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남'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과 '터널' '나빌레라' 이은미 작가의 추리드라마 '나인퍼즐'
첫 예고를 보고 든 생각은 '아... 김다미도 손석구도 또 이런 캐릭터네, 좀 식상할것 같다.' 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두 배우가 열연한 캐릭터들의 매력 및 케미가 정말 좋았습니다. 캐스팅이 신의 한수였어요.
그 외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두 열연을 펼쳐주고, 네임 밸류에 비해 분량은 많지 않으나 존재감은 확실했던 초호화 조연 라인업은 등장 할때마다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했고요.
단역 분들도 어찌나 연기들을 잘하시던지 사건들에 리얼함을 더해줬습니다.
내용 및 전개 자체도 워낙 흥미진진해서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쉽게 멈출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였고, 시청자들도 함께 사건의 진상 및 범인의 정체를 밝혀나갈 수 있게 해줘서 너무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간혹 추리드라마는 긴 러닝타임동안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지시키기 위해 힌트를 찔끔찔끔씩 보여주면서 분량 늘리기를 한다거나, 마지막화까지 범인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억지로 꼬거나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거 없습니다.
정직하게 보여줄거 다 보여주면서 억지 반전 없이 '맞추면 맞추는거지 뭐~ 그래도 우리 드라마 재미있잖아?' 라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유일하게 지적되는 단점인 '무언가가 빠진듯한 결말부' 로 인한 비현실성은 드라마적 허용이라고 생각하면 큰 단점이라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큰 그림보다는 디테일 위주로 시청하시는 분들께는 아쉬움일 수 있겠네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어떻게 그걸 그렇게 했는지 설명은 해줘야지' = 트릭에 집중하신분들 vs '그 부분은 그 사람이 알아서 잘 했겠지' = 이야기에 집중하신분들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아홉개의 퍼즐과 관련된 연쇄살인을 다루는 큰 기둥이 있고 뻗어나온 가지들에서 시작해서 결국 그 뿌리까지 찾아가는 이야기적 재미가 굉장했고, 그외 기둥에 붙어있진 않으나 작품의 메시지 및 메인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곁다리 에피소드들도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총 11개의 에피소드가 밀도있게 빼곡히 차 있습니다.
요즘 게임들 보면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메인 퀘스트가 있고 그 외에 잔잔바리로 즐길 수 있는 서브 퀘스트들이 있잖아요. 딱 그런 느낌.
소설 원작이 있나 싶을 정도로 소설의 느낌이 많이 드는데 그만큼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이 굉장히 훌륭하였고 분위기에 어울리는 적절한 음악 및 사건들을 재구성할때 마다 쓰인 신선한 연출 기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액션은 없지만 셋팅이 잘되어서 공간감이 느껴지는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도 발군이었고요.
뛰어난 작가의 필력과 이를 뒷받쳐준 훌륭한 연출력이 합쳐져서 근래 본 추리물 중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 탄생하게 된것 같습니다.
시즌2 나와야겠죠?
평점: 9/10
*재미 기준 평점
10 : 무조건 봐야하는 최고의 재미
9 : 시간을 내서 봐야하는 꿀재미
8 : 시간이 있다면 볼만한 재미
7 : 안봐도 되는 아쉬운 재미
6 : 보지 말아야 하는 no재미
5 : 기분 상하게 하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