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음반 #255 Janelle Monae 「Dirty Computer」 (2018)

“음악이란 언어로 써낸 성인 잡지가 저 두꺼운 철학서보다 깊은 깨달음을 전한다.”

"국외 음악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2018년의 중심에 있던 본 작은 필히 기억하리라 생각한다. 인종차별을 주제로 삼거나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사랑과 평화를 다룬 작품은 그간 적지 않게 존재하였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특히 미국의) 고질병으로서 예술이 다뤄야 할 근세기의 주된 풍자 혹은 계몽 거리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일련의 주제로서 우리 곁에 존재하였기에 주제 선정에 있어 큰 관심을 야기하진 못할 듯 싶었으나 우린 그녀가 ‘자넬 모네(Janelle Monae)’라는 사실과 [The Electric Lady]라는, 수작을 넘어 2010년대를 대표할 만한 음반을 전작으로 품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순 없었다. 그렇게 그 자체로 기대감을 안고 청한 본 작은 그녀가 여전히 여느 아티스트와 결을 같이 할 그곳의 경외(境外)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자넬 모네는 흑인 여성으로 살아가며 느낀 사회적 아젠다를 여실히 표출한다. 남성성에 우월감이 더해졌을 때를 경계하기도 하고(Django Jane), ‘Make Me Feel’과 ‘Pynk’로 성 소수자를 향한 애정과 용기를 표현하며 당당한 여성의 형상을 그려낸다. 본인을 돌아봄으로써 구체화되는 자아정체성과 이를 찾기 위한 고통의 여정을 시적으로 노래하며(Don't Judge Me, Americans), ‘나’와 ‘여성’ 그리고 ‘흑인’으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메시지 형식에 ‘미국인’(Americans)으로 끝을 맺는 이야기의 종결점은 마치 실화를 담아낸 하나의 컨셉트 앨범처럼 흘러가며 말미에 짧게 등장하는 ‘Stieve’s Dream' 속 스티비 원더의 나레이션으로 차가운 현실과는 대비되는 따뜻함 마저 전하고 있다. 본 작이 커다란 가치를 가지게 된 까닭은 비단 훌륭한 메시지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훌륭한 메시지에는 뛰어난 음악성이 결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본 작은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비치 보이스의 멤버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과 함께한 첫 번째 트랙 ‘Dirty Computer’는 앨범과 동명의 곡으로 과거부터 이어오던 ‘안드로이드 서사’와의 경계를 구분 짓는다. 인간도 컴퓨터와 그리 다를 바가 없다는 전제 위로 본인을 철저히 ‘감염된(Dirty)’ 자로 명명한다. 이후로 등장하는 곡들은 확실하게 구축해둔 전제 위로 하고픈 이야기를 쏟아낸 결정체가 된다. 보컬을 함께한 ‘그라임스(Grimes)’나 앞서 소개한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과 ‘스티비 원더(Stieve Wonder)’,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썬더캣(Thundercat)’, 영감을 준 ‘에어로스미스(Aerosmith)’와 ‘조 크래비츠(Zoe Kravitz)’, 그리고 그녀의 영원한 스승 ‘프린스(Prince)’까지. 본 작은 이들과 함께 빚어낸 프로듀싱면에서의 감히 완벽한 성과물이다. 그 위로 전달코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적절히 전해줄 시적인 가사는 그녀 특유의 랩 스킬과 파워풀한 보컬과 만나 거칠어진 면을 다듬어 나간다. 다듬어진 트랙은 대중에게 스며들기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가공되어 우릴 놀라게 한다. 

 

 이렇듯 본 작은 사회적, 음악적, 예술적으로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음악가로서의 본업을 이리 높은 완성도로 해내니 <문라이트>나 <히든 피겨스>로 대표되는 배우 활동 역시 그녀의 예술적 스펙트럼을 넓힐 적절한 장치로 작용된다. 본 작은 상술하였듯 ‘나’에서 ‘미국인’이라는 부류까지의 모든 것을 건드는 작품에 사운드적 성취와 (구성과 형식으로의) 음악적 변주가 놀랍도록 깔끔히 표현된 수작이자, 블랙 페미니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한 차원의 제시요, 아프리칸 퓨처리즘성 음악의 진정한 출발점으로 작동될 명반이다."

Track List

1. Dirty computer(Feat. Brian Wilson)

2. Crazy, classic, life

3. Take a byte

4. Jane's dream

5. Screwed(Feat. Zoe kravitz) 

6. Django jane

7. Pynk(Feat. Grimes) 

8. Make me feel

9. I got the juice(Feat. Pharrell Williams)

10. I like that

11. Don't judge me

12. Stevie's dream

13. So afraid 

14. Americans 

• 추천 음반은 모두 1번 트랙부터 쭉 음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주로 소장 중인 음반을 추천 드립니다. (20230424 수정)

• 멜론, Chanceshin404 (공유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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