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고민이 있습니다
현재 전무님의 고민상담소가 휴업인 관계로 혜안이 가득한 대인국의 힘을 빌려보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긴 박사 유학 생활을 곧 마감하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바로 교수직 오퍼르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홍콩, 하나는 미국입니다. 장단점이 너무 극명하게 갈리는 선택이라 결정하기가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최대한 담백하게 장단점을 이야기하자면,
홍콩 장점: 연구 지원 우수, 비싼 집값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소득, 아시아인으로서 살기 너무 좋음 (소수자가 아님, 음식, 생활 인프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국과 거리가 가까워 언제든 한국에 가서 친구, 가족들을 보고 살 수 있음
홍콩 단점: 홍콩 대학들이 세계 랭킹에서 최상위에 올라와 있으나 미국 중심 학계에선 이러나 저러나 변방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
미국 장점: 위에서 말했듯이 이러나 저러나 학계에서 미국은 메쟈리그임. 그렇다고 내가 메쟈리그에서 오타니급은 아니지만 이러나 저러나 메쟈리거로 활동할 수 있음, 아무래도 땅덩이가 크고 날씨도 좋고 하니 조금 더 여유로운 바이브가 있음
미국 단점: 싱글 특히 저처럼 박사만 나와서 산 동양인이 살기엔 너무 척박하고 외로움. 우리 주펄님께선 절대로 꼭꼭 하라는 결혼을 아마 못하고 계속 늙을 가능성이 농후함
장단점을 이렇게 적긴 했지만, 결국 메쟈리그에 남아서 누릴 수 있는 이점들을 노려 볼 것이냐, 혹은 변방이지만 싱글, 아시안인으로서 조금 더 편안하고 언제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홍콩에 있느냐 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나 지금까지는 늘 예를 들어 랭킹과 같이 언제나 사회적으로 조금 더 명망 있는 선택을 하며 혹은 성공을 추구하며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나이도 들어 지쳐가는지, 혹은 이미 어느 정도 뭐든 제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여력이 되어서 그런지, 이제 그것보단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끔 되는 것 같아요.
글을 쓰며 이미 어느 정도 스스로 답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열심히 해와서 목표한 바를 성취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는 그 레이싱에서 조금 벗어나 정말 제가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는 용기 가져보아도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