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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를 보고 지금까지 참았던 질문이걸랑요

함마바크
23.02.16
·
조회 407

개봉 후에 과학적 설정이나 촬영기법이 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저는 과학이면서도 좀더 철학적인 궁금증이 생겼더랬지요.

 

아바타 1편의 악역?이었던 쿼리치 대령이 이번에는 아바타의 몸에 기억을 이식해서 다시 한번 주인공과 대치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슬쩍 언급된 내용이 “마지막 전투 이전에 지금까지의 기억을 서버에 백업해놔서 아바타 신체에 다운로드가 가능했다"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쿼리치 대령은 마지막 전투, 정확히는 백업 이후의 기억이 없는 채로 깨어납니다.

 

여기서 제가 갑자기 고민이 생긴겁니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이유가 “나"라고 인식하는 지금의 자아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클텐데, 사실 “나"라는 자아는 지금까지 살아온 기억이 누적되어서 추상적으로 만들어낸 개념이란 말이지요? 그렇다면 쿼리치 대령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새로 태어난 아바타가 "나는 쿼리치 대령이다"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 자아와 죽은 쿼리치 대령의 자아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꿈을 꾸지 않고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기억의 공백에 대해 우리는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우스갯소리로 오늘의 숙제나 업무를 미루면서 “그건 내일의 내가 책임지겠지~”라는 말을 하면서도 사실 지금의 나는 내일의 나와 의식을 공유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고 인간이 매일 잠들기 전 서버에 기억을 백업하는 행위만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여러 종교와 신앙에서도 “환생"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막상 환생 후 전생의 기억이 없다면 그게 지금의 “나"의 자아에게는 끝이라는 사실은 동일하지 않을까요? 기억이 지워진 환생만으로 죽음의 공포가 극복될까요?

 

영화 [로보캅 리부트]에서, 주인공 알렉스는 큰 사고를 당해서 머리와 심장, 폐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체를 로봇으로 대체합니다. 그때까지는 로보캅은 “나는 알렉스다”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 부분은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뇌의 일부를 조금씩 기계로 대체했다고 봅시다. 아주 작은 뇌 조각이 남을때까지도 로보캅은 “나는 알렉스다"라고 생각하겠지요? 여기서 갸우뚱 해지는겁니다. 그리고 결국 뇌의 전체를 기계로 대체해버리고 나서도 로보캅이 “나는 알렉스다"라고 말했을 때, 우리는 그 말에 공감할 수 있을까요? 

 

대륙을 지배했던 진시황도 결국 피하지 못했던 죽음이 과학으로 극복될 수 있는걸까요?

댓글
짱갈래종수짱
23.02.16
이거는 과학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질문 같네요.
함마바크 글쓴이
23.02.16
이게 철학적 상상이기는 하지만.. 모든 전제가 뇌의 복잡한 알고리즘을 분석해서 기억을 데이터로 환산한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해서.. 먼 미래에는 가능한 기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었더랬지요..
나비요뎡
23.02.16
죽음을 두려워 한다는 것은 인지를 가진 생명체라면 가장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백업이 가능하고 다른 신체로 무한히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해도 초반에는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뇌피셜의 영역이겠지만, 복제된 신체에서도 기존의 의식이 잘 살아날 수 있다면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같은맥락으로 종교적의미에서든 환생이 지난생의 의식을 이어주는 여부에 상관없이, 생의 연속을 갈구하는 본능에 의하여 죽음에 초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비요뎡
23.02.16
저는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은 단순히 뇌 자체로만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뇌도 없이 기계 자체라면 기존의 의식을 흉내낸 데이터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1STP
23.02.16
우리 신체는 100% 뇌에 의해 움직이지 않아요. 뇌를쓰는 의식적인 행동도 있지만 뇌를 쓰지 않는 무의식 행위도 있죠.
때문에 과학적인 접근에서는 뇌만 복사를 한다던지 업로드를 하는 방식으로는 죽음을 이겨낼수없습니다.
다만 철학적인 시각에서 '나'는 내가 갖고 있는 기억이라고 정의 했을경우에는 뇌만 복사하면 되겠지요
뽁뽁이아저씨
23.02.16
백업을 해도 죽을 때 아프기도 할거고 백업한거 복구할 때 돈도 꽤 들테니까 안 죽고 싶을 것 같은데요.
SCHreiber
23.02.16
말씀하신 질문은 철학계에서 흔히 논의되는 '인격동일성personal identity'의 문제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인격 동일성의 기준을 1. 시공간적 연속성으로 잡을 것이냐 2. 기억(혹은 심리적 정보)의 연속성으로 잡을 것이냐의 논의가 있고, 다른 논의로는 인격 '동일성'은 인격의 '연속성continuity'과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의 문제가 있습니다.(파핏D. Parfit이나 Exdurantist 계열은 인격 동일성을 포기하고 연속성만을 인정합니다) 흔히 잘 알려진 테세우스의 배나 순간 이동 문제 등이 이 논의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 풍부한 입문은 밑의 링크 참조해 보세요. https://plato.stanford.edu/entries/identity-personal/
lelu
23.02.16
내 데이터와 기억을 가진 동일한 인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봅시다.
나는 그대로 나인데 동일하게 만들어진 인물 또한 기억이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다면 나를 업로드하고 죽인다음 새로운 나를 깨우면 그 새로운 나는 이전의 썩은 몸을 버리고 옮겨탄 나가 될 겁니다.
결국 처음에 있던 나는 죽은게 되는거죠.
나를 업로드하고 다운로드 한 순간 나라는 사람이 둘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기존의 나와 이후의 나를 구분해야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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