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휴먼차짬체로 쓰겠습니다.
얼마전에 아내가 산책하다가 억울한 일을 당했잖슴. 아내가 너무 억울해서 이걸 그림일기로 기록해봤음 (전지적 와이프 시점). 참고로 우리는 현재 미국에 거주중임.
여느 때처럼 산책을 하고 있었잖슴. 그냥 평화로운 아침이었잖슴?
근데 등짝에 쾅! 느낌이 확 왔잖슴.
뭐지 싶어서 돌아봤더니… 새였잖슴?? 아니 무슨 새가 개빡돌아 있었음;
진심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눈에 살기가 있었잖슴…
맹세컨대 진짜 아무 짓 안 했잖슴;; 그냥 지나가기만 했잖슴…
근데 아무래도 그 새 둥지 근처였던 것 같았음.
새 입장에서는 내가 침입자였던 거임. 억울하잖슴!!!
그래서 “적당히 거리 벌리면 되겠지~” 하고 뛰었잖슴.
근데 새가 계속 따라옴.
처음엔 그냥 몸통 툭툭이더니 공격 횟수 누적되자 머리 노리기 시작하는거 아니겠음?
진짜 머리 지키려고 팔 휘두르고, 잽 날리고, 그날 아침 산책길이 복싱 매치였음.
(참고로 와이프는 복싱대회 우승 경력 있음)
그 모습 누가 봤으면 얼마나 웃겼겠음 ㅋㅋㅋㅋ 공중에다 혼자 주먹질 하는 동양인 여자 1명ㅋㅋㅋㅋ
현타가 쎄게 옴.
존엄성? 바사삭임.
이쯤 되면 산책은 무리라고 판단, 차 타고 헬스장으로 튐.
조금 억울하긴 한데 또 생각해보면 그 새도 가족 지키려고 그렇게 한거잖슴
등짝을 명중한 몸통박치기의 강도?
사실 내 입장에선 그냥 누가 길가에서 “어? 누구 아니세요?” 하면서 툭 건드린 느낌이었음ㅋㅋ
그렇게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새한테 맞은 그 감각 떠오르면서 눈물 한 방울 훔쳤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