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전까지 뿌키먼 카드 모았다가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한창 모을때 침착맨님께 몇장 보내드리기도 했었는데,
이것도 참 추억이군요.
그땐 카드깡 한다고 욕을 욕을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이젠 침착맨 카드를 판매하다니(…)
어쨌든 지금은 휴카(카드쉰다는뜻)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초 열심히 인터넷 세상에서 뻘글들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커뮤니티 쪽지가 날아오더군요. (보통 “근!”하고 부르는 그 커뮤)
쪽지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나는 미국에 사는 야돈만 모으는 카드 컬렉터이다.’ (인스타주소 첨부)
'4년쯤 전에 위에 있는 카드의 사진을 네이버 카페에 올려주었던데,
그 카페 아이디랑 “근!” 아이디랑 같은 것을 보고 혹시 동일인물일까 싶어 연락한다'
‘혹시 아직 카드 가지고 있으면 팔아줘’
하는 메세지였습니다.
(정확히는 ‘근!’은 외국인 가입이 안 되어서
해당 미국유저가 한국인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더군요.)
흠… 카드 수집을 접은 지 좀 됐으니 카드를 팔아볼까?
카드를 판다면 얼마에 팔아야될까 싶어서
오랜만에 카페에 접속해 시세를 대충 둘러봤는데
오잉…? 10만원을 줄 테니 꼭 팔아달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매물이 없어 정작 판매가 안 이뤄지는 상황.
(4년반쯤 전에 아동용 컬러링북 초판을 구입하면 줬던 카드입니다. 구매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더욱이 제 카드는 위 사진에서 보시듯이 등급도 받고 케이스 작업도 이뤄진 카드라
돈 받으려면 가뿐하게 15-20은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해당 쪽지를 보내신 분의 인스타를 들어가보니
야돈카드, 야돈스티커, 야돈코인, 야돈슬리브 등등
야돈으로 온통 장식된 페이지였습니다.
페이지를 한참 둘러보다가 깨달았죠.
‘이런 야돈 사랑꾼에게 돈을 받고 판다는 것은 나의 수치다’라고요.
돈 대신 이분이 취미로 그림도 조금 그리신다는 것을 알고
메일로 교환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돈은 안 받는다. 대신 야돈 그림 한장을 그려주면 트레이드해주겠다’
이 조건이 성사되어 카드의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대충 포켓몬 통신교환 음악)


미국 캘리포니아로 가는 가라르야돈카드
며칠 뒤 잘 도착했다는 메세지가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부탁했던 야돈 그림이 도차쿠!!



포장을 여니 반겨주는 메세지카드
카드 봉투에 그려져 있는 야돈 까와이
어색한 한국어로 쓴 “땡큐!”도 까와이

그리고 안쪽 포장재 안에는
뭐야 유화로까지 그려주셨어…!?
부탁한 대로 성직복장의 가라르 야돈을 그려주셨습니다
중간에 메일로
‘야돈을 그려, 가라르 야돈을 그려?’라고 물어보셨는데
‘가라르 야돈으로 해 주세요, 제 헤어스타일이 가라르 야돈이 되어가고 있거든요’라고 부탁했습니다.
…흑흑
가라르 야돈같은 머리카락…

함께 넣어준 판화들과 샌 프란치스코 카드
싑덕에게는 국경이 없다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