일반적인 고기국수와는 달리 숯불갈비 느낌의 고기가 들어갔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그닥 인상적이진 않았네요.

아이언맨이 생각나는 도넛 가게도 (식상하지만) 방문했습니다.
맛은 있었습니다만 음… 미국의 비만율이 40%에 달하는 이유를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곳이라고 해두겠습니다.

둘째 날 저녁은 흑돼지였습니다. 앱으로 원격 줄서기를 한 후에도 현장 웨이팅을 꽤 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었습니다. 2일차다보니 이동을 많이 하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했고, 둘 다 대화도 없이 게눈 감추듯 먹느라 웨이팅 시간보다 식사 시간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재방문을 하고 싶을만큼 맛있는 식당이었습니다.

3일차 아침 겸 점심식사로 성게보말칼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왜인지 사이드 삼아 주문했던 물회 사진밖에 없군요. 제주라 그런지 해산물 양이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푸짐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까지 물회를 뒤적거렸는데도 건더기가 끊임없이 나오던 기억이 나네요.


대망의 마지막 식사, 고등어회와 딱새우회입니다. 이동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렌트카 반납 시간과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가 빠듯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찾아간 곳입니다 (저는 분단위 여행계획을 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극J라 식당으로 이동하는 내내 예상도착시간을 새로고침하면서 스스로를 힐책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미리 전화주문을 해둔 덕에, 다소 빠듯한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제주 3일간 먹은 모든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술을 안 마시려다가 한 입 먹자마자 참지 못하고 청하를 주문했고 너무 맛있게 먹은 나머지 비행기 탈 때까지 묘하게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먹는 얘기만 한 것 같아서 … 비교적 날씨가 좋았던 3일차에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현생이 힘들어서 썼는데 여행 사진을 보니 현생이 더 싫어지네요. 하와이 여행 영상이라도 보고 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