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닝 - 우리 시대의 들끓는 청춘들에게

‘초록물고기’부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까지 이창동 감독은 모든 필모그래피가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요.
그 중에서도 ‘버닝’은 가장 최근작이자, 이창동 감독이 이전부터 고수해왔던 리얼리즘에서 살짝 벗어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매우 무지한 사람을 화자로 내세우며 관객을 아리송하게 만드는 형식을 사용한 작품이고, 또 친절한 설명보단 은성적(隱性的)인 이미지로 그 설명을 대신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내용을 따라가면서 보기에는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사방이 개방되어 있는 내용의 영화이기 때문에 열린 결말을 싫어한다고 본인을 소개하고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대단한 짜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미리 주의하시라는 말을 해놓구요.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이 세 명의 연기와 홍경표 촬영감독의 지리는 영상만하더라도 이 작품은 가치가 있을 것이니 모호하거나 열린 결말의 형태로 끝나는 작품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도 꼭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향한 증오나 분노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종의 Pride로 여겨지기까지 하는 이 시대에 그런 의문적이고 맹목적인 세상을 향한 분노의 근원을 찾고 어쩌면 그런 젊은이들과 그들의 분노의 배후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해 탐구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쟁이 있었던 50년대 이후부터 분단, 민주화 등으로 대상화되어 있었던 젊은이들의 분노의 대상들은 모두 사라지고 분노라는 감정만이 남아있는 현재의 진정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하는 걸작입니다.
저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과 함께 한국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추, 또 강추합니다!!
글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