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요 밥 먹을라고 했걸랑요? 근데 밥이 없는 거에요?
냉동실에 밥 소분해서 얼려두는데 다 먹고 없네?
그래서 쌀통을 열었는데 뭐가 까만 점이 움직이는 거에요?
뭐지 하고 봤는데 젤나가 맙소사~ 쌀벌레가 있네 망할거~ 오늘 첨봤음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가지고 쌀벌레 어케 없애냐고 하니까
햇빛에 이렇게 저렇게 펼쳐 널어두면 쌀벌레들이 뱀파이어들처럼 햇빛을 피해서
여기저기로 흩어져 도망갈거라는 거에요?
그래서 집에서 보자기 찾아다가 들고 밖으로 나왔는디
옥상은 안 열어놔가지고 놀이터로 나왔걸랑요?
그래가지구 놀이터에 옆에 펼쳐놓고 어찌되나 보고 있었음
근데 비둘기쉑 한 마리가 호도독 내려오더니 기웃거리는거에요?
그래서 좀 쫄았는데 뺏기기는 싫어서 일단 한꼬집을 들고 상납을 했죠? 잘 먹데요?
근데 이새기가 지 친구들을 불러오는 거에요?
첨에 온 색기는 회색이었는데 갑자기 얼룩덜룩한넘이랑 흰둥이랑 다 불러온 거에요?
그래서요 제가 ‘와씨 이거 먹고 내 쌀로 오지 말아라’ 하면서 쌀을 저 멀리 던지고 던지고 하는데
얘들이 근처 비둘기한테 텔레파시를 떄렷나봐요 자꾸 늘어나는 거에요
나중엔 참새도 같이 와서 어우러져서 죄다 와가지고
막 놀이터에 대가리를 박고 먹는 거에요 개열받게~
쌀 주인이 앞에서 보는데 뭐하는 짓이람? 웃겨 정말
이러다가 벌레한테 뺏길 거 새들한테 삥으로 다 뜯기겠다 싶어가지고
한줌 쥐고 고수레 얼른 하고 도망쳤잔슴.. 와~ 나 진짜 어이없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혹시나 님들이 안 믿을 거 같아서요
첨에 엄마한테 인증샷으로 보냈던 영상들 몇 개 짜집기해서 보여드림 진짜임 믿어주셈
점점 늘어나는 비둘기 보라면서 이거 맞냐면서 쌀벌레 쫓다가 비둘기 무료급식소 열었다고 했더니
엄마가 쌀 새로 보내준대요 굿~
진짜 비둘기는 평소에는 별 생각 없다가 이렇게 보면 리를빗 개색기들이에요
실제로 보면요 눈빛이 장난이 아님 짱무서움 진짜임 궤도 눈빛 상위호환임
아무튼 비둘기와 쌀벌레 조심하세요
안녕~~

P.S.
저 쌀은요
아파트 관리하시는 여사님이 오셔서 잠깐 말동무 해주셨었는데
물 부으면 벌레는 위에 뜨니까 여러번 씻어서 먹으면 되긴 한데
양이 많으니 혼자 사는 사람은 어려울 거라고 그러시는 거에요!
그럼 어떻게 하나요??? 여쭸더니 방앗간 맡겨서 떡 해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어요.
전 이 근처에 방앗간이 어딨는지도 잘 몰르겟어가지고 '음...'하고 고민했더니
버릴 거면 다른 여사님들이랑 떡 해먹으면 되겠다고 자기 주라고 그러셔서 흔쾌히 드렸어요.
좋은 쌀이래요.. 색도 희고 찰기도 많아 보인다고.. 엄마가 이거 백진주 쌀이랬는데...
여사님들 떡 해 드시고 화이팅 하셔서 아파트 관리 잘 부탁드려요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