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넌 똥부..

1년 전
이곳에 귀여운 똥부 사진을 올리며 우리 똥부 귀엽다고 자랑을 했었고 많은 분들이 예쁘다 해주셨는데..
https://chimhaha.net/pet/314942

1년 사이 기력이 많이 안좋아져서
결국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이곳에서도 무언가의 끝맺음을 해야할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새벽에 엄마한테 똥부가 얼마 안 남은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토요일 퇴근하자마자 달려가서
누나가 많이 사랑한다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많이 많이 말해주려 했는데
일 하는 도중 집에서 연락을 받았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지.. 30분만 있으면 퇴근하는데..
조금만 더 버텨주지..
그 당시에는 그렇게 기다려주지 못하고 가버린 똥부 생각에
너무 너무 속상했는데
보내주고 나니 똥부가 편하게 갔다면
그것만큼 다행인 건 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막내 동생과 저는 따로 독립해서 살고 있던 터라
똥부와 항상 함께 할 수가 없었는데..
연락을 받고 바로 달려온 동생이 똥부를 보고 하는 말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형아가. 똥부 주려고 간식 샀었는데.
일주일만 더 일찍 올 걸..미안해.."
막둥이가 이 말을 하는 순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아팠어요..
막둥이가 멀리 있던 터라 주말에나 가끔 본가에 올 수 있었는데
아마 똥부가 평일 내내 마지막 숨까지 아꼈다가
형아가 올 수 있는 토요일에 떠나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랑 동생은 조심스레 머리만 쓰다듬어 주기만 했는데..
이미 떠나갔지만 어디 하나 다칠까봐…
그런데 엄마는 똥부를 부둥켜 안고 목놓아 우시더라고요..
그러고서는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줬어요..
우리 곁에 있었을 때처럼.
우리의 애정표현 중 하나였던 궁디 팡팡..
엄마가 똥부 엉덩이를 두드려주는 순간
우리 가족이 행복했던 그 순간 그 감정 그 분위기 그 공기가
온몸을 휘감아 버리는 느낌이었어요..
장례식장 도착해서 추모하는 공간에서
똥부 사진을 하나씩 보여주는데..
저 사진 속 똥부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지금 제 앞에 있는 똥부는 초점 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더 이상 저와 마주할 수 없다는 게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보내주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냈는데..
정말 많이 많이 슬프네요..
제가 20살때 우리 가족으로 와준 똥부였는데..
그렇게 20대의 전부를 함께 했고
30대의 전부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가슴에 묻어주었습니다.
똥부가 떠났던 어제는 그렇게 날이 흐리고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더군요..
우리 똥부가 하늘나라에 잘 도착했나 보다 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언제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왕왕 짖어대며 꼬리를 흔들고
내 품으로 파고들던 너를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우리 다섯 가족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똥부 덕분에 정말 많이 행복했고
너를 정말 정말 많이 사랑했어.
다음 생에도 꼭 누나한테 와 줘.
평생 잊지 못해. 꿈에도 자주 나타나 줘.
우리 똥부.
잘 가.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