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플래시 노스포 후기
* 저는 배대슈-저스티스리그-수스쿼 세 편을 극장에서 연달아 본 사람이고 스나이더 컷의 플래시를 보고 환호한 사람입니다.
1. 요즘 히어로 영화의 요소(거대한 세계관, 히어로 개인의 내면과 상처, 클래식 작품에 대한 오마주)와 옛날의 요소(간지나게 폼 잡고 뚝뚝 끊어서 말함, 묘하게 어색한 전투 씬)가 합쳐진 듯한 느낌입니다. 사실 옛날이니 요즘이니 하는건 자의적으로 갖다 붙인 겁니다.
2. 에즈라 밀러는 자기 몫 다 한 듯 합니다. 근데 배우를 앞으로 안고 가는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모르겠습니다.
3. 중간중간 이건 왜 순서가 이렇지? 이 음악은 왜 여기 나오지? 하는 부분이 있긴 한데 크게 거슬리진 않습니다. 대신 액션은 호불호 좀 갈릴 것 같고, 그 중 슈퍼걸 액션은 불호 쪽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4. 배트맨 그 좋은 임팩트를 왜 다 마이클 키튼한테 넘겨준 겁니까. 밴 에플렉 캐스팅 잘 했으면(결과론이지만) 최대한 써먹어야지, 배트맨에 대해 탐구할 시간도 안 주고 배대슈-저스티스리그에서 찐으로 만들어놓고 (스나이더컷은 논외로 하고) 그 깊은 내면은 로버트 패틴슨이랑 마이클 키튼한테 죄다 넘겨버리니 더더욱 아쉽습니다.
5. 빌런 비주얼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리버스 플래시로 시작했다면 더 좋았으… 려나? (더 깊게 얘기하면 스포가 되니)
6. 뭔가 지금까지 DC 코믹스 영화를 있게 해 준 코믹스의 대형 이벤트와 과거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와 헌사도 좀 있는 듯 한데, DCEU가 여태 삽질을 많이 한 게 더더욱 아쉽습니다. 와 이 씬은 이 영화에서 이렇게 나왔던건데! 라며 뽕이 두배로 찰 기회가 있었을텐데요.
7. 로튼이 평론가는 70점대, 관객은 90점대던데 개인적으로는 이 사이 쯤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대급이라고 하자니 군데군데 구멍이 눈에 띄고, 망했다고 하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배우를 안고 갈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을까? 는 배리 앨런 역할만 놓고 보면 예,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확실하진 않음 정도였습니다. 워낙 돈도 캐스트도 신경쓴 듯한 작품이라 애초부터 취소하긴 어렵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