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보고왔네요.(스포는 없게)

개봉날에 맞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를 보고왔습니다.
사전정보를 일절 풀지않았기에 꼭 볼 영화면 예고편도 안 보는 저에게 있어선 이보다 더 좋은 백지 상태가 없으니 오히려 좋아!라는 상황이 되었었네요.
그리고 개봉날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만으로 거의 만석이었던, 심지어 IMAX로 보고온 감상을 최대한 스포란 걸 안하면서 적어볼까하는데요...
(IMAX로 본 건 단순히 시간이 맞는게 이거밖에 없어서..)
초중반 이후, 그리고 스탭롤이 올라가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낌은 ‘???’였네요.
사실 스토리를 일부러 스포일러 해달라고해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 내용 전개가 말도 안되게 불친절해요.
배경을 보여주고, 아 지금이 어느 시대고 주인공은 이런 환경에 있구나리는 걸 알게되는 극초반 이후,
판타지 요소가 전개되기 시작하는 초중반부터는 아무런 설명없이 이야기가 전개되어갑니다.
그렇다고 계속 다보면 떡밥 회수가 시원하게 되면서 알게되냐? 그것도 아니었네요.(그래도 나름 영화 많이 보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저인데..)
설명없이 새로운 장면과 내용들, 등장인물들이 연이어 나오는데,
이 상황은 대체 뭔지, 주인공이 왜 이러고있는지, 그나저나 새로 나온 저 친구는 누군데? 상태가 축척될 뿐,
그 어느 것 하나 기분 좋게 해소해주지 않으면서 머리 속은 아무런 정리도 되지않은 채 정신차려보니 영화는 종료...
뭔가 영화는 ‘사소한 것들은 알 거 없고 그냥 따라만와’라고 말하는데 그걸 따라가는 것조차 어느정도 무리가 있는 그런 느낌이었네요.
・ 그래도 압도적인 영상미는 있는데..
이 영상미라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정보량의 과다와 겹치면서 오히려 혼란을 더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했네요.
'그래 이 장면이 예쁘긴해. 근데 이게 지금 뭐가 어떻게 되고있는건데..?' 라는 상태가 초중반 이후로는 계속되는 느낌이었다고할까요.
그리고 꽤나 기괴하고 불쾌한 장면도 적지않아서 보는 분에 따라선 기분이 나빠질만한 장면도 있겠네요.
・ 그냥 의미부여할 필요가 없다?
뭔가 그래도 숨겨진 메시지나 의미같은 게 있겠지하면서 뭐라도 찾아보려고 유심히 이런저런 곳을 봤지만
제가 멋대로 내린 결론은 하나하나 사소한 의미를 부여히는 것 자체가 지는거라는 느낌이었네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무언가 전달하고싶었다거나 그렇다기보다는,
감독님이 하고싶었던 걸 다 넣은 종합선물세트? 베스트 앨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진 부분이 있었네요.
물론 감독님 나름대로 전달하고싶은 부분이나, 보는 분에 따라서는 이 부분은 어떤 것이다라고 고찰이 가능한 부분이 있겠지만, 제 감상은 이랬네요.
이정도가 제 감상이 되겠네요.
난해하고 어려운 영화라고 하기에는 그냥 감독님이 이해 자체를 바라지않은 듯한 느낌이어서 단순히 난해한 영화!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그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금까지의 인생, 커리어, 그리고 자신이 하고싶던 것을 넘칠만큼 가득 담은 그런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번 본다면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나 놓친 부분들이 발견되는 영화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그런 종류의 영화는 또 아니라는 느낌이라서..
그렇기에 사람에 따라 평이 극단으로 갈릴 수 밖에 없고 실제로 일본 넷상에서도 반응이 극으로 갈리고 있네요.
추천이 가능한지 물어보시면 꽤나 난처한 영화이기에 한국에 개봉하면 그때까지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보시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쩌다보니 침하하에서의 첫글이 되었네요! 사실 이 글은 다른 곳에 썼었는데,
침하하에서의 첫 글을 언젠가 써야지라고 생각하고있었기에 좋은 기회다 싶어 이렇게 남겨봐요.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혹시나 참고가 되셨으면 기쁘네요. 아, 굳이 IMAX로는 안보셔도 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