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갑자기 울어버렸지 뭡니까.

명륜동시정잡배
23.08.09
·
조회 9719

전무님 상담소 시즌이 아니지만, 이전에 전무님의 상담 영상들을 보며 마음 따뜻해진 기억이 있어 그냥 글 한 번 써봅니다.

 

저는 30대 중반에 늦깎이로 9급 공무원이 된 한국인입니다. 뭐 이것저것, 사기업도 다녀보고 공공기관에서도 일해보고, 외국 생활도 도전해보고 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좀 늦게 공무원이 되었죠. 이 쪽이 뭐 박봉에다가 더러운 꼴 당하는 일이 많다지만, 그래도 아무튼 그 안정성이나 휴가와 휴직 같은 게 잘 보장되는 것 때문에, 또 경력과 무관하게 시험만 잘 치르면 된다는 점 때문에 이쪽을 선택했죠.

 

아무튼 몇 달 정도 힘든 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잘 출근하고 퇴근하고 하며 지내다가 오늘은 오전에 아주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어요.

 

뭐 제 관할 업무에 관해서 무슨 민원이 있었는데, 민원인은 이게 불법이니 벌금(정확히는 과태료)을 물려서 처벌해달라고 요청하는데, 그게 불편할 수 있는 일이지만 불법이거나 과태료 처분 대상인 건 아니었던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차근차근 설명해드렸더니 뭐 수긍하는 척하다가 삐쳤나봅니다. 곧이어 딱 봐도 그 민원인 지인인 듯한 사람들에게서 연달아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 민원건에 대해서 뭐 이거 불법 아니냐, 과태료 대상 아니냐, 처벌 못 하냐, 뭐 그런 식으로요. 그 중에는 자기가 지금 변호사와 상담 중이라며, 그거 실무자(글쓴이)의 직권 남용 혹은 업무 태만 아니냐고 따지며 제 신원을 묻기에, 저는 당당히 제 소속과 이름을 다 밝혀드렸습니다. 어차피 전화 받을 때 처음부터 관등성명…을 대게 되어 있고요. 뭐 그런 식의 민원을 종일 상대하고 나니 진이 쭉 빠지더라고요.

 

이런 사정을 금방 알게 된 부서원들이나 발령 동기들이 위로를 해주기도 했고, 변호사인 친구가 해준 “행정심판, 행정소송은 일반적인 변호사들에게 꽤 어려운 일이다.” 란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해서 뭐 잘 견디고, 눈치 안 보고 아주 칼퇴근을 했습니다. T1과 DK의 LCK 플레이오프 경기를 볼 생각으로 집으로 직행해서 에어컨 틀고 빠삐코 하나 뜯어서 먹는데 어라? 갑자기 눈물이 주룩 흐르더라고요. 저는 아가(baby라는 뜻)도 아닌데 속으로 울지 못하고 겉으로 눈물이 흘러버린 하남자가 된 것입니다. 그나마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기에 망정이지,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과 함께 살았더라면 참 민망할 뻔했지 뭡니까.

 

그냥 그렇게 눈물이 좀 흐르고 나니까, 누군가에게 이런 걸 좀 털고 싶더랍니다. 자연스레 전무님의 다양한 인생경험이 묻어나던 상담소 영상들이 떠올라서 여기에 그냥 뭐라도 써봅니다. 쉽지 않네요, 30대 중반의 말단 공무원으로 사는 것. 근데 뭐, 방장 말처럼 야발삼창 하고 다시 또 내일은 출근합니다. 태풍이 온다니까 재난 긴급 소집이 될 수도 있으니 일찍 푹 쉬어야겠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 있다면, 그냥 고맙습니다. 그럼 풍바 침바!

댓글
김풍
23.08.09
BEST
토닥토닥
빵굽는고양이
23.08.10
BEST
전무님의 토닥토닥은 귀합니다
커클랜드맨
23.08.09
BEST
야발야발야발!!! 힘내십쇼!
고오스
23.08.10
BEST
그렇다면 전무님의 토달토달은 어떠신지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1660191791-u7avuwo6aw.jpg
침울인
23.08.10
주사님 이 세상 모든 나쁜 민원인들을 제가 대신 미워해드릴게요. 오늘은 부디 어제보다 나은 날이었기를 바라요.
얼음과불의노래
23.08.10
나에게 향하는 화살에 집중하지 않으시길 바래요 내 것이 아니니까 즉시 잘 피해서 날려보내기.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나퍼
23.08.10
어느날에는 오늘을 돌아보며 아 그때 정말 힘들었지 그치만 잘 버텼어 정말 장하다 할겁니다
횐님의 하루하루를 응원합니다
명륜동시정잡배 글쓴이
23.08.10
한국인들 이렇게 하나도 빠짐없이 따뜻하기 있습니까? T1이 통신사더비 5꽉 승리하고 승자조 진출하는 거 보고 왔더니 추천수며 댓글이며 댓글내용이며 다 너무 고맙습니다. 전무님 친히 출두하신 것까지...
주호민의머리털
23.08.11
멋진 어른이시잖아.
킹받게조아
23.08.11
운다고 ask가 되는것이 아니고 울고싶을때는 울어야합니다
다라이왕자
23.08.11
1 2

🏢미래전략실(김풍) 전체글

우정잉에게 긁힌 김풍.gif 37
김풍
반희수
·
조회수 11630
·
24.03.12
풍+풍+풍 25
김풍
Jiruto
·
조회수 8017
·
24.03.07
라꼰, 22시간 전, 22만회 20
김풍
064
·
조회수 6475
·
24.03.06
김풍 숭배 9일차 12
김풍
고교고굑
·
조회수 6249
·
24.02.11
대정환,,, 그가 못하는건 도대체 뭘까 42
김풍
같이불러풍풍아
·
조회수 8794
·
24.02.06
김풍 숭배 4일차 9
김풍
고교고굑
·
조회수 3841
·
24.02.06
김풍님 새로운 방송 시작하셨네요 23
김풍
빠니땜에가입함
·
조회수 9035
·
24.02.06
김풍 숭배 2일차 14
김풍
고교고굑
·
조회수 5728
·
24.02.04
파김치갱 대국민 오디션?????????? 19
김풍
지떨코
·
조회수 7791
·
24.02.05
김풍 숭배 1일차 15
김풍
고교고굑
·
조회수 6998
·
24.02.04
이분 진짜 전무님이신가요? 20
김풍
아무것도하기싫어
·
조회수 11483
·
24.02.03
풍전무님의 발견 13
김풍
조시매
·
조회수 8024
·
24.02.03
옾카페 다녀왔습니다 24
김풍
어랍쇼
·
조회수 10345
·
24.02.02
다재다능~ 이름하야! 15
김풍
자몽은원래쓰다
·
조회수 6255
·
24.02.02
카페는 못살려도 사람은 살리는 김풍 8
일반
마키롤
·
조회수 7440
·
24.02.02
전무님 27
김풍
혁혁혁
·
조회수 7348
·
24.02.03
대 전 무로는 부족한데 16
김풍
맵찌리찌릿삑궷츢
·
조회수 7776
·
24.02.02
전무님께 선물 드리고 싶은데요 12
김풍
dmwprl
·
조회수 7529
·
24.02.02
화면 밝기를 낮추고 선글라스 착용 후 보세요. 25
김풍
덤벙맨
·
조회수 7382
·
24.02.02
사랑해요 김풍 작가님 35
김풍
스테이쿨
·
조회수 11821
·
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