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하하 횐님들을 위한 2023 서울 모빌리티쇼 랜선 관람 (2부)
2023 서울 모빌리티쇼 랜선 관람 2부입니다!
(아직 1부를 안 보셨다면.. 이쪽으로)
포르쉐 관
이번 모빌리티 쇼의 단연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포르쉐 관을 꼽고 싶습니다.
우선 911, 718, 타이칸, 마칸, 카이엔, 파나메라 등 시판 중인 각 라인업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들을 모두 가져왔고,
이들 모두 완전 개방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탑승하고 살필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그게 무슨 대수냐!” 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당장 G90 리무진만 하더라도 문을 잠가놨..
고가 차량에 사람들이 지나치게 몰려 손상이라도 가면 브랜드 입장에선 골치니까요.
(후술 할 테슬라처럼 전시관 입장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진 출처 = 엠드로메다)
그런 와중에 쿨하게 “마음껏 타보세요”라고 선언한 포르쉐는 반가울 따름이죠.
어찌보면 포르쉐의 영리한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벤츠, BMW, 아우디보단 반~한 단계 높은 브랜드 위치를 타겟하면서도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보단 보다 접근이 용이하며
데일리카로써의 임무도 수행 가능한게 포르쉐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즉, 여전히 비싸지만 일반적 소비자에게도 실현 가능성이 보다 높은 드림카가 될 수 있는 포지션이죠.
일상에선 접하기 어렵더라도, 모터쇼와 같이 어딘가에선 여전히 나에게 문이 열려있는, 잡힐 듯 말 듯 한 그림의 떡.
언젠가는 운전석에 오를 수 있을 것도 같은 차. 이런 쫄깃함이 더 많은 사람들을 포르쉐에 매혹시키고 열망하게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차량 개방도 그 유도제 같은 셈이죠.
거기다 순수 전기 스포츠카 컨셉트카인 미션 R,
핑크 피그라고 불리우던 르망 24시 참가 차량 917의 리버리를 계승한 911 RSR,
세계 내구 챔피언십과 IMSA에 참전 중인 포르쉐 963 LMDH 등 포르쉐의 레이싱 혈통을 자랑하기도 하고,
끝내주게 예쁜 자주색 코드네임 964 911 RS와,
포르쉐의 시작, 356 스피스터,
그리고 그와 나란히 포르쉐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컨셉트카 비전 357까지 전시하며 자신들의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2층엔 블랙핑크 제니의 취향대로 꾸며진 타이칸 투리스모 제니 에디션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근데 색 조합이.. 검정 차체에 하늘색 휠이라.. 이거 맞는 거죠 제니 눈나?? 그죠??
여기서도 지름신이 한 번 강림하는데..
머천다이즈 샵의 무수한 (그리고 비싼..) 상품들 중
(사진 출처 = 포르쉐 숍)
카본 장식에 빠르쉐 로고가 각인된 이렇게 멋진 펜을 단돈 만 오처넌에 파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방구에서 볼펜 살 때 만 오천원이면 헉하고 내려 놓지만 이 엉아들이 자기네 이름까지 파놓고 파는 볼펜이
그 가격이면 갑자기 막 싸보이고 그렇습니다. 막 본전만 뽑고선 주는 기념품 같고 그렇습니다.
근데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는지 품절..
메르세데스 벤츠관
다음으로 향한 곳은 멀씨디스-벤쓰관입니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인만큼 전시관도 큽니다. 밝은 디자인의 타 브랜드 전시관들과 달리 전시관 대부분이 검정색으로 마감되어있습니다.
전시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차량들은 벤츠의 전기차 라인업인 EQS 세단과 SUV, EQE입니다.
그렇지만 EQ브랜드가 타 브랜드 전기차와 구분되는 벤츠만의 무언가나 기술이 살짝쿵 부족할뿐더러,
기존 내연기관 벤츠 차량 라인업이 갖던 브랜드 인지도와도 직결되지 않다보니 조만간 이 브랜드를 폐기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메인 스테이지 가운데엔 신형 EQE SUV 대신 신형 AMG SL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실 AMG SL은 제 드림카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자동차를 좋아하며 누군가가 “네 드림카는 뭐야?”라고 물어도 딱히 꼽는 차가 없었던 저였지만...
최근엔 확실하게 이 차를 꼽고 있습니다.
럭셔리 + 스포츠성 + 낭만(컨버터블) + 브랜드 밸류 + 희소성 + 디자인
다방면으로 저의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차거든요. 한 가지 안 충족되는 것은 저의 빈곤한 재력 뿐...
이성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나를 충족시킨다면 그거야말로 천생연ㅂ..
실내에 앉아보려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사진으로만 그리던 차에 오르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제 차도 아니고, 달리는 도로 위도 아니지만 앉아만 있어도 좋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내리려다 창틀에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 당하곤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쪽팔림..
그 외에도 몽클레어와 협업해 크롬 패딩을 입은 지바겐 예술작품도 있었네요.
벤츠관에는 예약을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는 일부 구간이 있는데요,
그 내부엔 루이비통의 디자인 디렉터를 맡기도 했던 ‘버질 아블로’의 유작, 프로젝트 마이바흐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요건 S680 마이바흐를 기반으로 한 쪼금 더 현실적인 컨셉트..
기아 관
이제 거의 끝에 가까워집니다.
기아 역시도 아주아주 큰 전시관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그 대부분은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으며 개발 된 기아 EV9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인공 폭포 속에다 차를 전시하기도 했고요,
메인 스테이지 역시 EV9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사실 EV9의 예상도나 스파이샷을 보면서 제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도 했기도 했죠.
깍두기 같은 네모반듯한 모습에다, 전기차라는 데에서 오는 왠지 모를 무미건조함 때문에 꼭 이런 이미지가 생각 났거든요.
(사진 출처 = 삼성전자)
그러나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실차를 보며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국산 SUV에서 보기 드물었던 덩치 (물론 주차 폭과 골목길을 생각하면 너무 크긴 하지만..)가 주는 새로움과,
다소 과격해보였던 여러 디테일들도 박시한 형태가 주는 단조로움을 해소해주는 포인트처럼 다가오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셀링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2열 회전은 실사용을 위해선...
(사진 출처 = BBC 탑기어)
(극단적 방법이 필요해보이는..)
낑낑대며 서로 도와 2열 회전을 시켜보던 관람객들도 실사용은 어렵겠다며
2열에 아이 카시트를 앉히고 보호자가 3열에서 마주보는 정도만 가능할 것 같다고 토론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그 외에도 많은 부스들이 있습니다.
아까 말했듯 테슬라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입장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안들어갔습니다. ㅋ
(사실 이건 마세읍읍 사가 가장 잘 하던 건데... 기억 상 마지막 모터쇼 참가할 때까지도 줄서서 들어갔던 기억이)
한켠엔 ‘테슬라 로봇’도 있는데요, 로봇을 이용해 생산공장 100% 자동화!!
를 외친 일론 머스크의 비전마냥 멈춰있는 모습입니다. 아마 장식품인 듯해요. 관련 내용은 요기..
얼핏 보면 볼보 관이지만 아닙니다. SK 텔레콤 관이거든요.
SK 텔레콤은 최근 모터쇼나 각종 운송 관련 행사에 개근 중입니다.
“왠 통신사가 모터쇼에?”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자율주행 시장과 최근 자동차 커넥티비티에 있어선 통신사의 역할이 크거든요.
그 중에서도 SK는 특히 미래 먹거리로 이쪽을 중요시 여기는 듯합니다.
자사의 T맵 기반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볼보 차량들의 일부 라인업도 가져와서 전시 중입니다.
요즘 볼보, 조용조용하게 우리나라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중입니다.
그 너머로는 자이로스윙처럼 생긴 4D VR 체험도 보이네요.
뒤를 돌아보니 거대한 어린이 군단이 똭! 단체로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무언가를 따라가길래 보니, 4족 로봇이 피리를 불고 있더군요.
사실 이런 형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것이 우리에겐 가장 친숙하긴 하죠?
하지만 특정 업체에 특허가 묶여있지는 않나 봅니다. 아마두요..
BMW 이세타의 형태를 지닌 초소형 전기차도 있네요. 어린 자녀 있으신 분들은 들어본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킥보드 만드는 마이크로라는 회사에서 만든 차량이거든요.
딱봐도 산을 오르고 물을 헤치고 모래밭을 뒹굴 것 같은 이 차,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도 전시 되어 있습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엇!하고 떠오른 차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 BBC 탑기어)
바로 랜드로버 디펜더 말이죠. 최근엔 이 클래식해 보이는 모습되신 완전 현대적 모습으로 재탄생해 판매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것이 심히 불편하신 분이 계셨으니...
(사진 출처 = 더 미러)
오리지널 디펜더 빠돌이 제임스 래드클리프 영국 아조씨였죠.
배우 포스 나는 이 아저씨는 무려 다국적 화학회사 이네오스의 회장으로, 영국 최대 갑부기도 합니다.
제임스 래트클리프: 랜드로버야 ,오프로드 다니기엔 원래 디펜더가 짱이란 말야... 이상한 현대식 재해석 말고 원래 거에 최신 편의 장비만 붙여서 팔아주라...
랜드로버: 싫은데?
(사진 출처 = 블룸버그)
제임스 래트클리프: 샹넘의 셰키들 내가 디펜더 지적재산권 사서 만든다. 나 돈 많음 ㅇㅇ
랜드로버: 응 안 팔아~ 그리고 비슷한 거 만들면 바로 소송 때릴 거임. 그치 고등법원?
영국 고등법원: 아닌데?
랜드로버: ?
영국 고등법원: 롯데 쪼코파이도 쪼코파이임.
암튼 그렇게 해서 부자 아조씨 취향 맞춰, 적당히 수위 맞춰 비슷한 물건을 만든 게 이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라는 이야기.
아쉽게도 차량 탑승은 불가능했네요.
이렇게 해서 모빌리티 장 내부는 대략 둘러본 셈입니다. 많은 중소기업 업체들도 있지만, 여긴 좀더 ‘비즈니스’적인 코너인지라...
전시장 밖에도 부스 몇 개가 있습니다. 벤츠나 제네시스 시승센터가 설치되어 있고요,
내보일만한 신차나 컨셉트카가 없는 르노삼성, 이젠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전시장 겸 시승센터를 주차장 일부에 설치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SUV형 밴인 QM6 퀘스트와 XM3 하이브리드가 메인이라면 메인이겠군요.
이쪽도 회사 사정이 좀 더 나아져서 활발하게 차도 개발하고, 본사에서 가져올만한 차는 제때 잘 가져와 다시 기세를 폈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부산을 처음으로 해서 이렇게 모터쇼를 다닌지 어언 15년이 되어 가네요. 변한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자 형태로 판매하던 가이드북도 이제는 행사장 곳곳의 QR코드로 대체되었고요.
규모도 많이 줄어 예전엔 건너편 제2전시장까지 사용하던 것이 이젠 제1전시장 뿐입니다.
제 아무리 미디어가 발달해 자동차 정보 얻기 쉬운 세상이라지만,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런 자동차 축제와 같은 자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팬서비스의 마인드로 모터쇼 자리에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관람 매너에 있어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차량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차량에 지나치게 오래 앉아 살펴보는 건 그 뒤에 무수히 대기 중인 다른 관람객들에 민폐인 것 같아요.
정말 그렇게 관심이 있는 차라면, 각 지점에 방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랜선 관람에 차량 실내 사진이 거의 없는 이유도 사실 그런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요.
(가장 압권은 EV9에 앉아 5분 넘게 혼자 유튜브 찍던 학생... 남 욕하기 정말 싫은데 하아... 그르지마라 즌짜...)
글이 참 길었죠? 그런데도 못 보여드린 차들이 꽤 많습니다.
글을 올린다는 생각을 안했던지라 사진과 준비 모두 부족했네요.
시간 되시면 직접 방문해보시기도 추천!!
그럼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