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평과 관계없이 방장님의 방송을 듣다가
할머니가 왜 아들을 죽였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부분에서 제가 느낀 생각을 주절주절
저는 오징어게임이 1,2,3 모두 ‘모성’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생각했습니다.
1,2는 지나갔으니 3으로 들어가자면
첫째로 손녀뻘까진 아니지만 그정도 어린 여자아이가 이 살인게임에 들어와서 생존해나가는 것 자체로 할머니(사실 할머니아님)는
폭력에 대항해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점에서 본인의 과거를 생각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중에서도 폭력적인 남편을 두고 아들을 지키며 살아왔다는 것이 자식을 가진 어머니라는 존재가 폭력에 대항하며 버티는게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일인지 그 누구보다 알기에 222를 도와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찌저찌 현주와 함께 파트너가 되고나서 할머니는 드디어 본인의 인생을 살게됩니다.
남편이 죽기 전은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폭력을 참고 버티며 살아온 비참한 삶
남편이 죽고 나서는 모자라게 커버린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온 삶
그러다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처음으로 본인이 주인공이되는 (넘버링으로) 불리게됩니다.
그러면서 아들의 뒤치닥거리를 해갔지만 현주와 222와 함께 팀플을 하는건 본인의 인생에 있어서 처음이거나 굉장히 오랜만의 주도적이고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이었을겁니다. 그렇기에 우당탕탕 팀플은 할머니에게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가 되었을 것이고 이후 출산을 해내고 222에게 222주니어를 안겨줄때
가장 중요한 모성을 다시금 느꼈고 222는 벌써부터 거대한 폭력에 맞서 자식을 지켜내는데 성공(은 아니지만 출산은 해냄) 그렇기에 222주니어(이하 대박이)는
할머니에게도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담
저는 현주캐릭터를 정말 좋아하는데 현주 캐릭터가 출산과정에서 이 캐릭터는 사실 완성이 되어서 분명히 바로 죽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녀는 (현주)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의 정체성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 특전사까지 해내며 일반 남성들도 힘든 길을 걸은 뒤 정말로 본인의 진짜 삶을 찾고자
여성이 된 캐릭터인데 현주는 할머니와 222와 만나면서 처음으로 본인을 ‘그녀’로 대해준 존재들이기에 현주에게도 이들은 각별해집니다.
성소수자들에게는 목숨보다 중요한게 본인이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클테니 그녀는 본인의 목숨을 걸고 할머니와 222를 지켜주는데 망설임이 없었어요
왜냐면 내가 살아있더라도 할머니와 222가 죽어버리면 본인을 여성으로서(진짜 나로서 : 참나) 인정해줄 존재가 없어지고 그렇게되면 사실 자신은 살아있어도 산게 아니기 때문
여튼 그런과정 이후에 현주는 절대로 결단코 본인은 겪을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는 경험인 출산을 목격합니다.
본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싸움을 해나가면서 결국에 드디어 닿을 수 없지만 그토록 원했던 여성으로서의 가장 위대한 결실인 출산의 과정을 보면서
현주가 대박이를 안고 바라보는 표정 장면도 나옵니다. 그때 현주는 본인의 이상향을 이뤄버렸기에 더 이상 살 수 없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대충 여담 마무리하고
그렇기에 할머니는 문제의 그 상황이 되었을 때
그 누구보다도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아들을 지켜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들은 본인의 생명을 위해서는 아기를 막 출산한 어린 엄마도 죽일 수 있는 괴물로 키워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본인이 지켜오고 이뤄온 모성의 결과는 실패했음을 알게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들이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이지만
할머니는 모성이라는 거대한 개념 앞에서 ‘본인의 모성’조차 저버릴 수 있는 모성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인물이었기에
할머니는 본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지녀온 은장도로 본인의 목숨보다도 소중했던 아들을 죽이고
본인을 투영하던 222와 갓난쟁이는 자신들과는 다르기를 기도하고 지켜주기위해 본인의 모성을 버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러면서 성기훈에게 맡기는 것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성기훈도 양동근과 유사한 삶을 살다 결국 본인의 어머니를 죽게만든 죄책감으로 가득한 인물입니다.
동시에 자신도 부성을 강제로 잃게 되어 애착의 대상이 없는 사람이라는걸 할머니는 알고 그라면 성기훈이 가진 모성에 대한 죄책감과 본인이 상실한 부성을
대박이를 지키는데 충실할거라고 믿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조금 길어졌는데 대략 할머니가 아들을 죽인 것이 이해가 안갔다는 말씀을 듣고 제 개인적인 견해를 써봅니다… (찡긋
+ 성기훈은 시즌1 때부터 스스로 단 한번도 성공, 성취한 적 없이 매번 타인들이 스스로 희생하거나 죽으면서 1등이 되었다는 죄책감인 인물이라 시즌 2,3이든
그냥 죽을 자리를 찾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대신해 죽든 뭘하든 오징어게임 이 주최를 박살내겠다는게 성기훈의 목표가 아니라
성기훈은 나를 대신해 죽거나 내가 죽였다고 생각하는 (어머니 포함) 모든 이들이 원할 것 같은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냥 본인은 죽을 자리를 찾아 헤매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저는 오징어게임3가 혹평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그럭저럭 재밌게봤습니다.
+도시어부와 그림쟁이 제외
여튼 긴 감상을 써봤습니다. 방장님이 보실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보게 되신다면 할머니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에 대한 정답은 아니지만 이런 견해도 있다~ 정도로 설득이 되실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