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학 퍼즐
무한히 긴 길이 있다고 하자. 여기서 동전을 던져서 앞 면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뒷면이 나오면 왼 쪽으로 한 발자국씩 갈거야.
(동전은 앞/뒤가 나올 확률이 정확히 반반이라고 가정할게.)
처음 시작한 점을 ‘기준점’이라고 하자. 동전을 ‘얼마든지’ 던질 수 있다면, ‘언젠가’ 기준점으로 돌아올 확률은 몇일까?
오른쪽을 +의 방향, 왼쪽을 -의 방향이라고 할게. 기준점은 0에 해당하고, 한 발자국의 길이는 1이라고 하자.
가장 먼저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은 동전을 홀수번만 던진다면 기준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점이야.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오면 +1, 뒷면이 나오면 -1이 돼. 홀수번만 던지면 1을 홀수번 더하거나 빼기 때문에, 그 값은 ‘홀수’가 돼. (여기서 홀수는 -1, -3, -5, … 등도 포함.)
하지만 0은 짝수이기 때문에 (여기서 짝수는 -4, -2, 0, 2, 4, …), 절대로 홀수번 던져서 0으로 돌아올 수 없어.
자 그렇다면 짝수번 던졌을 때 기준점, 즉 0으로 돌아오는 확률을 각각 구해보자.
먼저 2번 던졌을 때, 기준점으로 돌아오려면 앞/뒤 혹은 뒤/앞이 나와야 해. 총 4개의 경우의 수 중 2개만이 기준점으로 돌아올 수 있어. 즉 확률은 1/2이되겠지
4번 던졌을 때 기준점으로 돌아오려면, 앞/앞/뒤/뒤, 앞/뒤/뒤/앞, 앞/뒤/앞/뒤, 뒤/뒤/앞/앞, 뒤/앞/뒤/앞, 뒤/앞/앞/뒤 이렇게 나와야 해. 총 16개의 경우의 수 중 6개만이 기준점으로 돌아올 수 있어. 즉 6/16 = 3/8이 되겠지.
그렇다면 2n번 던졌을 때 기준점으로 돌아오는 확률은 몇일까? 먼저 총 경우의 수는 2^(2n)개가 될거야. 그 중 앞이 정확히 n번, 뒤가 정확히 n번이 나와야 하겠지. 그 경우의 수는 총 몇개일까?
이것은 마치 2n명 중에서 n명을 순서와 상관없이 뽑는 것과 같아. 즉 조합, 컴비네이션을 통해 구할 수 있지. 그래서 2n번만에 제자리로 돌아갈 확률은 아래와 같아.

그래서 2번만에 돌아올 확률 + 4번만에 돌아올 확률 + 6번만에 돌아올 확률 + … 을 하면

인데 이 값은 1로 수렴해. (계산은 복잡하니 생략)
즉, 무한번 많이 던지는 것이 허락된다면 ‘언젠가 기준점으로 돌아올 확률’은 100%가 돼.
이번에는 길이 아니라 평면을 생각해보자. 이번엔 4면짜리 주사위가 있어서, 1이 나오면 앞으로, 2가 나오면 뒤로, 3이 나오면 왼쪽, 4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한 발자국을 간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경우에 기준점으로 ‘언젠가’ 돌아올 확률은 몇일까? 이 때도 100%가 나와.
계산이 많이 어렵지만, 역시 ‘2번, 4번, 6번, …’만에 돌아올 확률을 각각 구한 뒤 다 더하면 1로 수렴하거든.
재미있는 사실은 이 법칙이 3차원서부터는 깨진다는 점이야.
이번에는 우리가 공중으로도 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주사위를 굴린다고 하자. 1이 나오면, 앞, 2가 나오면 뒤, 3이 나오면 왼쪽, 4가 나오면 오른쪽, 5가 나오면 위, 6이 나오면 아래로 간다고 할 때, 기준점으로 언젠가 돌아올 확률은 34%로 확 줄게 돼.
이것을 수학자 포여가 처음 발견해서 포여의 정리라고 불러. 수학자 카쿠타니가 이에 대해 재미있는 어록을 남겼지.
‘취한 사람은 언젠가 집에 돌아가도, 취한 새는 영영 집에 못 돌아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