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오펜하이머 후기, 긴글 주의(5천자넘음)
목차 :
- 짧은 글
- 오펜하이머의 생애
- 영화 장면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마무리 글
들어가기에 앞서 대부분 나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가독성이 떨어져도 영화보자말자 흥분된 상태로 써서 양해부탁드려요.
1. 짧은 글
오펜하이머 영화를 보면 크게 관점이 3개로 나누어진다. 첫번째는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관점, 두번째는 1954년 원자력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의 오펜하이머, 세번째는 1959년 스트로스(로버트다우니), 3가지 시점이 교차되어 영화가 구성된다.
대부분의 놀란감독 영화가, 아니 수많은 명작들이 처음볼때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기에 벅찬 경우가 많다. 감독이 많은 내용을 담고 싶어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일까. 근데 이 영화는 솔직히 심했다.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파도같이 밀려오는 스토리 라인에 묻혀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물론 나 또한 침착맨영상이랑 해외 인터뷰, 평론사이트들만 보고 영화를 보러 갔다. 더 찾아볼껄! 그래도 2차세계대전이나 오펜하이머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알고 간 것은 아니었으나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안다면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일 2회차를 가야겠다…
과학영화 보다는 세계사나 정치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솔직히 쉽게는 추천 못할 것 같다.
2. 오펜하이머의 생애
생애를 적는 이유는 3가지 관점이 교차하는데 내 뇌가 3방향으로 뒤틀릴 것 같아서 미리 정리하고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생애는 햇갈려서 네이버를 참고했다.
-1. 미국에서의 어린 시절 : 1904년 뉴욕시 태생 / 상당히 부유한 사업가 집안 / 유대계 아버지, 하지만 본인은 유대교보다는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짐. / 광물수집 취미(이후 핵개발의 영감을 얻음) / 하버드 화학과, 조기졸업 / 다양한 언어를 공부
-2. 케임브리지 대학(원) 시절 : 하버드 졸업 후 1926년 케임브리지 물리학 대학원 입학 / 사과에 독넣기 / 신경쇠약 및 우울증 / 닐스보어의 조언으로 괴팅겐대학으로 전학(?)
-3. 괴팅겐 대학교 시절 : 닐스보어의 조언으로 전학 / 당시 이론적인 양자역학이 꿈틀 / 9개월만에 박사 / 강의가 맘에 안들면 교수대신 수업 진행 / 아직까지는 정서적 불안 시기
-4. 대학 교수 시절 : 캘리포니아 공대연구원 → 버클리대학 교수(어니스트 로런스 만남) → 세계2차대전 / 대공황 시절 유행했던 좌파, 공산당에 대해 학문적 호기심을 가짐 / 좌파운동 및 모금운동 참여(가입은 아님) / 진 태트록(공산당)을 만남, 음모론도 있음 / 동생은 친공산주의자였음.
-5. 세계2차대전 : 세계2차 대전까지 설명하면 뇌절이 될것 같아 생략 / 맨해튼계획(폭탄 개발 프로젝트) 시작(루스벨트대통령때) / 군대(그로브스 장군)과 협력하여 원자폭탄 개발 / 도중에 진 태트록이나 이전 공산당과 연류됨에 의해 오펜하이머가 스파이 의심을 받음.(알고보니 다른 사람이 스파이였음) / 대통령 지시로 일본에 폭탄 투하 ( 독일에 쏠려고 했지만 개발이 다된 시점에서, 독일은 항복했고 일본이랑 싸우고 있었어서 일본에 투하)
-6. 종전 : 종전 이후 비밀 청문회를 가짐 (오펜하이머가 그래서 빨갱이였냐) / 아니라고 밝혀짐
+7. 추가로 이 사이에 루이스 스트로스 라는 인물이 개입하게 된다. 그는 수소폭탄(원자폭탄보다 강함) 개발을 찬성했지만,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 이후 폭탄제조는 없어야 한다며 반대했다. 또한 공청회에서 오펜하이머에게 놀림을 받았고,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오펜하이머에게 좌파, 공산당원일지도 모른다고 누명을 씌우서 종전 후 오펜하이머가 비밀 청문회를 가지게 된다.
3- 영화의 순서보다는 관점별로 분류해서 장면들을 짜집기해 후기를 남긴다.
3-1 오펜하이머 생애의 관점 (풀컬러)
처음은 문구로 시작된다.
Prometheus stole fire from the gods and gave it to man.
For this he was chained to a rock and tortured for eternity.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
이로 인해 그는 돌에 묶여 영원히 고통받았다.
라는 문구이다. 프로메테우스와 관련된 비유는 영화 중간중간에 3, 4번정도 나온 것 같다. 사실 영화보는중에는 저게 뭔데? 했었고 영화 다보고 곱씹어 보니깐 조금씩 이해가 갔다. 이제 보니깐 프로메테우스의 불, 오펜하이머의 핵폭탄을 연관지으며 신화와 같이 그의 일대기를 풀어나갈려고 했던 것 같다.
그 다음은 오펜하이머가 잠결에서 깨어나는 장면이었다. 깨어나는 장면과 여러가지 에너지의 파동과 같은, 양자역학? 물리학? 과 같은 영상들이 교차되며 많은 생각을 함축하여 짧은 영상으로 속도감있게 표현했다. 후반부에는 여러가지 장면들과 겹치면서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2회차 관람을 노린것이 분명해..
이후 오펜하이머의 생애가 시작된다. 솔직히 사과에 독을 넣는 장면에서 “저게 뭐냐?” 라고 옆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확실히 독약같긴 하지만 우울한 과거, 무기력함, 신경쇠약, 우울증, 교수들의 차별, 공부의 방향성 … 너무 많은 의미를 주사기로 사과에 독약넣기 장면 하나로 끝내버린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교수직을 지내면서 실험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로런스를 만난다. 이 부분부터 영화에 집중이 잘 되기 시작했다. 공산당에 대한 중립적인 의견을 계속 지킬려는 모습이나, 진 태틀록과의 연인관계, 캐서린과의 결혼관계 등이 교차되는데 숨을 죽이면서 봤던 것 같다. 이야기를 못따라가서 그랬을 수도…
그리고 놀란감독답게 cg사용을 최소화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이야~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를 cg없이 만드나요?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3시간9분 동안 체감상 3분의 1 이상은 핵 무기 계발, 다른 3분의 1은 공산당 이야기를 한다. 과학적인, 아니면 핵! 폭탄! 빵! 이런걸 기대했지만, 해외인터뷰나 평점사이트에서 봤듯이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였다. 뭔가 영화를 보면서 존 말코비치가 된것 마냥 간접체험하게 해주는데 확실하게 그의 생애를 잘 보여준 영화 같았다. 하지만 관점 3개가 교차함에 따라서 사전정보 없이는 난해하기만 할 것 같았다.
물론 영화에서 똑같은 상황을 두세번씩 보여주면서 퍼즐을 맞춰나가는 듯한 영화전개는 너무 매력적이었고 내일 2회차예매를 하게된 큰 이유가 아닐까. 예를 들면 아이슈타인 모자가 날라가는 장면, 핵폭탄이 이후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장면 등 에서 앞서 떡밥을 뿌린 것들을 회수해가며 영화를 완성해나가는 점 말이다.
3-2 오펜하이머의 비밀 청문회 (1954년, 흐린 색)
흐린색으로 처음 연출되는 장면은 에드워드 텔러(수소폭탄맨)과 갈라서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것들이 추후 스트로스가 꾸며낸 비밀청문회에서 약점이 되었다. 심지어 수소폭탄맨은 청문회에서 오펜하이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 추후 늙어서 에드워드 텔러와 악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캐서린은 악수를 해주지 않는다. 이러한 연관성들을 계속 이어나갔다.
비밀청문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창문밖에서 번쩍 핵폭탄이 터진듯한 장면이었다. 친구랍시던 군인과 과학자 몇명이 뒤통수에 칼을 꼽았는데 귀가 먹먹해지더니 오펜하이머의 배경이 흔들거리면서 밖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듯한 연출. 오펜하이머가 청문회 속에 있지만, 사실 나이가 든 오펜하이머에게 중요한건 청문회보다는 핵폭탄의 개발, 트리니티 실험 등과 관련된 자신의 오랜 고찰을 되새기는 것이었을까.
물론 청문회 뒤쪽 소파에 앉아서 진땀을 빼는 장면들을 보면 3번째관점에서 아이언맨이 말했듯이 자신의 명성을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자신의 어두운 시절 → 대학 → 공산당,연애,결혼 → 핵폭탄 인생에서 자신의 철학이나 사회적 관념이 더더욱 발전하여 그런 연출이 나타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오펜하이머가 능력있는 리더로 발전해나갔다. 정말로 영화제목 ‘오펜하이머’ 가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3-3 루이스 스트로스의 공개 청문회 (1959년, 흑백)
스트로스는 비밀청문회가 있고 난뒤 약 5년후 상무부장관 임명 청문회에 임하게 된다. 처음에는 스트로스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여기서 빠삐용, 보해미안랩소디로 유명한 ‘라미 말렉’ 배우(작 중 이름 까먹음, 힐?)가 스트로스를 한방 먹인다. 이때 고구마 속의 사이다 같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보자관까지 한방먹여서 시원했다. 솔직히 오펜하이머 이야기를 이해하기 급급해서 흑백장면들은 그냥 놓쳐버렸다. 영화 중반부까지는 흑백은 안중요하니깐 흑백이었겠지? 라는 마음으로 그냥 넘겼다.
왜 3가지 관점을 다른색으로 구분했을까, 영화의 짜집기를 위함인걸까. 공개 청문회를 흑백으로 둔 이유는 오펜하이머가 컬러니깐 대조를 주기 위함도 있겠지만, 스트로스라는 인물 자체가 흑과 백같은 사람이기 때문인것 같다. 스트로스는 자신을 위주로 생각한다. 그는 자신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끝없이 의심을 하는데, 사람이 굳건하다고 해야할지 똥고집이라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지다가 (흑백장면만 나열해서 보면)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결국에는 청문회에서 그에게 사이다를 맥인다. 자신은 굳건한 색이라고 믿지만, 타인의 관점을 통해 자신, 스트로스가 흑백처럼 반전되는 걸 보여주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말 사람다운 사람,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서일까. 사실 그는 작중 비중이 많기는 하지만 중요하게 다뤄지기보다는 오펜하이머를 꾸미기 위한 첨가물처럼 나온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영화에서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4. 마무리 글
‘그대들, 어떻게 살것인가’ 처럼 마케팅을 한것도 아니었고, 테넷도 4회차를 보고나서야 이해를 했는데 이번 영화는 몇번을 더 봐야 할지 지갑 사정이 막막하다. 지금 그냥 막 떠오르는대로 적다보니깐 글자수가 10000자를 넘겨서 5천자로 타노스 스냅시켰는데 그만큼 인상이 깊었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사전정보나 n회차 관람이 필수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 구성만 보면 퍼즐짜집기식의 영화가 흥미롭웠다. cgv어플을 보니 코로나때 부터 거의 2년간 극장에서 본 영화가 120편인데 그래도 인상깊었던 걸로는 탑 5안에 들어갈것 같다. 존윅, 바빌론, 에에올, 놉…?
다른 분들은 이번 영화 어떠셨나요?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