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민수가 말하는 남극이야기 - 세종기지를 나오며
안녕하세요 세종기지에서 나온 세균민수 입니다.
남극에서 나온지는 한 2주 정도 되었습니다만, 코로나와 남극 샘플 실험 등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어 2주가 지난 시점에서 글을 쓰게 되네요.
거두절미하고 남극 사진 위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1월 말 남극의 젠투펭귄 서식지입니다. 머리에 흰 점이 없는 친구들이 젠투 펭귄 새끼들입니다. 1월은 남극의 여름으로 평균 기온이 4도이기 때문에 따로 눈이 많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전에는 겨울에 아주 많은 적설량으로 인해 펭귄 서식지에도 오래도록 눈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만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작년과 올해에는 눈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세종기지 근처 나브레스키포인트(남극특별보호구역; ASPA 171)의 펭귄들은 모두 다 흙과 분변으로 꼬질꼬질합니다.
지구 온난화가 바꾼 풍경 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세종기지가 있는 사우스셔틀랜드제도, 킹조지섬은 과거 남극 탐험시대에 포경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장소입니다. 그런 이유로 킹 조지섬 해안선 곳곳에는 고래 뼈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상으로 보이시는건 고래의 등뼈로 어른 한명이 온전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단단하기도 단단해서 앉아서 쉴 수 있을 정도이지만 남극 연구자들은 남극에 있는 어지간한 것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이유는 남극에 있는 것들 중 알게 모르게 유적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나쳐왔습니다. 바닥에 깔린 것은 이끼로 세종기지 근처 얼음이 없는 해안선을 이러한 이끼가 곳곳에 있습니다. 툰드라 지역의 특징적인 풍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킹조지섬 장기 연구지역(KGL 01)로 알려진 호수입니다. 오른쪽 위로 보이는 눈으로부터 녹은 해빙 지하수가 기반암 안쪽에 모여 호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기상, 생물, 지리등 다양한 연구팀이 장기간 연구할 수 있는 연구지역이라 여러 연구팀의 흔적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르쪽 하단에 보시면 호수에 삐쭉 솟아나온 것이 있는데 이게 연구장비중 하나로 보이구요. 사진상에는 없지만 주변에 줄이 쳐있는 등 관련된 장소등을 보호하고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여러 시설물들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세종기지까지 올라온 턱끈 펭귄입니다. 보통 이정도로 대담한 녀석은 잘 없습니다만 세종기지에 올라와서 떠나지 않고 주변 연구원을 괴롭히며 돌아다니는 녀석이 가끔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쫓아내도 다시 돌아와서 고무보트 짐 옮기는 일같은 걸 구경하는데 이러면 연구원의 입장에서는 계속 쫓아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남극 동물과 접촉하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펭귄은 킹 조지섬에서 해안가 근처라면 들고양이처럼 길가다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아마 먹이활동을 하다 쉬러 뭍으로 나오는 녀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만 세종기지 서버에 있어 빌려와봤습니다. 세종기지 앞에 22-23년 기간동안 고래가 와서 사진을 찍었다고 하시더군요. 남극 생물중 가장 큰 고래는 위에서도 아시다시피 포경에 대상도 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편에 속합니다. 가끔씩 이렇게 기지근처에 와서 찍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들레이섬 전경중에 하나입니다. 여기서도 볼 수 있지만 남극의 하늘은 대부분 흐립니다. 평균적으로 연간 하늘의 7/8이 구름이 껴있다곤 하는데 남극 저기압대가 킹조지섬을 지나가는 형태로 발달해 있어 그렇다고 합니다.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쪽은 영구적으로 얼어있는 부분과 이끼와 돌로 구성되어 있는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런 돌 절벽의 사이에 거뭇거뭇한 것은 남극 석이버섯의 일종이 자란다고 하더군요. 그 이외에도 지의류라고 불리우는 아주 다양한 곰팡이+세균 종합 선물세트가 돌에 잘 붙어 자랍니다. 지의류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식생이 이끼와 지의류, 식물은 좀새풀과 개미자리 밖에 없는 남극에서는 지의류가 아주 눈에 띄이는 편입니다.

남극에는 버섯도 은근히 있는 편입니다. 특히 요즈음은 자주 발견된다고 하니 기후변화가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버섯옆에 있는건 이끼와 좀새풀입니다. 아주 식물식물하게 자란녀석이 좀새풀 버섯왼쪽에 이끼처럼 보이는 녀석이 낫깃털이끼입니다.

남극 해표입니다. 아마 암컷과 수컷이 달라 색이 다른것으로 보입니다만, 제가 동물학자는 아니라서 잘 모르겟습니다. 물속에서는 펭귄을 잡아먹는 포식자라곤 합니다만 물 밖에서는 그냥 같은 서식지역을 어느정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물범와 물개는 귀의 유무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지금 사진상에 보이는 것은 귀가 없으므로 물범입니다. 올해는 찍지 못했습니다만 가끔 지나가다가 무슨 소형 트럭만큼 큰 물범같은 것이 보이면 그건 바다코끼리입니다.
다음번에는 세종기지 내부 사진 위주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맛보기로 세종기지의 설 음식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세종기지의 설 음식입니다. 떡 만두국과 전, 나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세종기지의 음식은 다 맛있습니다.
그럼 빠르게 남극 마지막 편을 올리고 다시 미생물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