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님 관련된 건 아니고... 그냥 고민 있어서 적어봅니다
넋두리 비슷한 느낌이라 두서가 없을 수 있으니 먼저 양해 바랍니다. 여자도 아니고 연애썰도 아니니 조금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쉽게 행복을 느끼는 편입니다. 그냥 집에서 누워서 백수로 지내면서 돈이랑 시간 까먹으면 그걸 제일 행복해하죠 하지만 금 숟가락 입에 물고 태어난 건 아닌 이상 돈도 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미대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공부는 하기 싫었고 그림 그리는 건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잘 그리면 주변에서 좋아하니까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감각 있는 사람이 시험을 준비하는 거지 감각 없는 사람은 취미반에 간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서 준비한 입시의 결과는 당연히 좋지 못했고, 입시를 핑계로 미뤄둔 공부 실력은 처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쓴물을 켜고 재수를 준비했죠. 나름대로 기숙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니 성적은 당연히 오르더군요. 그래서 나름대로 만족한 성적으로 원서를 넣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미대에 비실기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꽤 기뻤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학교에 다녀보았는데 슬슬 이게 아닌가 싶습니다. 디자인과는 당연한 말이지만 미적 감각이 뛰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듯한 말을 주워섬겨 단순히 예쁘게만 생긴 결과물이 아니란 이유가 있는 디자인이라고 설득해야 하지요. 그런데 저는 둘 다 썩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시간을 많이 들여 무언가를 만들어도 보고 그럴듯하게 말도 지어내 보았지만, 어느쪽도 영 시원치 않더라고요. 주위의 사람들은 점차 앞서가는데 저만 늘 뒤처지는 기분입니다. 입시 미술을 하면서 느꼈던 걸 다시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년이면 4학년이고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무언가를 찾지도, 그렇다고 지금 얄팍하게나마 쥐고 있는 걸 놓아버리고 새로운 걸 찾을 용기도, 어설픈 실력으로 사회에 발돋움할 자신감조차도 없는데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걸까요 행복만 쫓고 싶으면 사실 다 때려치우고 일용직 같은 걸 하면서 살면 될 것 같습니다. 몸만 있으면 할 수 있고 어떻게 되건 입에 밥은 넣고 사니까요 몸이야 힘들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살아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눈치를 보는 소시민의 마음가짐은 그래도 나름대로 그럴듯한 학교 간판에 과 맞춰 회사에 들어가 많지는 않지만, 적당히 벌면서 남부끄럽지 않게 살기를 원합니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살아가는 걸까요 저는 나름대로 취미생활 같은 걸 포기하고 매일 과제를 해가면서 살고 있는데 남들은 놀러도 가고 술도 마셔가면서 결과물도 좋다니요. 이런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SNS도 하지 않는데 그래도 제가 힘들면 남들 원망하면서 살게 되는가 봅니다. 여하튼 별 볼 일 없는 넋두리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해결책도 딱히 없는 고민이라 말로 하면 징징거린다고 할까 담아두고만 있었는데 그래도 여기에라도 적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