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게 뭐라고 재밌는 것이며
난 왜 이걸 2회차를 돌려 봤는가
새벽에 정주행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본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1. 작가 모먼트
분석력과 추리력이 탁월한 순간이
결국 못 참고 꾸준히 새어나온 것도 좋았지만
비록 틀리더라도 “와 이렇게 나온 것도 재밌었겠는데?”
싶은 순간도 있어서 오히려 제가 잠시 일시정지 눌러놓고
개방장이 추리한 세계를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확장하더라고요
와 만약에 진짜 그랬으면 엔딩이 이렇게 끝났었을수도?
아니 근데 그러면 이 설정이랑 부딪히네 ㅋㅋ
하면서 즐겼었는데 이런 부분도 정말 매력적이었던거 같습니다
근데 소름돋게 추리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살짝 긴장풀고 보다가도 헉 싶은 구간들이 꾸준히 튀어나와서
약간 낮은 강도(도둑아님ㅎ)의 스릴러를 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스포 당하면 안되는데 싶으면서도
관통하는 순간을 보여주니까 뭔가 살짝 탄산음료 같았어요
2. 호칭
엘빈 → 에르빈
아르민 → 에르민
미카사 → 믺까사
진짜 다시봐도 열받네
이게 처음엔 좀 열받다가도
나중엔 적응되면서 후반엔 은근히 또 열 받는데
근데 그걸 또 제가 직접 소리내어 곱씹잖아요?
괜히 웃기고 그 웃은 자신에 대해 열받고
근데 또 웃기고 그러다 또 열받고 무한의 굴레에 빠집니다
영원한검 절대없어 같은 타입?
웃긴 것과 열받는 곳 사이를 진자운동마냥 왔다갔다하다가
결국엔 웃긴 쪽으로 가는 요소가 꾸준히 나와서 좋았던거 같아요
3. 설명을 위한 그림
허영만 선생님이 좋은 방향으로 안타까워하신 그림을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쏙쏙 설명해주니까
그치 그땐 그랬지 싶다가도
중간에 틀린 부분이 있어서 엥 그때 그랬었다고?
하면서 오히려 더 몰입하게 됐습니다
이건 이상한데 싶어서 찾아본 것도 있었고
틀리면 뭐 틀릴수도 있지~ 하면서 넘어갔지만요

그림이 그냥 딱 단편적으로 보면 에이 뭐야 저게 싶은데
저기서 베르토르트가 뛰어내렸었지 그래… 하면서
제 뇌 속에 있는 기억과 겹쳐지는 과정이 썩 좋았더라고요
영상이 지나면서 그려지는 과정과 설명이 함께 곁들여지니까
친숙하면서도 묘한 공간이 제 머리속을 1시간 내내 차지해서 즐거웠습니다

4. 공감
깔끔하고 미적인 인간이
추악하고 못생긴 거인에게 잡아먹힌다던가
도대체 이게 왜 기괴했었는지
저는 무심코 그냥 넘겼던 것들과
뇌 속에서 정리되지 않던 것들을
언어로 구현화해서 설명해주시니까 특히나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실시간으로 빠르게
너무 뻔하지 않지만 열받으면서
결국엔 공감이 가는 언어 구현화 능력
개인적으로 이말년 거인의 가장 차별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간을 줘도 못 하겠더라고요
5. 소재
진격거 원작도 워낙에 시대를 풍미한 신드롬이었고
게다가 애니까지 역대급인 것도 있지만
소재부터 은근히 개방장과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인간의 유쾌한 기행종을 구현화한게 개방장…
동시에 이성적인 면모가 섞여져있는 원숭이 거인…
이라고 하면 뭔가 본질적인 비하같으니 다르게 표현하자면…
모르겠네요
이과의 머리엔 한계가 크흑-!
아무튼 진격거나 개방장이나 뭔가 묘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어딘가 쇼킹하면서도 기괴하고
뭔가 어딘가 덤덤하면서도 깊은?
대신 진격거가 어두운 쪽이라면 개방장은 밝은?
아 뭔가 표현하기 어렵네요
이과의 머리엔 한계가 크흑-!
아무튼 너무 재밌게 봐서 몇 자 남겨봅니다
작중에 등장하며 전략의 폭을 넓혀주는
차력의 거인처럼 6개월에 1번씩 인간으로 돌아오시면서
꾸준히 그리고 오래동안 방송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