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살아난 이유
김상식 감독이 전북 감독직에서 사임한 이후 전북은 상승세를 맞이하고 있다.
김두현 감독대행이 팀을 맡고 4경기2승2무로 감독없는 체제에서 나름 순항하고 있는데
전북이 상승세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1) 백승호 2선
백승호는 김상식 감독 때는 3선에서 뛰었다.
하지만 원래 공격적인 자원이었던 백승호에게 3선은 알맞지 않는 옷이었다.
수비적으로 불안했고 애초에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따라서 김두현 감독대행은 백승호를 한칸 위로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있다.
결과는 즉시 나왔다.
백승호는 3경기 3골로 2선에서의 본인 진가를 보였다.
물론 2골은 프리킥 골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2선에서의 백승호 영향력은 몰라보게 상승했다.
민첩하고 기민한 움직임도 보여 왜 이 선수를 3선에 썼는지 의문이 든다.
2) 박진섭 3선
대전의 주장이었던 박진섭이 전북으로 합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3선으로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홍정호 등의 센터백이 줄부상이었던 2022시즌 박진섭은 센터백으로 한시즌을 풀로 소화하고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김두현 감독대행은 박진섭을 3선으로 올렸다.
일단 박진섭이 센터백으로써 잘 못했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스피드에 약점이 있어 빠른 선수들에게 고전을 했다.
대전전에서는 전병관에게,, 강원전에서는 양현준에게 고전을 했는데 이 점을 인지한 김두현 감독대행은 아예 3선으로 올려 본인이 가장 편한 자리로 옮기게 해주었다.
김 대행 체제에서 박진섭은 전 경기 선발에 353분을 소화하고 있다.
대전시절 보여주었던 커팅과 좋은 발밑을 활용하여 공격의 시발점 역할과 센터백 보호를 착실히 수행해주고 있다.
박진섭과 백승호,, 모두 김두현 감독대행이 선수들이 가장 잘 뛸 수 있는 자리에서 뛰게 해줌으로써 선수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 노력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3) 포백
돌고돌아 다시 포백으로 왔다.
김상식 감독이 이번시즌 위기를 겪었을 때 쓰리백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 마저도 안되니 전북은 아예 쓰리백을 포기했다.
애초에 선수들에게 제대로 맞는 옷이 아니었다.
참고로 수비숫자를 많이 둔다고해서 수비가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조직력이다.
센터백끼리 서로가 서로를 믿고 서로의 호흡이 잘 맞아야지 좋은 수비를 할 수 있다.
쓰리백에서는 수비가 서로 수비를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쓰리백 중 두자리는 정태욱과 김건웅이 차지하여 이전시즌에 각자 다른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끼리 쓰리백을 서보니 당연히 어색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동계훈련 때 쓰리백을 집중적으로 훈련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맞지 않는 옷인 쓰리백을 과감히 벗어던진 것은 잘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4) 2선 극대화
전북에 최대 강점은 2선이다.
2선에서 뛸 수 있는 선수의 숫자도 많고 2선자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문선민 송민규 한교원 안드레 이동준 아마노 백승호 이수빈 오재혁...
하나같이 리그 최정상급 자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 풍부한 2선 자원을 살리려고 했다.
기본적으로 포메이션을 4-1-4-1을 쓰며 2선에 4명을 배치했다.
이 선수들이 완전 날라다녔는데 특히 문선민이 돋보였다.
문선민은 상대 뒷공간 타격은 물론 중앙에서의 연계가 돋보였다.
김두현 감독이 부임하고 기본적으로 선수의 최적인 포지션에서 뛰게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면서 결과도 만들어내고 팀에 이점을 가져다주는 좋은 팀 운영을 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좋은 팀 분위기와 선수들이 내는 효과는 전북에게 새 감독이 오면 더욱더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북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