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석 삼국지
-유명 강사인 이중톈을 오마주한, 해설가 격인 학자가 그럴듯하게 세팅된 연구실에서 등장하는 데서 제법 삼국지 관련 창작물을 접해 본 티가 난다 .중간중간 자료화면으로 들어간 애니메이션이나 세트 대신 쓰인 cg도 다큐의 자료화면을 보는 느낌이라 오히려 어색해도 맛이 산다.
- 우스운 인물상 재해석과, 현대 문물을 섞고 영어로 농담을 하고 사회생활 개그를 넣는 데서 고우영 삼국지나 뒤집어지는 삼국지,전유성 삼국지 등 한국의 삼국지 코미디들도 많이 생각났다.
-적벽대전 시리즈 영향도 있는 듯 한게
조조가 황제에게 허락을 받아서 유비와 손권을 역적으로 몰아서 칙서를 받고 명분을 얻어 토벌한다고 묘사한다. 보통 삼국지에서 적벽대전 시점의 조조는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유비나 손권을 그냥 치는 걸로 묘사하지 거기에 명분을 세우는 건 주유에게 서찰을 보낼 때 명문상 자기가 승상이라고 적는 정도로 묘사하는 편이다.황제를 겁박해서 출정하던 적벽대전 1편 오마주인 듯하다.
소교가 조조에게 가서 전쟁을 멈추려 한다던가,역병이 돌자 유비 3형제는 동맹에서 이탈하고 공명만 남는다던가 하는 전개도 적벽대전 영화의 오리지널이었다.
음악도 제법 유사하다.
-은혼 실사판을 연출한 감독 답게 의외로 여포,관우,장비,조운의 액션은 굉장히 연출적 기교를 통해 멋을 전달했다.
-주연급 인물들은 코에이 삼국지나 진 삼국무쌍의 오마주로 보이는 과장되고 화려한 헤어와 고증이 저세상으로 날아간 의상,소품을 착용하고 등장하는 반면, 조연으로 등장하는 병사나 관리들의 경우 보통 삼국지 창작물의 명나라나 송나라풍 복식과 달리 후한 말의 관모나 갑옷을 잘 고증한 의상을 착용하고,리얼한 소재와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대비를 주는 효과도 있다.
-의상이나 소품이 색감이 굉장히 원색적이고 양식도 진영별로 제각각인데도 의외로 다른 진영의 인물들끼리 붙어 있을 때 제법 잘 어우러진 느낌이 든다.거슬리지 않게 적당히 화려하고,은근히 조화롭다.
-의외로 동원하는 엑스트라의 수도 제법 많고,막사가 나오는 장면들의 경우 리얼하게 다양한 소품을 배치하고 단역들에게 그냥 서 있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하도록 지도하기도 했다.로케이션도 제법 스케일이 큰 장소를 잘 골랐다. 실내 세트도 수수하고 여백을 두어 오히려 리얼하고,고대를 다룬 사극다운 맛이 난다.
-무책임하던 유비가 술에 취해야만 나오던 대의를 각성하고 백성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하는 이야기이고, 무직에 남을 속이기나 잘 하고 술자리 스킬이나 좋은 걸로 보이던 제갈량이 드디어 계획대로 일을 이루며 몹시 왜곡되었지만,악의적이지 않고 유쾌하며 다시 본질로 돌아가는 패러디의 완성이었다.
-자기 주관이 지나치게 강한 관우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중간 역할이 되고, 난폭한 성정의 장비는 오히려 상식인 포지션이 되고,주유와 손권이 팔랑귀로 나오는 등 만담 개그를 통한 새로운 해석이 정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