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소설] 단국에서 가장 유명한 농담
단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단국만의 독특한 제도가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서열을 정하는 못된 관습이 없다. 왜냐하면 능력주의가 만연한 현대 단국에서는 나이가 아니라 국가에서 정한 ‘단수’라는 것을 통해 연장자를 구분 짓기 때문이다. 단국에서는 매년 12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기초학력검정시험이라는 시험을 치른다.
여기서 자격요건은 단 두 가지뿐으로, 하나는 스무 번째 생일이 지났거나 시험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후까지 지날 예정인 자, 나머지 하나는 국립신경정신의학회에서 정한 치매나 자폐증을 포함한 열두 가지 질병을 앓고 있지 않은 자이다. 사실상 신체와 정신 모두 성인인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전 국민은 스무 번째 생일날 기본단수인 20단을 부여받으며, 국기검에서 80점 이상을 받아 합격하면 이듬해 2월 1일 부로 1단 승단이 된다.
물론 기초학력이 세계최고수준인 단국에서도 국기검에 합격하지 못하는 사람은 매년 발생하는데 스물다섯 살까지 20단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열등시민이라 한다. 이에 관한 재밌는 일화도 있다.
어느 한 남자의 단수는 20단으로, 평생 동안 1단도 승단하지 못한 열등시민이었다. 그는 열등시민으로서 받았던 멸시와 모욕을 잊지 못하여 자신의 아들만큼은 그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여 아들교육에 온 정성을 쏟았다. 그리하여 아들이 스무 살이 된 해 첫 국기검을 보자, 그 결과는 80점으로 간신히 합격하여 21단으로 승단하였다. 아버지는 자랑스레 말했다.
“아들아, 네가 21단이 되다니, 정말 자랑스럽구나!”
아들 역시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20단 나부랭이가 얻다대고 반말이야!”
기타취미 게시판에 소설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슬쩍 올려보았습니다.
아주아주 예전에 썼던 초단편 중에서 반응이 제법 괜찮았던 친구입니다.
군대에서 왜 이런 이야기를 떠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억울하면 군대 일찍 오지 그랬냐는 소리가 너무 억울했던 걸까요?
그런데 확실히 텍스트만 있으면 침하하 인터페이스에서는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네요.
어떻게 하면 눈에 잘 들어올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