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내 이름은 ㅁㅁㅁㅁ."
정원 씨, 정원 씨? 눈 좀 떠봐요.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확실히 찬 데 있다가 와서 그런가... 따뜻한 기운에 저도 모르게 눈이...

에? 더위라도 먹었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가만히만 있어도 푹푹 찌는 한여름인데 따뜻한 기운이라뇨?
그런 게 있어요. 이전 스케쥴이 여기보단 조금 날씨가 선선한 곳이라...
요새 개그맨으로 잘 나가는 줄 알았는데, 해외로 공연이라도 다녀온 모양인가 봐요? 한국에서만 인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예상 외네
생긴 건 이래도 이게 (목소리) 좀 먹혀주니까요

가만... 어휴, 이 손톱 좀 봐.
아무리 오줌 콘서트로 바쁘다지만 몸단장은 철저히 하고 다녀야지!
한창 분위기 좋은데 왜 쓸데없는 걸로 또 트집을 잡으십니까.
손톱이 왜 이리 길어? 이런 모습 해외 팬들한테 보여주면 실례지, 쓰메끼리 상!

거 참... 우리 나라 사람이 우리 말을 사랑해야지, 손톱깎기라는 말이 있는데 쓰메끼리가 뭡니까? 이래 봬도 저 침착맨 님보다 먼저 돔구장에서 서서 애국가도 불러본 사람이라구요.
그건 메이트리 씨가 부른 거잖아요 쓰메끼리 상

메이트리는 개인이 아니라, 그룹 이름이잖아. 그리고 손톱깎기라고 정정을 해줘도 또... 당신 계속 그러니까 토착왜구란 소리나 듣는 거 아니야.
토착왜구는 무슨!
정원 씨야 뭐 아무 네글자로 불려도 상관없으시겠지만 저한테까지 그러시면 시청자분들이 괜한 오해를 하실 수도 있단 말이에요.
또또또 자기만 아니라 하고... 그래 나만 나쁜 놈이지

그치만 그게 사실인 걸 어떡해?
정원 씨야 아무렇게나 불러도 사람들이 다 정원 씨를 떠올리겠지만, 토착왜구 = 침착맨은 곧바로 연결이 안 되는 사람이 많을걸?

...
그럼 그 반대도 마찬가진 거죠?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네글자로 된 말이 다 저를 지칭하는 거면 나 = 네글자인 거네요?
음... 아 몰라, 대충 해. 대충 이렇게 생기고 네글자면 다 정원 씨인 거지 뭐.
.
.
.
그날
고척돔 팬미팅 전 마지막 공식 스케쥴인 그 합방을 끝으로
쓰메끼리 상(전 영혼을 깎는 석공)은 실종되었다.

병건아, 좀 괜찮아?

어... 호민이 형
뭐야, 부재중이 이렇게나...
미안, 피곤해서 연락을 못 받았었네.

너 그날 이후로 잠도 설쳐가면서 정원 씨 찾으러 다닌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몸 좀 사리면서 해... 정원 씨도 정원 씨지만 그러다 너 몸부터 망가지겠다.
아니야.. .난 괜찮아.
팬미팅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주인공이 벌써부터 그리 힘을 빼면 쓰나... 정원 씨 괜찮을 테니까 너부터 좀 챙겨.
알았어...
종수가 거기 빌려주느라 엄청 고생했다더만~ 종수 생각해서라도 니가 힘내야지.
그래 알겠ㅇ... 어?
왜 그래, 병건아?

호민이 형, 잠깐만 전화 끊지 말고 있어 봐...
.
.
.
정원 씨, 정원 씨!

누구사죠?
어?! 뭐야... 방금 전까지 머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구시냐고요.
아이고 아이고, 죄.. 죄송합니다.
병건아, 병건아! 무슨 일인데 그래?

아니... 방금 정원 씨 닮은 사람이 보여서 확인 좀 해봤는데, 아니었어.
가까이서 보니까 오히려 형이랑 징그러울 수준으로 좀 닮았던 것 같은...
너가 하도 정원 씨만 생각하니까 그랬나 보다. 정원 씨가 사라진 건 네 탓이 아니니 마음 편히 먹…
형
어, 병건아.
지금 내 주변에 걸어다니는 사람들…

다 정원 씨처럼 보이는데 이것도 다 기분 탓이겠지?
뭐?!
정말 온 세상이 다…
정원 씨... 카.. 더.. ㄱ...
(털썩)
.
.
.
며칠 후… 팬미팅 당일
관계자 대기실
병건아, 괜찮겠어?

정원 씨... 정원 씨는?
니 말대로 일단 명단엔 넣긴 했는데... 현장에서 아무리 둘러 봐도 안 보이더라...
그래...
...
병원에서 뭐라고 그래?
신경쇠약 증상이 살짝 도졌다고 그러는데... 별 거 아니야.
그보다 오늘 사람들 많이 왔지?

어휴, 말도 마.
태완 씨한테 물어보니까 지난 번 사인회랑은 비교도 안 되는 인원이 몰렸다더라.
그러게 그런 공약은 뭐하러 걸어서 전국 팔도의 사람들을 다 여기로 불러모았니?
만 단위의 인원들 모두에게 상품을 주긴 좀 그렀잖아.
그래서 이왕이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주는 게 어떨까 싶어서. 뭐 결국 제일 이득 보는 건 형이겠지만...
나는 욕심을 비웠단다.
거짓말 하지 마! 형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잖어.
두고 보면 알아.
어서 들어가자. 시간 다 됐어.
.
.
.
우려와 달리 고척돔 팬미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어느새 마지막 순서만을 앞두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마지막 순서 진행을 맡게 된 MC 쭈입니다. 휴... 객석에서 볼 땐 몰랐는데 이 자리에 서서 보니까 오늘따라 유독 여러분들이 더 반짝반짝이는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사실상 이번 팬미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파트죠. 오늘이 지나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바로 그날! 원.펀.데.이의 주인공이 되실 분을 선정할 시간입니다. 지금부터 가장 이 날에 걸맞는 사람의 풀네임을 해당 링크(침하하)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물론, 자신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적으셔도 됩니다.
혹시 알아요, 뽑힐지?
잠깐, 호민이 형. 이 규칙은 언제 추가된 거야?
어떤 거?
당첨자는 1회, 인정협회의 인정을 거쳐 타인에게 원펀할 기회를 양도할 수 있다…
형... 설마 나 몰래 격투기 선수라도 섭외해놓은 거 아니지?
진짜 하나도 재미 없어. 그러지 마.
무슨 소리니, 병건아. 설마 내가 그런 얄팍한 수라도 부렸을까봐?
설령 내가 뽑히더라도 그런 맥락 없는 짓은 안 해.
그러면 왜...
아, 집계가 완료된 모양이군요.
당첨자는 바로 바로 바로...

주.호.민!
저네요! haha ha...
그것도 과반수 득표로.
그럼 그렇지.
형, 나 피곤하니까 짧고 굵게 끝내자.
그리고 전 이 기회를
응?

차정원 씨에게 양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호민이 형? 정원 씨는 지금 이 자리에...
응? 저기 보이는 저 사람들.
...다 정원 씨 아니야?
.
.
.
그날 합방이 있기 몇 시간 전...
마스터, 마스터!

호민즈...
왜들 그리 소란이냐.
침입자... 침입자…

킨더조이가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하만카돈이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가터벨트가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나가거든이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칼든강도가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
.
.

주변에 다 빡빡이들만 있는 걸 보아하니
네 녀석은...
제대로 찾아온 게 맞나 보군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건진 모르겠다만
이곳은 대한민국의 법이 적용되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 호민촌.
여기에 발을 디딘 이상 가터벨트 네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오직 하나.
'호민'이 되는 것이다.
후후후...
거절한다.
그렇군, 그게 네 대답인가.
쳐라!
고작 한 대로 만족할 거야?

잠깐!
뭐라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202x년 x월 x일 토요일! 단 하루, 운명의 그날.
너희들... 내가 되어라.
.
.
.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지
정원... 씨?
그때 내게 했던 말 아직 기억하고 있으시지요?
치무차쿠 상?
.
.
.

...이곳은 '주(主)'의 칭호를 받은 이들에게 대대로 내려져 오는 발모탕.
죽은 모근도 살려낸다는 이 신비의 탕은 어느 날, 그 영험한 효험을 잃어버렸고 지금은 기껏해야 죽은 세포 조직이나 자라게 만드는...
그거면 충분해
...
설마?
그래... 그 설마야.

호민이 형,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무대 위로 난입한 이 빡빡이들은 다 뭐고?
누구긴 누구야, 다 정원 씨지.
대체 무슨 소리야, 그게!

...필요한 양을 모두 충족하려면
거사가 있는 그날까지 하루 종일 내내 이 안에 머물러야 할 텐데, 괜찮겠나?
문제 없어.
오줌으로 빠져나갈 새도 없이 체내의 모든 수분이 다 땀으로 배출될 텐데...
생긴 것 이상으로 터프한 녀석이로구만. 호민의 자질이 충분해.
정중히 거절하겠어, 그건.

쥐가 인간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사실
?!
그리고 평소 훈련이 잘 된 일부 인간들 또한 짧은 시간이나마 그게 가능하단 건, 우리 집 선율이도 아는 고대로부터 이어진 기초적인 과학 상식인데 몰랐던 거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궤도 선생님이 들으면 기겁하실 망발을 잘도...
말이 안 되긴...
봐봐, 그새 다 먹었네.
이젠 다들 진짜 정원 씨 맞지?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켄달제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갓더비트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교보문고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카레여왕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기름가득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케겔운동입니다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영혼석공입니다
...
안녕하세요, 침착맨 님. 손톱깎기입니다.

생긴 것 OK, 이름도 네글자 OK.
여기 있는 이 사람들, 전부 저라고 봐도 되겠죠? 침착맨 님.

이... 이건 무효야! 인정 못 해...
원펀데이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거였다고 빼애애액!!!

인정협회 여러분, 땡깡이나 부리는 병건이를 대신해 제가 모두를 납득시킬 자료를 제시하겠습니다.

!!!
저… 저건…
다들 인정하십니까?

-최악의 세대 78년생 연합 대표 배성재-
인정합니다.

-차악의 세대 83년생 연합 대표 철면수심-
인정합니다.

-전국 민수 연합 대표 최고민수-
인정합니다.

-전국 뼈해장국 연합 대표 주우재-
인정합니다.
.
.
.

-침투부 수호자 일동 대표 태완 씨-
인정합니다.

자... 그럼 무대로 올라와주신 호민... 아니, 아무튼 네글자 닉네임의 여러분.
지금부터 차례대로 침착맨을 원펀해주십시오!
안 돼...!
이런 이런... 정말 많기도 하군요.
정원 씨의 별명, 아니 정원 씨가 이토록 많을 줄은 저도 몰랐는데
안 돼애애애애애애애!!!!!!!!!!!
.
.
.

사요나라, 토착왜구... 치무차쿠 상.

장관이로구만...
인정할 수밖에 없겠어...
오늘은 누가 뭐래도 카드뺑끼, 자네를 위한 날이야.
거참... 동업자끼리 섭섭하게 왜 그러십니까.
응?
이젠 제대로 불러줄 때가 됐잖아요.
뭘 말인가?
...
아니에요.
누가 뭐래도
내 이름은
카
더
가
든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