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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햇살의 포르말린 속에서
23.04.13
·
조회 389
맑은 청량함이 나를 깨웠다
정신은 또렷했다
활자들은 눈에 들지못했고 그 너머의 것들에 동하였다
폐부를 찌르는 공기에 올려다본 구름
느릿하게 뭉개지는 작은 형상에서 나를 마주한다
손끝이 멍해지는 감각에 적응해갈 즈음
나는 수면 아래로 끌려간다
갈망할수록 멀어지는 창세부터의 이치
병리실험실의 샬레
천장 없는 감옥에 갇혀 몸부림치는 미물
염색되지 못한 나의 몸부림은 아무도 주목할 수 없다
권태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어른 이교도
땅 위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할 것만 같은 막막한 협심통
형광등 빛 아래서 더듬거리는 일이 어둠 속에서보다 더 어지럽다
혀 한 뙈기 알 수 없는 곳에 박힌 쇠말뚝이 가슴에 씹힌다
구름을 걷어내고 봄빛 구슬을 손에 쥐자
그제야 소스라쳐 얼어붙고 말았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엇보다 깊게 떨어져 흩날릴 때
모든 태양이여 눈을 감아라
가장 빛나는 결정은 나의 얼어붙은 입술일지어니
내 무너진 자아
그 폐허 위 응달의 둥지에서 나는 한기를 품는다
품에서 알을 깨고 나올 또 다른 봄을 위해서
조용한 입김으로-
웅크린 체온으로-
침하하 맨밑에서 보고 끄적이던 중에 어제 침툽에서 보고 완성해서 올려봅니다.
댓글
에엑따
23.04.13
따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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