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척추 수술후 2년차 어느날이었습니다.
mri 를 찍으러 병원에 방문 하였습니다.
수술전 수술직후 그리고 1년간 여러차례 mri를 찍었던 지라 순조롭게 촬영을 마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탈의실 옷장을 열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바닥에 무언가 떨어트렸습니다.
그대로 다리를 쭈구리고 앉았습니다.
역시나 허리가 너무 아파서 빨리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그리고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제 머리 위에는 열려있던 옷장의 문 모서리가 있었습니다.
그곳에 정수리 부분을 정말 강하게 부딛첬습니다.
억!!!!!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저는 쓰러졌습니다.
두개골이 쪼개진줄 알았습니다.
머리카락이 후두두둑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피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 아파서 정말로 꼼짝도 움직일수가 없었습니다.
그대로 5분을 머리를 감싸고 누워있었습니다.
시간을 들여서 고통을 통제하고 다시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피가 나지 않았던지라 크게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그렇게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마 이떄 진료를 보거나 했으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일뒤 머리에 큰 혹이 났습니다. 주변부 머리카락도 죄다 빠질정도로 정말 큰 혹이었습니다.
머리에 크나큰 땜빵이 생겼습니다..
크기는 대략 100원 정도 크기였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떄만해도 자연치유가 될거라고 굳게 믿고있었습니다.
실제로 통증은 크게 없었거든요
근데 그게 통증이 없던 이유가 제가 당시 먹고있던 마약성진통제 떄문이란걸 꺠닫지 못했습니다.
만약 진통제를 먹지 않았으면 고통도 더 컸을태고,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로부터 1개월후 머리를 만저봤더니 단단한 몽우리 같은게 만저졌습니다.
머리카락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만저도 통증이 있지 않았기때문에 여전히 자연치유를 외치며 살았습니다.
그로부터 1년후 머리를 만저보니 머리가 혹처럼 솟아오른채로 굳어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통증은 커녕 피부를 만저도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년후(머리 박은지 2년 후) 머리를 만저보니 여전했습니다.
머리카락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지인과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었는데
지인이 저의 머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야 너 원형 탈모 있어? 되게 심한데?
그래서 저는 여차저차 설명을 했습니다.
한 2~3년전에 머리 부딛첬는데 이렇게 됐다고
그리고선 집에와서 카메라와 거울을 통해서 제 머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100원짜리 크기의 땜빵이 500원보다 더 큰 떔빵으로 진화해 있었습니다.
손으로 만저봤을때는 그렇게 큰지 몰랐는데, 천천히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었던것입니다.
머리카락에 가려저서 떔빵이 잘 안보인다고 생각하며 3년을 살았는데
알고보니 그 땜빵은 너무나 커저있어서, 머리카락으로 전혀 가려지지 않고
누가봐도 원형탈모로 보였습니다.
충격을 받은 저는 그대로 병원으로 달려가…ㅆ으면 좋았겟지만 안갔습니다.
왜냐고요? 병원이 너무나 지긋지긋 했거든요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흐릅니다.
3개월 뒤 (머리박은지 2년 6개월후)
이러저러한 일을 겪은뒤
당낭염으로 쓸개를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받으러 가야하는데
의사선생님이 제 머리를 보고 이상함을 느끼셨는지
원형탈모가 있는지 물어보시던구요
그래서 이래저래 설명을 드렸습니다.
원형탈모 일수도 있는데,, 머리를 박은뒤로 이렇게 머리가 빠지고 다시나지 않네요
그랬더니 의사선생님꺠서 머리를 만저보시더니
피부가 괴사한것 같다고 하셧습니다.
팬으로 피부를 찔러보면서 감각 없으시죠? 라고 물으셨습니다.
역시나 감각은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피부괴사가 진행되고있고 점점 퍼지고 있어서
수술로 제거해야될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쓸개 제거수술을 받아야 하는지라, (이것도 상당히 급성이었습니다)
수술을 받고 회복한뒤에 피부과로 진료를 꼭 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쓸개 제거할떄, 복부 절개를 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어서 그곳에 카케터 라는 작은 관을 넣어서
그곳을 통해 기구를 넣고, 쓸개를 제거하고 다시 그 얇은 관을 통해서 쓸개를 제거한다는사실!
그래서 퇴원도 빠르고 회복도 빠른 수술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퇴원이 빠르냐면요
아침에 수술받고 오후에 퇴원해요
근데 저는 진짜 아팠거든요? 퇴원하기 싫었는데
카테터 수술은 원래 퇴원이 이렇게 빠르데요
그래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 다시 몇주뒤 드디어 피부과에 방문 하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꽤나 놀라시더군요
이렇게 될떄까지 방치한 그저 레전드 환자
보통은 통증도 심하고 머리도 빠진지라, 바로바로 환자들이 오는 그런 현상인데
괴사가 되고, 괴사가 퍼질정도로 방치한상태로 와서 깜짝 놀라셨습니다.
상당히 큰수술이 될거라고 하셨는데요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습니다.
이딴걸로 수술?
그것도 전신마취를 한다고?
또 한다고?
당시 제 머리는 이렇게 되있었습니다.
이렇게 괴사한 부분을 제거하려면
동그랗게 절개 하는게 아니라
눈모양처럼 절개한뒤에 여며서 봉합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런식으로 말이죠
부위가 너무 컸던지라 절개부위가 어마무시하게 길었습니다
별것도 아닌것 같았는데 굉장히 심한 상태였었단걸 그때서야 깨닳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사실안움)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멍청한 저의 잘못인걸요…
그렇게 다시 수술 예약을 잡았습니다.
프로 수술러, 이미 전신마취 6회차
보호자 없이 모든걸 진행하는 프로 환자 그 자체가 된 저는
여유롭게 머리를 밀고 수술 준비를 마첬습니다.
수술전 마취떄문에 하는 테스트가 몇개 있는데요
피검사도 하고요 폐검사도 하는데요
그런 테스트도 수월하게 마치고 병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의사와 양복입은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검사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고 합니다.
전신마취를 많이해서 깨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수술 1회차 초보 환자처럼 저는 덜컥 겁을 먹어버려습니다.
그럼 수술 안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머리카락 없어도 살수 있는데요?
원형탈모 하죠 뭐
이렇게 속으로는 덜덜 떨면서 쿨한척을 했습니다.
그러자 의사선생님이 말하셨습니다.
괴사 진행중이라 계속 퍼질거라고 그러면 정말 썩어 문드러질수 있다고 하셧습니다
수술을 안할수는 없다고…
그렇게 뭐라뭐라 설명듣고 동의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수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수술실로 이동하고 마취하고 저는 깊은 잠에 빠저들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꺠어났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냥 수술직전 →깨어남 으로 1초의 간격도없이 바로 기억이 이어졌습니다.
순조롭게 꺠어난것 같은데 뭐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여튼 제 머리에는 붕대가 둘러저있었는데
통증은 없었습니다.
그러고 꺠어나서 밥먹고 (내장수술을 방구안뀌면 밥 못먹는데 머리수술은 바로 밥먹기 가능 개꿀)
핸드폰하고 티비보고 병실 산책도하고 잘 지냈습니다.
그렇게 프로 환자다운 침착한 병원생활을 영위 하고 있었는데
의사선생님 (집도의 아니고 어려보이는분이 들어옴)이 들어오셔서 드레싱을 해주셧습니다
참고로 드레싱은 뚝배기…가 아니고 소독입니다.
붕대를 풀고 처음으로 수술부위를 보았습니다.
정수리 부근인지라 잘 안보였는데
이마부터 절개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놀랬었습니다.
수술 부위는 거의 목 근처까지 갈정도로
이마 ~ 목 까지 절개를 했습니다.
상처부위도 엄청크고 스티치도 굉장히 커가지고
정말 커다란 지네 한마리가 머리위에 있는것처럼
정말로 혐오스러웠습니다.
보기에는 뒤지게 아파보였는데
안아프더라고요
그뒤로 몇일뒤 퇴원을 했습니다.
머리에는 엄청큰 지네가 한마리 얹어저 있어서
비니를 쓰며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한여름 이었는데요
비니쓰고 다니려니 정말 너무 덥더라구요
비니 + 붕대라서 땀을 너무 많이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다시 시간이 지나고 상처는 빠르게 아물고, 머리도 자라면서
상처도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피부괴사사건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금은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부분 탈모가 왔습니다.
원형이건 부분이건 탈모는 올 운명이었나 봅니다.
여러분 아프면 병원가시고요
호들갑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병원은 부활하는곳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이상 별것도 아닌일로 머리 찧고 큰수술 받은 병신의 일화였습니다.
그래서 치과는 어떻게 됐냐구요?
그 얘기는 안할래요…
하 …야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