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감귤이 묻어주고 왔어요.

인생이무료free
24.08.27
·
조회 834

원래는 화장을 해주고 싶었는데

 

얘기 꺼냈다가 아빠한테 욕만 쳐먹고

 

불법이지만 방법이 없어 공원 구석에 묻어주고 왔습니다.

 

그래도 가족처럼 지내던 애라 마지막을 좀 잘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얘기한건데 수능 얼마 안 남았는데 그럴 시간이 어딨고 자기도 바쁘다네요.

 

매번 그냥 얘기하면 되는 걸 화내며 얘기하니 화도 나고 너무 억울하기도 해요.

 

아빠도 감귤이를 정말 귀여워했고 아꼈는데 감귤이가 죽은 이후로 정말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슬퍼하지도, 힘들어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니 너무 낯설었어요.

 

되려 제가 진정 못하고 계속 우니까 그만하라 다그치기까지 했구요.

어쩌면 가족, 친구보다 더 애틋한 관계가 반려동물같아요.

 

사람들 간에는 싸움도 일어나고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이 친구들은 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잖아요.

 

너무너무 아끼고 사랑했던 도마뱀을 제 손으로 묻는다는 게 참 힘든 일이더라구요.

 

그렇게 활발하고 귀엽던 애가 하루아침에 차갑게 식어서 사후경직으로 딱딱해진 채로 쓸개가 터져 배가 쓸개즙으로 물든 모습을 보니

 

그 어마어마한 괴리가 제 마음을 후벼파더라구요.

 

오늘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종일 오열했는데

이러고 있는 제 모습을 감귤이가 보면 속상할까봐

 

이제 그만 마음에 접어두기로 합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지나고 있고

그 사이사이에 나에게 즐거움과 행복과 위로와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 반려동물은

잠시 나의 여행에 함께하다가 중간에 목적지가 되어 나와 함께했던 여정을 잘 마무리하고 내리는 것이겠지요.

 

반드시 반려동물의 죽음이 절망과 재앙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함께한 여정동안 행복했던 만큼 떠난 뒤에 슬픈 것이고

그 슬픔은 그 자체로 아픔이 아니라 발생하는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나를 자정시켜주는 일이니까요.

 

무언가의 삶이라는 여행에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을 남겨두는 것이 현명한 일 같아요.

 

무지개다리 건너기 직전에 고통으로 몸부림 쳤을 감귤이가 너무 안쓰럽기도 하지만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해요.

댓글
아수라백작
24.08.27
아부지도 분명 슬프실테지만 애써 태연한척 하실지도 몰라요. 감귤이… 이름 너무 예뻐요!
감귤이 잘 보내주고 감귤이 열리는 겨울마다 우리 감귤이와의 행복한 추억을 꺼내봐요.
감귤이도 분명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거예요.
DS아빠
24.08.28
고생했어요

🐶반려동물 전체글

[토끼]오랜만에 토끼들 자랑 3
자유
반드시토끼를키워
·
조회수 82
·
21시간전
겨우내 고양이 사진 2
고양이
게시판
·
조회수 137
·
2일전
지피티가 그려준 짭구리 송이 1
푸르로닝
·
조회수 144
·
3일전
깡통마저 간파한 그들의 관계성 7
고양이
별다방자허블
·
조회수 3647
·
3일전
실존 근육 진돗개 10
침착한헤이즐넛
·
조회수 3124
·
3일전
채찍피티가 없는 눈도 만들어서 그려주잔슴~ 8
지아좋아
·
조회수 3065
·
4일전
참 햇빛을 좋아한단 말이지 4
고양이
별다방자허블
·
조회수 192
·
4일전
목 어디갔어 1
고양이
호방한호빵맨
·
조회수 163
·
4일전
지난주 우리집 냥이들 (+햄찌) 22
고양이
DS아빠
·
조회수 1910
·
5일전
손! 을 잽으로 배운아이 23
반의반다이크
·
조회수 3515
·
6일전
두발로 서있는 고양이🐱 3
고양이
한교동
·
조회수 240
·
03.28
우리 강아지가 인스타셀럽? 1
송이언니
·
조회수 198
·
03.27
gpt 그림 잘 그린다 4
자유
호방한시츄
·
조회수 294
·
03.27
환절기는 어마어마 하다 2
자유
웃지마세요
·
조회수 231
·
03.27
낮에는 자는 대멍멍이들 9
자유
반의반다이크
·
조회수 184
·
03.26
야생의 멍뭉이가 나타났다! 4
자유
calm따운
·
조회수 179
·
03.25
귤냥이 2
자유
침착맨의속눈썹다섯가닥
·
조회수 122
·
03.23
수상하게 목이 두꺼운 고양이 3
고양이
평민콩탄맨
·
조회수 160
·
03.23
절대 늑대를 생각하지마 39
자유
반의반다이크
·
조회수 4930
·
03.22
기어이 이불을 차지한 5
고양이
아재몬
·
조회수 160
·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