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감상기

'탑건: 매버릭'의 감독 조셉 코신스키 + '러쉬'의 음악 감독 한스짐머 + 주연은 브래드 피트  + F1 레이싱이라는 소재 = '이건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한다!'

라는 생각을 갖고 아이맥스 포맷으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극장 좌석을 떨리게 할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 및 쨍하고 화려한 영상미는 몸을 흔들리게 하였으나 마음을 울리진 못하였네요.

레이싱 장면들은 상기 언급한 장점들에 뛰어난 편집 및 촬영 기술이 더해져서 감상을 넘어 간접 체험 수준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적 성취를 이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써킷 밖에서의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그외 서사에는 별 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였거든요.

그렇다 보니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고 줄어드는 러닝타임과 함께 몰입도도 함께 쭉쭉 떨어지게되었습니다.

탑건이나 러쉬 같은 가슴을 울리는 한방이 없음은 물론이었고요.

영화를 보는 내내 '와 캐릭터 멋있다' '영화 재미있다' 이런 느낌이 드는게 아니라

'와 잘 찍었다!' '음악 좋네~' '영상미 멋지다!' 와 같이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한 감탄만 나오니까 머리로는 굉장한 '영상물'이라는것이 이해되는데 마음으로는 굉장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과거작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보했을진 몰라도 그외 모든 부분에 있어서 탑건, 러쉬의 열화버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러닝 타임 내내 고봉밥처럼 든든하게 나와주는 레이싱 장면들도 처음에만 신기하고 대단할 뿐, 반복되는 장면들 및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야 할 최후반부에서 조차도 시큰둥하더라고요.

매우 아쉬웠습니다.

극장 관람용 영화는 맞으나 '시청각적 쾌감만으로는 명작이 되는게 아니구나', '감정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은 더해져야 비로소 평작을 넘어 명작이 될 수 있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단한 스토리, 대단한 서사, 대단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명작을 기대한것이 아니며 그것들이 이 작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것도 알지만 수작 정도는 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저로서는 평작인 본작에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수 없네요.

레이싱 장면들만으로도 티켓값은 하고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귀를 즐겁게 하는 사운드 트랙은 며칠동안 계속 듣고 있지만 '영화' 자체는 기억속에 남지 못하였습니다.

제목값만 제대로 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평점: 7/10

*재미 기준 평점
10 : 무조건 봐야하는 최고의 재미
9 : 시간을 내서 봐야하는 꿀재미
8 : 시간이 있다면 볼만한 재미
7 : 안봐도 되는 아쉬운 재미
6 : 보지 말아야 하는 no재미
5 : 기분 상하게 하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