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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울어버렸지 뭡니까.

명륜동시정잡배
23.08.09
·
조회 9576

전무님 상담소 시즌이 아니지만, 이전에 전무님의 상담 영상들을 보며 마음 따뜻해진 기억이 있어 그냥 글 한 번 써봅니다.

 

저는 30대 중반에 늦깎이로 9급 공무원이 된 한국인입니다. 뭐 이것저것, 사기업도 다녀보고 공공기관에서도 일해보고, 외국 생활도 도전해보고 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좀 늦게 공무원이 되었죠. 이 쪽이 뭐 박봉에다가 더러운 꼴 당하는 일이 많다지만, 그래도 아무튼 그 안정성이나 휴가와 휴직 같은 게 잘 보장되는 것 때문에, 또 경력과 무관하게 시험만 잘 치르면 된다는 점 때문에 이쪽을 선택했죠.

 

아무튼 몇 달 정도 힘든 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잘 출근하고 퇴근하고 하며 지내다가 오늘은 오전에 아주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어요.

 

뭐 제 관할 업무에 관해서 무슨 민원이 있었는데, 민원인은 이게 불법이니 벌금(정확히는 과태료)을 물려서 처벌해달라고 요청하는데, 그게 불편할 수 있는 일이지만 불법이거나 과태료 처분 대상인 건 아니었던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차근차근 설명해드렸더니 뭐 수긍하는 척하다가 삐쳤나봅니다. 곧이어 딱 봐도 그 민원인 지인인 듯한 사람들에게서 연달아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 민원건에 대해서 뭐 이거 불법 아니냐, 과태료 대상 아니냐, 처벌 못 하냐, 뭐 그런 식으로요. 그 중에는 자기가 지금 변호사와 상담 중이라며, 그거 실무자(글쓴이)의 직권 남용 혹은 업무 태만 아니냐고 따지며 제 신원을 묻기에, 저는 당당히 제 소속과 이름을 다 밝혀드렸습니다. 어차피 전화 받을 때 처음부터 관등성명…을 대게 되어 있고요. 뭐 그런 식의 민원을 종일 상대하고 나니 진이 쭉 빠지더라고요.

 

이런 사정을 금방 알게 된 부서원들이나 발령 동기들이 위로를 해주기도 했고, 변호사인 친구가 해준 “행정심판, 행정소송은 일반적인 변호사들에게 꽤 어려운 일이다.” 란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해서 뭐 잘 견디고, 눈치 안 보고 아주 칼퇴근을 했습니다. T1과 DK의 LCK 플레이오프 경기를 볼 생각으로 집으로 직행해서 에어컨 틀고 빠삐코 하나 뜯어서 먹는데 어라? 갑자기 눈물이 주룩 흐르더라고요. 저는 아가(baby라는 뜻)도 아닌데 속으로 울지 못하고 겉으로 눈물이 흘러버린 하남자가 된 것입니다. 그나마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기에 망정이지,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과 함께 살았더라면 참 민망할 뻔했지 뭡니까.

 

그냥 그렇게 눈물이 좀 흐르고 나니까, 누군가에게 이런 걸 좀 털고 싶더랍니다. 자연스레 전무님의 다양한 인생경험이 묻어나던 상담소 영상들이 떠올라서 여기에 그냥 뭐라도 써봅니다. 쉽지 않네요, 30대 중반의 말단 공무원으로 사는 것. 근데 뭐, 방장 말처럼 야발삼창 하고 다시 또 내일은 출근합니다. 태풍이 온다니까 재난 긴급 소집이 될 수도 있으니 일찍 푹 쉬어야겠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 있다면, 그냥 고맙습니다. 그럼 풍바 침바!

댓글
김풍
23.08.09
BEST
토닥토닥
빵굽는고양이
23.08.10
BEST
전무님의 토닥토닥은 귀합니다
커클랜드맨
23.08.09
BEST
야발야발야발!!! 힘내십쇼!
고오스
23.08.10
BEST
그렇다면 전무님의 토달토달은 어떠신지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1660191791-u7avuwo6aw.jpg
커클랜드맨
23.08.09
BEST
야발야발야발!!! 힘내십쇼!
나는야무
23.08.09
저도 비슷한 경험 있었는데 울고나면 확실히 후련해지더라구요 오늘 잘 울었어요 칭찬 드립니다
병건아건치니아니오
23.08.09
어째서 눈물이....?
김풍
23.08.09
BEST
토닥토닥
빵굽는고양이
23.08.10
BEST
전무님의 토닥토닥은 귀합니다
고오스
23.08.10
BEST
그렇다면 전무님의 토달토달은 어떠신지요
@빵굽는고양이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1660191791-u7avuwo6aw.jpg
이스피
23.08.10
토닥토탁에 토달지마세요
@고오스
민수더퍼스트최고민수
23.08.10
여기 그런 자리 아닙니다 슨밴님
@고오스
스너프킨
23.08.10
와.. 보고 계신다니. 내가 왜 울컥
명륜동시정잡배 글쓴이
23.08.10
아니 이거 진짜 귀하다... 눙물...
제철감자칩
23.08.09
감정노동자11년차로써 방에 혼자 있을때 누구누구 이 @%~&+×÷야 하구 후다닥욕하시고 빨리 잊는게 좋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많으셨습니다
대황갓청자
23.08.10
화이팅
글쓴이
23.08.10
혼자서라도 시원하게 울어버린 횐님을 응원합니다.
무딘 감정만 가지고 살기에는 세상이 아직 아름다워요.
태풍을 대비해 긴급소집을 대기하는 횐님 같은 사람들 덕분에요.
일단침착하세요
23.08.10
횐님 솔직히 서른에 9급이면 횐님같은 인생 꿈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도 횐님같은 상황이라 혼자 힘들땐 그런걸로 위로받아요...
내가 쟤보다는 낫구나, 내가 누군가의 꿈이구나 그런 느낌 보다는
내가 선망하는 누군가도 나처럼 힘든 일이 있겠구나 하구요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남는거 아니겠습니까
꼭 힘내시고 오늘 통신사더비도 즐겨보시죠
예의뿜뿜착맨
23.08.10
글을 보니까 저도 눈물이납니다 (너 C발 F야? 응 마자...) 그래도 이렇게 야발 3창외치고 나아갈 힘이 있다는게 대단한거라고 생각합니다 횐님 오늘도 내일도 내일모레도 항상 화이팅입니다!
히오스도르
23.08.10
고생 많으십니다
삑꿹츸
23.08.10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1653946757-pnl2ds1hyf9.gif
미미고양이
23.08.10
우루루루루루 까꿍
울음 멈추자~
DogCat8
23.08.10
울고싶을때 남눈치 안보고 시원하게 울어버리는게 진정한 상남자 입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합시다
진정한용기
23.08.10
저는 회사일로 상치받지않는 특성이 생겼는데 횐님도 꼭 생기셧으면 좋겠습니다! 회사는 나를 책임지지 않는다! 나부터 살고보자! 화이팅팅팅
bomb0
23.08.10
응원합니다….!
원심분리기
23.08.10
침은영 선생님의 야발삼창 솔루션만한게 없죠
고구마헐랭이
23.08.10
뽀뽀쪽이야~~
스너프킨
23.08.10
..??
침쟝이
23.08.10
응원해요!
이무기뱀술
23.08.10
침찰맨
23.08.10
어제처럼 그제처럼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보약왕
23.08.10
응원해요!! 꽃길만 있길
JSon
23.08.10
슬프면 다 떠나가라 우세요
중영이
23.08.10
횐님 넘 고생해따 이 말이야 세상 일 사람 대하는 게 젤 골치 아프고 미운 일도 많지만 위로해주는 직장동료도 있고 안심되는 말 해준 친구도 있으니까 방장 침소리 가득한 영상보고 웃고 과몰입되는 경기도 보면서 힘내시길 ㅎㅇㅌ🙌
뭐야왜수정이안돼
23.08.10
내 나이에 막내?서러워 라는 조직 서열에 갇혀있는 생각도 안하셨으면 해요. 그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우울한 이유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흑표범
23.08.10
누구위로할처지는 못되고 글을 보게되서읽았더니
왠지남일같지 않네요, 힘내세요!
https://resources.chimhaha.net/comment/1691656538371-byf3lz1q5il.jpg
꿀벌잉
23.08.10
힘내 횐님
다들 그런날이 있어요
빠삐코 먹은거 잘했어요 칭찬해
나한테 맛난거 먹이구 잘해주세요
덜푸른심장
23.08.10
공무원은 아니지만 민원 부서에서 1년 동안 근무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민원에 시달리며 일선 공무원분들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심술부리는 사람들이 나쁜 겁니다.
쟁이는안굶어죽어
23.08.10
울땐 시원하게 울어버리는것도 좋더라구요??
대추맨
23.08.10
저도 감정노동자로 몇 개월 살아봤는데 진상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누구든 자기 기분 상하면 진상으로 돌변하곤 하더라구요 (극소수의 개노답 진상 제외) 횐님이 잘못한게 아니고 자기 기분과 입장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한테 잘못 걸린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마음쓰지 마시고 주변에 털어놓고 같이 씹으면서 스트레스 꼭 푸세요 화이팅입니다!!
시침분침초침
23.08.10
저는 힘들땐 우는게 도움이 되는거 같더라구요. 참기만 하다보면 언젠가는 다른쪽으로 그 감정이 표출된다고 생각해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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