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궤도 님 영접 후기

때는 11시 40분,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코엑스는 평소보다도 왠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것만 같았습니다.
특히 도서전 주변으로 이미 굉장한 인파가 몰린 터라, 덜컥 ‘내가 너무 늦게 온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입구에서부터 스멀스멀 조금씩 올라오더라구요
‘혹시나 세계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사령부의 슈퍼스타 궤도 님의 싸인회 순번이 벌써 다 찼으면 어쩌지.’라는 이른 호들갑이 무색하게, 제가 궤도 님의 저서를 구매할 때 배부받은 순번은 다행히도 꽤나 널널한 편이었습니다 (35번)
번호표를 받은 뒤엔 도서전 내의 여러 부스들을 기웃거리고 중간중간 책도 잠깐씩 읽어보면서 우리의 사령관 님이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안내요원분들이 부스 옆에 대기줄을 따로 만드시는 걸 확인한 뒤엔, 잽싸게 달려가 바로 자리를 잡았죠.
처음 자리를 잡은 곳에선 궤도 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줄이 줄어들면서 마치 초승달이 보름달로 변하듯, 궤도 님의 모습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순간은 정말… 근래 들어 가장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에 대해 머릿속이 이미 새하얘질 무렵, 어느새 제 차례가 당도하였고, 궤도 님께선 반가운 목소리로 저를 맞이해주셨습니다.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은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름과 닉네임을 같이 적어주실 수 있냐고 조심스레 여쭈어봤고 궤도 님은 흔쾌히 수락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셨군요!”
(…닉네임을 말씀드린 뒤)

너무나 설레고 긴장한 탓에 불과 몇 시간 전 일임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뒷부분이 정확히 저랬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대강 저런 뉘앙스였던 건 확실합니다. 2021년 7월 29일, 처음 침투부에 출연하신 궤도 님을 통해 다시 한번 과학을 알게 된 문과 출신 평범한 궤돌이는 그렇게 근 2년이 흐른 뒤 성덕으로서 성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궤도 님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은 뒤, 나중에 집에 돌아오며 든 생각은 역시… 더 많은 주접을 떨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아쉬움과 왜 사람들이 팬덤을 형성하고 본인들의 아이돌을 추앙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줄 서면서 준비한 말의 10분의 1도 제대로 못 한 것 같지만…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그런 아쉬움도 금방 휘발되어 사라지더라구요.
싸인을 받은 직후, 부스와 코엑스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이미 싸인회 예정 시간을 한참 지났을 때쯤 우연히 근처를 다시 지나가게 됐는데, 여전히 궤도 님께서 기계같이 열성적으로 싸인을 하시고 계신 걸 목격했습니다.
다음 스케쥴이 결혼식 사회(?)라고 얼핏 들어 분명 바쁘신 와중일 텐데도, 전혀 힘든 기색 없이 수트핏을 뽐내며 한 분 한 분 대하시는 모습에 지나가던 팬은 다시 한번 감동했다는 후문이… 근데 궤도 님이 결혼식 사회를 보시면 분명 중간에 과학 드립 치실 것 같지 않나요?
(ex: “결혼은 공유결합과도 같은 신성한…”)
마지막으로… 궤도 님은 정말 실물이 깡패십니다. 싸인회 주변을 스쳐지나가시는 분들도 “와, 궤도!”라는 말 뒤에 꼭 “잘생겼다.”를 꼭 덧붙이길 빼먹으시지 않더라구요. 비록 실물의 10분의 1도 담기지 않았다 생각하지만, 어쨌든 궤도 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