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슈물감으로 첫 그림 그려봤습니다

(썸네일용)

횐님들께선 혹시 과슈를 아시나요?

저는 학창시절 미술과 꽤 친했다고 생각했는데도 과슈를 얼핏 듣고 잊어버린 것인지 성인이 되고 나서 이름을 접했을 땐 너무 생소했습니다.

불투명 수채물감이라고도 하는 과슈는 수용성의 아라비아 고무를 교착제로 하여 반죽한 중후한 느낌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과슈 작업을 일부 했던 화가로는 피카소, 샤갈, 마티스, 에곤쉴레가 있습니다. 

수채화처럼 비교적 투명하게도, 아크릴이나 유화처럼 두껍게도 (대신 그 극단까진 못가겠지만) 사용이 가능하고, 색조는 선명하지만 유화와 같이 광택이 나는 느낌이 아니라 무광택의 가라앉은 부드러운 맛을 낸다고 해서 관심이 갔습니다. (저는 옷이나 물건이나 차도 무광택이 취향이라 :-) )

무엇보다 제가 알고리즘으로 봤던 분들의 과슈 작업물이 너무 멋있더라구요?! 

어쨌든 지루한 이론은 여기까지고, 

과슈물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구입을 해야 했는데,

이게 또 제형에 따라 종류가 튜브형태, 고체형태, 젤리형태가 있더라구요.

근데 아무래도 만만하고 쉽게 쓰려면 빨리 떠서 색 섞기 좋은 젤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가성비 젤리 과슈로 많이 언급되는 것 같은 HIMI 제품의 24색을 질러 버렸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생각보다 큰 케이스에 담겨져 왔고 저 하얀 플라스틱 파레트와 물넣어서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붓형식 펜도 같이 주는 구성이었습니다.

가격도 굉장히 저렴해 2만원 초반?으로 구매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이거 되게 일본스럽게 생기지 않았나요? 근데 중국산임 침하하하 그리고 히미라고 읽어야 될 것 같이 썼으면서 미야라고 부르나봐요. 대체 왜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파레트는 다 그리고선 귀찮아서 아직 안씻었는데 아마 착색은 많이 되겠죠.. 두렵

어떤 지식인 글에서는 젤리과슈는 저급 학용품.. 같은거라 진짜 과슈쓰는 분들은 저런 거 안쓴다고 하시네요 (맴찢.. 우리 HIMI 들을라..!)

그냥 관심이 간다면 입문용으로 가볍게 한 번 써볼만한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물감을 짜거나(튜브) 물에 개는 과정(고체) 없이 젤리형태는 그냥 바로 물감 나이프로 푹 떠서 쓰면 되니 시간 단축되고 좋았습니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잘하시는 분들은 이거 가지고도 아주 잘 하시더라구요? 

근데 중요한 건 제가 장인이 아닙니다. 재료라도 좋았으면 (= 돈을 더 썼다면) 더 나은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사실 그것도 잘 모르겠네요. 왜냐면 도구는 사람을 가리는 거 같거든요 흑흑

사실 과슈 채색을 하면서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종이는 수채화용지 300g짜리를 사용했는데 

이 종이가 굉장히 오돌토돌하고 그 입자의 크기가 굉장히 커서..

맑게 올라가는 느낌으로는 색이 안입혀지더라구요..? 

붓을 슉칠하면 방향의 반댓방향으로는 그 오돌토돌한게 다 안매꿔지는 느낌

물 조절 이슈였을 수도 있는데 물을 많이 타서 쓰자니 붓자국이 심히 남는 것 같고.. 

게다가 아이폰은 그 입자를 얼마나 과장적으로 포착하는지.. 아이폰으로 중간중간 찍으며 보면 그 입자가 굉장히.. 괴랄스럽게.. 보이더라구요? (하다가 빈정상해서 때려칠 뻔)

^ 바로 그 문제의 현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수채화처럼 하다가 멘붕돼서 중간부터는 화이트를 많이 타서 꾸덕하게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사람이야 뭐야;) 

그림을 그릴때 중요한 것이 있죠. 

바로 꺾이지 않는 마음과 색연필입니다.

프리즈마 색연필은 항상 어느정도 조진 것도 해결 해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그래서 항상 마지막엔 사실상 색연필화가 되는 것 같지만..

얼굴에 파란 스프레이? 물감? 묻은 걸 색연필로 칠하고 머리카락과 얼굴 음영이나 반사광 같은 걸 만져줬습니다. 

2번 과정 사진에서 바로 색연필한건 아니고 좀 더 만져주고 어느정도 됐다 했을때 색연필 한건데 과정샷이 없네요. 

좀.. 멀리서 봐야.. 이쁜거 같아요. 

멀리서 보면.. 이쁩니다. 

핸드폰을 부디 멀리 두고 봐주세요. 

정면으로 찍어보려고 별짓을 다했는데 그렇게 찍으면 종이 질감만 보여서 이게 최선입니다;

실제로는 붓자국이나 종이질감 꾸덕하게 다 덮어버려 잘 안느껴지는데 아이폰이 너무 선명하네요. 

당분간은 과슈 다시 안꺼낼 것 같습니다. 

새 물감도 사고 정말정말 오랫만에 그림그릴 생각에 신났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제 그림 예쁘죠? 

프리즈마 짱b 사랑해요 프리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