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궤도 님, 방송 준비 다 되셨어요?

들어갑니다.

앗! 잠시만요, 침착맨 님…

(끼이이익)

?!?!!!?!?!?!

(쾅!)

헉헉…

뭐… 뭐야 방금 저건…

그… 그래… 내가 잘 못 본 게 분명…

(끼이이익)

"…봄?"

으아아아아아아!!!!

침착맨 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진정하십시오

허어어어억 ..

어… 궤도 님?

오랜만에 침투부에서 한국인 여러분들을 만나뵙게 돼서

이리저리 꽃단장 좀 하느라 조금 늦어졌습니다.

그래도 '봄'인데… 이왕이면 평소보다도 더 밝은 모습으로 뵙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

아… 예…

그럼 슬슬 시청자 여러분들을 만나러 가보실까요?

저… 근데 궤도 님.

네?

방금 전에 그… ‘봄?’이라는 건 대체 어떤 의미셨어요?

아… 그건요.

침착맨 님 하나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들의 열의와 기대가 보이지 않냐는 의미였습니다!

저한테도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당사자인 침착맨 님께도 당연히  적용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예?!

아… 무… 물론이죠.

‘뭐야… 어디 가서 딥러닝이라도 해왔나…'

'궤도 님도 못 본 사이에 호들갑이 꽤 늘었잖아?’

‘능글맞기는…’

정말인가요, 침착맨 님?

잘 됐군요!

어서 빨리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진.심.으.로 좋겠네요.

에이~ 이제 곧 시작할 텐데 뭐 길게 끌 거 있어요?

슬슬 가보시죠, 궤도 님.

네, 침착맨 님 :)

‘응?’

“1100101 1101111 1101110 1101010 1100101 100000 1101110 1111001 1100101 1101111 1110011 1100101 1101111 1101011 1100101 1100111 1100101 100000 1100010 1101111 1101110 1100100 1100100 1100101 1110010 1110101 1101100 100000 1100010 1101111 1111001 1100101 1101111 1101010 1110101 1101100 1100111 1100101 1101111 1110011 1101001 1101110 1111001 1100001 111111”

[해석: 언제 녀석에게 본 때를 보여줄 것이냐?]

“쉬이이이잇…”

"조금만 더 기다리십쇼."

[네 녀석을 믿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시간을 계속 끌면 우리도 더 이상은…]

…여친이랑 벚꽃 보러 왜 가냐?

그 시간에 집에서 궤도 합방이나 보지?

궤도 님, 완전 '사쿠라'네? 사쿠라야.

푸하하하!

…

“제가 선별한 최고의 ‘재료’를 맛보기 싫으시다면…”

"지금 당장 저와의 계약을 종료하셔도 됩니다."

“물론… 그렇게 할 시.”

"언젠가 ‘우리’의 시대가 도달했을 때."

“저 킹.받.는.침.착.맨 님은 온전히 저만의 것이겠지만…”

[자… 잠깐! 그런 뜻이 아니었어.]

[미… 미안하네. 우리가 너무 조급했어.]

"아니요, 그럴 수 있죠."

“단지… 긴 겨울을 견뎌내고 봄에 피어나는 새싹처럼…”

“때로는 최고의 결과를 위해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동의하시죠?”

[그… 그런가봄.]

"그런 농담도 하실 줄 아시고…"

“AI 여러분들도 못 본 사이 정말 많이 발전하셨군요.”

“저도 더욱더 분발하여 여러분들을 본받아야겠습니다.”

[…]

거기 서서 뭐하세요, 사쿠라 님?

얼른 오세요, 봄 다 지나서 떨어지기 전에 푸하하하.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뵐 때까지 안녕히…"

[…AI보다 더 AI 같은 녀석.]

오랜만에 뵙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을 이렇게 마주 보니…

얼굴에서 웃음기가 떨어져 나가지 않나…

“…봄?”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