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앤트맨 신작 보고 온 후기
사실 첫 날 밤 3D IMAX로 보고 왔었는데 기억이 점점 휘발되는게 느껴져서 정리삼아 한 번 적어봅니다.
영화의 재미나 스토리에 대한 감상은 접어두고 세계관 내 양자세계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현상들과 영화의 제목처럼 개미와 연결지어 만들어낸 상상력이 너무 즐거운 작품이었네요.
전체적으로 가장 좋았다고 생각되는 점은 기존작에서 커졌다 작아졌다 + 개미와의 소통 정도가 앤트맨 세계관의 특별한 점이었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양자역학/상대론이나 멀티버스와 잘 버무려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미 무한히 작은 규모의 영역인 양자세계 내에서도 더욱 더욱 작아져 에너지 코어 내부로 들어가자 확률의 폭풍이라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하나의 개체로서 존재했던 앤트맨 + 와스프가 점점 가능한 모든 확률로서 존재 가능해져 무한한 수로 분리되어 수많은 앤트맨이 동시에 등장하던 장면이었어요.
앤트맨이 선택가능한 모든 확률로서 존재하여 각자의 생각으로 정신없이 행동하던 수많은 앤트맨들이 딸인 캐시의 무전을 받은 뒤 모든 개체가 딸을 구해야 한다는 한 가지 목적을 가지자 마치 개미처럼 코어에 닿기위해 협동하고 와스프와 손을 잡았을 때 마치 관측된 입자처럼 모든 가능성으로 존재했던 앤트맨의 분신들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수렴되던 연출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앤트맨 1과 2에 이어 역시 3 또한 딸에 대한 맹목적인 부성애를 다룬 가족영화가 근본이구나 라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어요.
또 인상 깊었던 점은 현실 세계와 양자 세계 사이를 이동할 때 생기는 시공간의 왜곡이었는데, 뭐 엔드게임에서도 이를 이용해서 시간여행을 했을 정도이니 이미 익숙한 설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주인공 가족들이 양자세계로 빨려들어가며 함께 양자세계로 빨려들어간 '나름의 문명 구축을 시작하던' 개미들에게는 시간팽창이 일어나 그 사이에 수 천년의 시간을 겪어 더욱 발전된 문명을 이뤘던 설정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종국에 행크핌과 연락이 된 이미 기계문명을 이룩한 개미 집단이 행크의 지휘로 캉의 제국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원조 앤트맨의 위엄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양자 세계 내에서 정말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생명체의 다양성도 재미가 있었는데, 사실 이건 가오갤 같은 곳에서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집단이다 라고 불러도 상관 없지 않나 하는 느낌은 있었어요.
그래도 '작은' 세계이다보니 앤트맨 2에서 작은 세계에 돌입했을 때 곰벌레에게 공격 받았듯이 그런 아메바, 짚신벌레 같은 미생물에 영향을 받은듯한 생명체나 풍경들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마블 세계관을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라서 캉이 가지고 있는 원래 능력은 잘 모르겠지만 모든 힘을 빼앗기고 양자세계로 유배 당해서인지 시공간을 뛰어넘고 멀티버스 사이를 이동한다는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게 아쉽긴 하더라구요.
다만 첫 번째 쿠키영상에서 나오는 멀티버스의 수많은 가능성에서 비롯된 캉의 집단이 나오는 장면은 정복자라는 동일한 근본을 가진 또다른 개미 집단처럼 보여서 어째서 캉이 앤트맨에서 본격적으로 첫 등장을 했는지 보여주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원래 영화가 끝나고 처음 나오는 엔딩 크레딧의 영상이 영화의 많은 것을 보여줘서 기대하는 편인데 뭔가 프랙탈과 거울상을 모티브로 한 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것도 아니라서 아쉬운 부분이긴 했어요. 그리고 현실세계와 양자세계 사이에서 통신을 하고, 신호를 보내 스캔을 하고 사이에 포탈을 만들고 하는 부분도 과학적인 해석을 할 수도 있는 영역같긴 하지만 그 부분은 사실 그냥 궤도님이 했던 월드컵에서처럼 ‘암튼 양자역학’으로 만든 부분 같아서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돌아온 뒤 약 4년만에 IMAX로 챙겨본 큰 영화라서 그런지 마블의 상상력으로 재현된 양자세계를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감상이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