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과학의 관계가 있나요?

과학자 중에서도 종교를 가지는 게 이득이면 종교를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관계 없습니다

관계가 없으니까 종교의 자유가 있는거죠

서로 믿는 전제가 달라요.

과학은 논리를 초월하는 일이 없다(즉 연역적으로 참 거짓이 정해지면 그 참거짓이 절대적)는 걸 믿지만, 종교는 논리를 초월하는 존재가 있다고 믿으니까요. 그리고 논리가 초월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논리적으로 연역적인 증명이 불가능한 문제라서 귀납적 결과에 근거해 믿을 수 밖에 없구요. 그래서 과학과 종교는 서로 논쟁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믿는 전제가 달라서.

저는 빅뱅 후의 우주에서는 과학을 지지합니다만 이 모든 것이 생겨난 과정에 있어서 처음에는 논리를 초월하는 일이 최소 한단계는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현상을 거슬러 올라가서 애초에 유무가 구분되는 현상이 어떻게 해서 존재하게 되었는지는 결국 논리로 설명이 안되는거라. a=b이고 b=c일때 a=c인게 당연한 결과일 이유가 없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을 ‘논리적’이라고 인식하면서 논리적인 우주에 살고 있어요. 최초가 저절로 시작되었다는 설명은 이 모든걸 신이 만들었다는 설명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막연한 상상과 믿음뿐인 비논리적인 설명이죠. 과학은 태초에 y=f(x)가 있다고 설명하는 수 밖에 없는데, 비유하자면 등호와 우변 좌변은 어떻게 해서 존재하게 되었냐는 의문은 해결 못하는 거죠. 과학적 방법은 등호와 우변좌변이 있는 상태에서만 유효하니까. 등호와 우변 좌변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등호와 우변좌변을 만들어내려면 등호와 우변좌변을 초월한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죠. 등호와 우변좌변이 없으니 그것들을 초월할 수 밖에 없어요. 등호와 우변좌변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도 등호와 우변좌변을 초월한 사건이에요. 그래서 과학은 그 부분을 설명하지 못하고 피해가죠. “빅뱅 이전은 정의되지 않는다” 과학은 빅뱅 이후, 등호와 좌변 우변이 생긴 이후만 다룰 수 있는 툴인 거에요. 자는 길이를 재는 훌륭한 툴인데 그걸로 머리를 깎으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과학도 빅뱅 이후를 다루는 훌륭한 툴인데 그걸로 빅뱅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다룰 수는 없는거죠. 그래서 지금도 우주가 저절로 생겼다는 믿음과 우주를 신이 만들었다는 믿음이 쟁 하는거죠. 논리적인 다툼이 아니라 논쟁은 아니에요. 쟁이에요. 서로 자기가 믿는 바가 옳다고 다투는 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