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 팬이라면 좋아할 한국 엉덩뛰기 음악 추천/분석 2
시리즈로 가끔 올릴건데 홀수번째에는 외국 엉덩뛰기 음악, 짝수번째에는 한국 엉덩뛰기 음악을 올릴 겁니다
한국어 랩이 생각보다 매력있습니다 언어는 문화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우리 말 벌스가 죽여줘야 진짜 한국 힙합이라 생각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가장 충격적으로 들은 곡 하나를 뽑으라면 큐-엠 선생님과 같은 VMC의 프로두서 홀리-데이 씨의 곡이었 습니다
이번 곡은 쇼 미더 머니 11에서 큐-엠 님과 같이 이목을 끌은 잠 비노 씨와 VMC의 두목 깊은-흐름 aka 딥-플로우 씨가 가창한 곡 입니다
잠 비노 씨가 후렴구 가창을 담당했고 딥-플로우 씨가 랩 가창을 담당했 습니다
이 앨범에 참여한 큐-엠씨의 벌스가 있는 곡도 좋고 잠비노 씨도 좋지만 딥-플로우 씨에게 주목하고 싶네요
전 딥-플로우씨의 커리어 때문에 랩 스킬이 저평가 받는다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기준 한국에서 딥-플로우가 가장 잘 한다고 생각 합니다
사장 님 보스 두목 대가리 민두 새 캘린더 노바뱀 하면서 말이니 뭐니 많은데 저희는 다 필요 없고 랩 잘하면 최고 입니다
예전도 괜찮았지만 근 몇년간 랩이 진화해 현재 더 죽여주는 구루부 타이트한 랩 살인적인 라임 휘감기가 리스너들을 습격 하고 있 습니다
이번 QM 선생님이 참여한 곡도 참 좋지만 솔직히 딥의 벌스를 듣고 앞 트랙들의 기억을 잠시 잊었 습니다
아, 힙합 팬으로서 이런 곡들은 힙합 팬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 습니다
스토리적인 부분은 댓글로 누군가 적어주길 바라며, 전 기술을 담당하겠 습니다.
시작합니다. 딥플로우 랩 분해기!
(즐거움을 위해 전 게시물인 https://chimhaha.net/qm/120139 를, 특히 라임 파트를 정독해 주세요!)
1:07부터,
떠올려봐 처음 그때로 가서 난 언제나 노른자의 궤도 밖
연착한 비행 외눈박이로 성공을 째려봐
위태로웠던 태연함 껍질을 깨고 나와
꽤나 대범하게 욕심과 책임 다 배워가
힘껏 때려봐 난 마음의 갑옷 입어
한 땀씩 이뤄갈 때 모두가 이 바보를 믿었지
큰 가족과 작았던 리더 so, I don't give up
노래는 짧아도 우리를 기록할 앞날은 길어
만들어가는 삶이지
꼭 적립해놔 좋았던 찰나들의 mileage point
그 부스러기들이 모여서 산처럼 쌓인 모양
우리 legacy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loyal
이젠 박수 쳐주길 내 20년간의 드리블링
슛을 날려 다시 스무 살의 기분이
코흘리개는 어른이 됐지. 꽤 잘 어울리네
먼 훗날까지 떠올리길, 어제 우리의 holiday
분석에 앞서, 전 게시물을 읽었다는 전제 하에 라임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라인(저만의)을 한번 제시해보고 가겠 습니다
라임의 핵심이 모음과 음절은 맞지만 초보 힙합 팬분들이 가장 쉽게 하는 오해가 거기에 과하게 집중하는 것 입니다
결국 운율은 리듬감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 단순 모음의 일치 여부보다는 발음, 강세 등을 체크해 유효한 라임을 구별하는 것이 중 요하며
음절 하나하나를 라임의 1/n (3음절이라면 한 음절이 ⅓) 처럼 생각하는 것보다 라임의 시작/끝이 하나의 선이라 생각하는 것을 추천 드 립니다
결국 라임은 첫 음절의 시각과 끝 음절의 시각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시간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 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생각하는게 더욱 좋은 이유는 라임을 분석해보며 알려드리겠 습니다
(무조건 들으면서 인지해주세요!! 들어서 인지 못한다면 라임을 체득한 못 한 것 입니다!!)
떠올려봐 처음 그때로 가서 난 언제나 노른자의 궤도 밖
연착한 비행 외눈박이로 성공을 째려봐
위태로웠던 태연함 껍질을 깨고 나와
꽤나 대범하게 욕심과 책임 다 배워가
힘껏 때려봐 난 마음의 갑옷 입어
한 땀씩 이뤄갈 때 모두가 이 바보를 믿었지
큰 가족과 작았던 리더 so, I don't give up
노래는 짧아도 우리를 기록할 앞날은 길어
(디테일한 세부적인 강조용 소형 라임도 존재하나 생략)
붉은 색을 RHYME 1, 푸른 색을 RHYME 2라고 해 봅시다
주된 힙합의 드럼 루프인 [킥 하이햇 스네어 하이햇] = [쿵 치 타 치]는 스네어가 메인 강세, 킥이 다음 가는 강세 입니다,
RHYME 1은 스네어가 첫 음절인 ' ㅔ ' 계열에 떨어지는, [ㅔㅓㅏ] 와 유사한 발음의 모음을 조합한 3음절 라임 형태로 진행 됩니다
RHYME 2는 스네어가 셋째 음절인 ' ㅣ ' 계열에 떨어지는, [ㅏㅓㅣㅓ] 와 유사한 발음의 모음을 조합한 4음절 라임 형태로 진행 됩니다
들어보니 드럼이 가끔 이상한데 떨어진다구요? 이제 그 변칙에 대한 디테일을 후술해보겠 습니다.
첫째 줄의 때로 가, 궤도 밖, 둘째 줄의 외눈박, 째려봐, 셋째 줄의 태로웠(스네어 대신 킥), 태연함까지는 전부 ㅔ에 스네어가 떨어 집니다.
그리고 라임의 마무리는 [킥 하이햇 스네어 하이햇] 순서에서 스네어 다음 차례인 하이햇에서 끝 납니다.
즉 딥플로우는 앞선 2.5줄의 가사에서 ‘ 내 RHYME 1은 강세에서 시작하고 약세에서 끝난다 ’ 라는 규칙을 세운 것 입니다
허나 깨고 나부터 변칙이 생기는데, 첫 음절의 위치, 즉 기존 라임의 강세가 스네어가 아니라 앞 하이햇으로 이동한 상황 입니다.
그래서 스네어가 세번째 음절인 ' ㅏ ' 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존과 달리 라임이 하이햇(약세)에서 시작해 스네어(강세)에서 끝난 것 입니다.
이는 싱코페이션이라는 랩 스킬로, 강세 전환을 의미합니다. 랩에서는 라임의 위치를 한 박자 밀거나 당겨서 변칙을 주는 것 입니다.
싱코페이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너무 규칙적인 라임 배치는 청자를 지루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리듬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죠.
저 경우는 기존 라임을 한 박자 당겨서 라임을 한 번 빨리 꺼낸 것이라고 볼 수 있겠 습니다
그리고 네번째 줄에선 대범하에선 킥에서 시작해 하이햇에서, 배워가에선 스네어에서 시작해 하이햇에서 라임을 끝 냅니다.
이는 딥플로우의 ‘ 내 RHYME 1은 강세에서 시작하고 약세에서 끝난다 ’ 라는 규칙을 회수한 것이며,
강세 전환으로 바뀐 약→강 리듬에서 다시 원래 딥플로우의 강→약 리듬으로 돌아오는 것 입니다. 리듬 지키기는 힙합의 미덕 입니다.
여기서 RHYME 1을 때려봐로 마무리하며, 자연스럽게 다음의 새로운 규칙, RHYME 2를 갑옷 입어로 시작 합니다.
여기선 갑옷 입어, 땀씩 이뤄, 바보를 믿었, 았던 리더, I don't give up, 날은 길어로 라임이 전개되는데, 앞과 유사한 패턴이니 간단히 설 명하면.
딥의 규칙은 ‘ 내 RHYME 2는 약세→강세지만 위치가 내 1마디 속 두번째 스네어가 아니라면 앞 혹은 뒤로 싱코페이션 ’ 입니다.
(힙합에선 [킥 하이햇 스네어 하이햇]이 2번 반복되는 걸 1마디라고 부릅니다. [쿵 치 타 치 쿵 치 타 치] = 1마디인 셈 입니다.)
강세→약세 라임의 싱코페이션이 약세→강세이듯이 / 약세→강세 라임의 싱코페이션은 강세→약세 형태로 존재 합니다.
땀씩 이뤄, 았던 리더는 각각 킥→하이햇, 스네어→하이햇으로 진행되고, 나머지는 전부 하이햇→스네어로 진행 됩니다.
어렵다고요? 입문 단계라면 어려운 규칙이지만, 사실 둘 다 힙합을 자주 듣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규칙 입니다
특히 RHYME 2의 1마디 속 두 번째 스네어 위주 라임 규칙은 붐뱁 깔 프로덕션에서는 아주 흔하게 사용 합니다.
허나 글로 풀어 쓰니 너무 어렵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결국 이거만 기억하십시오. ‘ 강세에 라임 올리고 재량껏 변칙 ’ 입니다
모든 래퍼들의 라임 규칙은 대부분 저기서 시작됩니다. 정말 단순한데 왜 이렇게 풀어쓰니 길까요
힙합 그까이꺼 자유로운 음악 아닌가 뭐 저리 복잡해? 하시는 분들에게는 낯설 겁니다
그러나 선대 래퍼들이 수십년간 쌓아온 훌륭한 랩 스킬의 정수가 글 몇줄로 녹아들기도 참 어려울 겁니다
그래도.. 허세 딴따라 음악 취급 받는거보단 생각보다 정교한 딴따라 음악 취급이 낫지 않 습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힙합 음악 들을 때도 스네어와 라임 위치만 생각하면 끝 입니다.
Q. 그냥 들어서 좋은 랩이 좋은 랩 아닌가요? 뭐 이리 분석질 해야 하나요?
A. 랩 뮤직은 서양에서 나왔습니다. 저희와 다른 리듬, 다른 언어에서 탄생한 음악 장르 입니다.
당연히 리듬이란게 교육기에서부터 일상화되어있고 어릴 때부터 흑인음악 자주 접하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 릅니다.
또 한국에선 힙합이 유행이라고 하는데도 이런 가이드라인 하나 없더라구요 심지어 자칭 힙합 팬들도 이런거 몰라요.
물론 단순한 힙합 소비자라면 이런거 알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힙합 매니아 용 영업 글 이기에
그리고 큐엠 팬이면 힙합 매니아 단계까지 가야 그의 참 맛을 알 수 있다 생각 하기에
큐-엠 기지의 부흥을 위하여 힙라포밍용 내부 교육을 쓰게 되었 습니다
특히 저 곡이 너무나도 교육에 좋을 곡 같아서 한번 써봤 습니다
피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한국 힙합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