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미생버전 (약스포)
요즘 핫한 피지컬100을 너무 재밌게 봤는데요
쭉 보다보니까, 이 프로그램의 시놉시스가 마치 현실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내 모습하고도 닮아있는 것 같아서 재미삼아 써봤습니다.
침하하 눈팅만 하다가 첫 글작성인데 진지한 글은 왠지 전무님 게시판에 올려야 할 것 같았어요.
#1 '인생준비기' - 토르소 등장 : 학창시절엔 누구나 돋보이는 부분이 있음. 누군가는 인간관계가 좋아서 항상 인기가 많고, 누군가는 스펙관리를 잘해서 친구들에게 귀감이 됨. 이 단계에선 첫인상,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본인의 가장 큰 매력이 되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형성됨.
#2 '취업' - 오래매달리기 : 어찌보면 한 없이 쉬워 보이지만, 모두가 같은 조건으로 도전하기에 너무 어렵기도 한 첫 번째 관문. 누구나 현실을 맞닥뜨리기 전엔 저마다의 방법과 거창한 목표가 있지만, 결국엔 자신의 한계와 주변인들의 기대가 섞여 만들어진 이도저도 아닌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도 이 단계에선 각자가 서로의 경쟁자라고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서로를 독려해주기도 한다.
#3 '서열' - 상대 지명하기 : 가혹한 현실에 아직 굳은살이 배기기도 전, 어느새 누군가의 아래 혹은 누군가의 위에 위치한 자신을 발견한다. 동기/동창과 같은 관계에 익숙하다가, 기껏해야 선배/후배정도의 말랑한 관계정도로 생각했던 사회의 서열은 자신의 안일함이 얼마나 무지했던 것인지를 꾸짖는 것처럼 매섭다. 이 세계에선 양방향 소통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이 일방향의 강압적인 관계다.
#4 '경쟁' - 공 지키기 : 현실의 냉정함은 이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며 경쟁자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억울할 정도로 강한 상대와 맞서게 되어도 누구 하나 나를 동정해주지 않으며, 약자들은 쉽게 안심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죽자살자 달려든다. 이 단계에서부턴 과거의 낭만이나 여유가 거의 사라지고,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게 된다.
#5 '패자부활' : 다행스럽게도 위의 과정 중 낙오를 하거나 실패를 한 사람에 대해 재기의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뼈를 깎는 고통 끝에 재기해서 돌아온 인원들에 대한 낙인은 평생 지워지지 않으며, 본인이 '정석' 코스를 밟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 패자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꺼려한다.
#6 '협력' - 배 끌기 : 경력이 쌓일수록, 혼자가 아닌 팀으로서의 활동이 많아진다. 이 때에 간혹 낭만적이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나태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는 가혹할 정도로 매섭다. 공동의 KPI가 생기고 역할이 부여되지만, 누구나 자신은 내 옆의 동료 몫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느끼며 호시탐탐 자신이 최고 공로자로 인정 받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다. 팀의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언제라도 팀의 프리라이더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트릴 각오가 되어있으며 어떤 팀이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 줄지 끊임없이 탐색한다.
#7 '점입가경' - 형벌 : 누구나 꿈꾸는 자리에 올라갈 수록, 더 달콤할 것 같았던 기대가 허무하리만치 내가 감당해야 할 무게는 더 무겁다. 이 고통은 끔찍하게도 다른 사람이 공감해줄 수 도 없고, 대신해줄 수 도 없다. 대부분의 경우엔 내가 정말로 원하지 않는 짐을 부담해야 하며, 사회와 가정에서 각기 다른 짐을 매어야 한다.
아직 마지막화는 못봤는데, 이번 주말에 보려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