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달, 총 16편을 봤습니다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2024, 파얄 카파디아)
인도의 대도시, 뭄바이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일단 낭만적인 제목처럼 낭만적인 뭄바이의 전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뭄바이란 도시를 배경으로 잡은 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의 전율은 여러 명작들과 비견될 정도의 울림이 있을 정도로 만족하면서 본 영화입니다
★★★★

행복 (1965, 아녜스 바르다)
행복을 다룬 영화입니다
프랑스의 포근하고 따스한 자연 풍경이 강점인 영화로, 제목 그대로 행복한 화면을 연속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독한 느낌이 너무 강해서 꽤나 충격적이었던 영화였습니다
행복이란 단어의 끔찍한 변주
★★★★

매그놀리아 (1999, 폴 토마스 앤더슨)
9명의 등장인물들이 우연하게 엮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다중 플롯의 형식을 택해서인지, 지금까지 본 PTA 영화들 중에 가장 어려웠습니다
거기다가 3시간짜리 영화다 보니 자칫하다간 루즈해질 수도 있었으나, 탁월한 각본과 톰 크루즈, 줄리앤 무어 같은 배우들의 신들린 열연으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이러한 강점들과 더불어 우연의 힘으로 표현한 주제까지..
PTA는 파면 팔수록 대단한 거 같습니다
★★★★★

낭트의 자코 (1991, 아녜스 바르다)
누벨바그 감독이자 뮤지컬 영화로 유명한 자크 드미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파벨만스의 프랑스 버전 같은 영화인데, 차이점이라면 이 영화는 자크 드미의 어린 시절 뿐만 아니라 자크 드미의 영화의 장면들을 번갈아 보여주며 전기 영화의 형식을 벗어난 점이죠
이 영화를 보면서 자크 드미의 영화도 궁금해지는 한편으론, 자크 드미와 아녜스 바르다 부부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 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편 자크 드미에 대한 사랑, 감독 자크 드미에 대한 헌사
★★★★☆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7, 션 베이커)
플로리다 주 올랜도 외곽의 모텔에 사는 무니의 시점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가진 최대 강점은 역시 화면이죠
35mm 촬영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플로리다의 온대 기후의 습하고 진한 색의 영상미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미화 하나 없는 현실에서의 아역들의 연기입니다
션 베이커의 아노라가 기대됩니다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7, 루카 구아다니노)
80년대 이탈리아, 17살 소년과 24세 대학원생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탈리아 여름날을 그대로 담아낸 영상미, 수프얀 스티븐스의 포근한 인디 포크
이 영화로 스타가 된 티모시 샬라메와 이 영화 이후 퇴출된 아미 해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까지..
근데 개인적으로 배드신, 진짜 참기 힘들었습니다
★★★★
![[리뷰] '파과' 60대 킬러 이혜영, 죽여줍니다](https://t1.daumcdn.net/news/202504/27/starnews/20250427070005939yctm.jpg)
파과 (2025, 민규동)
노년의 킬러 조각과 갑자기 나타난 투우의 대결을 다룬 영화
일단 엄청 큰 후반을 가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인데, 흠 그걸 보여주는 과정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장점은 있습니다, 바로 액션이죠
하지만 이 장점도 결국 사라진다는 게 이 영화의 또 다른 단점이죠
그럼에도 전 이 영화 좋았습니다, 8천원에 봐서요..
★★☆

해피엔드 (2024, 소라 네오)
근미래의 일본, 두 고등학생의 우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전자악기로 채워진 OST, 고등학생 시절의 우정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연기
영화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결말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소라 네오의 차기작이 기대됩니다
★★★★

위대한 쇼맨 (2017, 마이클 그래이시)
실존 인물인 PT 바넘의 서커스를 모티브로 한 환상의 서커스를 다룬 영화
일단 이 영화의 주제에 앞서서, 뮤지컬 영화로썬 정말 좋았습니다, 노래 굿
꿈 같은 화려한 연출과 딱 맞춰진 배우들의 칼군무까지
하지만 이 모든 장점들을 흐트러놓는 주제, 아무래도 실존 인물이 평가가 매우 갈리는 인물이기에 아무리 창작물이라도 이 점을 빼놓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또 아런 논쟁적 주제를 담아내기엔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여러모로 논쟁 거리와 아쉬운 부분이 있는 영화였지만, 적어도 뮤지컬 영화로써는 좋았으니….
★★★

쉘부르의 우산 (1964, 자크 드미)
프랑스의 작은 항구 도시 쉘부르의 우산 가게 주인의 딸인 주느비에브와 수리공 기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진 레치타티보 스타일에, 색을 이용한 감성적인 영상미, 그리고 카트린 드뇌브
여담으로 라라랜드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이라는데, 확실히 라라랜드와 구조가 비슷하더라고요
자크 드미의 로슈포르의 숙녀들도 보고 싶네요
★★★★

몽상가의 나흘밤 (1971, 로베르 브레송)
몽상가 자크의 나흘밤을 다룬 영화
파리의 센 강의 운치있는 야경, 가장 근본적 사랑의 절제적 감정
사실 저도 이 영화 잘 모르겠습니다, 로베르 브레송 영화는 이게 처음인데
너무 어려운 거 같아요…
★★★☆

스파이의 아내 (2020 구로사와 기요시)
1940년대 일본 제국의 무역상 유사쿠의 아내 사토코를 다룬 영화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지루할 순간 없는 연출과 곱씹어서 생각할 수 있는 각본
저는 아직까지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는데, 꽤나 깊은 영화인 거 같더라고요
어쨋든 상당히 신선했던 영화였습니다, 제목 정말로 잘 지은 영화
★★★★
![[기획] 6개의 정체성, 홍상수의 인물을 둘러싼 조건들](https://image.cine21.com/resize/cine21/movie/2024/0422/15_08_32__6625fee0cc3aa[S1000,1000].jpg)
강원도의 힘 (1998, 홍상수)
저의 첫 번째 홍상수 영화입니다
일단 내용이나 의미는 잘은 모르겠다만, 왜 평론가들이 홍상수를 선호하는 지 알겠더라고요
다른 한국 영화들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 큰 사건 하나 없지만 큰 울림을 이끌어 내는 대사
홍상수 영화.. 더 봐야 할 거 같습니다
★★★★

페니키안 스킴 (2025, 웨스 앤더슨)
대부호 자자 코다가 딸과 함께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영화입니다
원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보고 보려고 했는데, 못 봐가지고 이게 제 첫 번째 웨스 앤더슨 영화입니다
웨스 앤더슨 영화의 특징들이 뛰어난 영상미란 걸 알고는 있었고, 이 영화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 라인업은 워낙 뛰어나서 연기에 대해선 말할 필요도 없고, 스타일리쉬한 전개가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게 좀 아쉬웠달까요, 의식의 흐름 같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영화에 기독교적 은유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아쉬웠습니다
★★★☆

국외자들 (1964, 장뤽 고다르)
삼인방이 돈 터는 영화입니다
곧 미치광이 삐에로가 개봉 예정이라 예습으로 본 영화입니다
왜 장뤽 고다르가 거장인 지 분명히 알 수 있었던 영화로, 제목의 뜻처럼 영화의 기본적 형식과의 관계를 전면 부정하는 국외자 같은 영화였습니다
TS 앨리엇의 시 구절처럼 새로운 것들은 결국 세월과 함께 고전이 되지만, 이 영화는 절대 쇠퇴하지 않는 영원한 신작이 될 거 같습니다
안나 카리나가 예쁘고, 영화가 맛있어요
★★★★

씨너스: 죄인들 (2025, 라이언 쿠글러)
뱀파이어랑 싸우는 영화입니다
공포 영화보단 음악 영화에 가깝다고 해서 돌비로 봤고 만족했습니다
하이라이트의 그 부분은 25년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열기활성했습니다
마이클 B 조던이 1인 2역으로 분했는데, 간지 미쳤습니다
뱀파이어의 클리셰를 따르되, 변주를 주어 내용적으로 풍부한 영화였습니다
라이언 쿠글러가 이 정도의 작품을 뽑아낼 줄이야…
★★★★
이것으로 제 5월은 마무리되었습니다
6월엔 홍상수 영화를 집중적으로 노려야 할 거 같습니다
홍상수 외에 다른 한국 명작들이나 외국 명작들 추천해 주세요
